공지사항/보도자료
[여의도 통신]대학원생 박혜라씨 눈으로 본 국감,
법률연맹
2009-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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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ytongsin.com/tag/박혜라
대학원 석사 논문 작성을 앞두고 있다는 박혜라(26, 여)씨는 올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매년 TV로만 보아오던 국정감사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것. 그것도 그냥 지켜본 게 아니다. 감사위원(국회의원)과 증인(피감기관)을 ‘감시’하는 중책을 맡아 ‘평가’까지 해야 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모니터요원으로 참가한 것이다.
박씨는 정치외교라는 전공을 살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간사로 활동 중인 대학원생이다. 하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 들어온지는 이제 불과 2달. ‘햇병아리’ 시민활동가가 국정감사라는 ‘태풍’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는 모니터에 대해 “생각보다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하루 종일 국정감사장에서 질의와 답변을 일일이 체크하고 질의 태도, 답변 태도까지 체크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는 “위원들은 잠시 자리 비우며 쉬기도 하지만 저는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참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물조차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국회에서 열리는 국감의 경우 회의장 안에서는 모든 음식물 반입을 불허해 물조차 마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물론 감사위원들은 열외지만. 박씨는 “감사가 열리는 장소에 따라 반입물품 등 기준이 달라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농림위 ‘최고’, 문방위 ‘최악’
박씨의 경우 일주일에 보통 3~4개 정도의 상임위를 모니터했다. 3주간의 국정감사 일정이니 대략 10여번의 국정감사를 지켜 본 셈이다. 박씨는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최고 위원회로 선정했다.
감사위원 전부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선정 사유다. 특히 “이낙연 위원장(민주당, 전남 함평ㆍ영광ㆍ장성)의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박씨가 꼽은 최악의 상임위에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선정됐다. 올해 국감에서 가장 잦은 파행을 낳은 위원회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문방위에 대해 “보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 의원이 모니터단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정무위원회에 대해서는 약간의 섭섭함을 털어놓기도 했고, 법제사법위원회의 경우 질의 답변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정치적’ 색깔이 많이 묻어났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피감기관으로는 헌법재판소를 꼽았다. 그 이유는 “위엄 있는 기관으로 거만한 느낌을 받으리라 예상했는데 예의 있고 겸손한 자세로 국감에 임했기 때문”이란다. 그에 비해 국방부의 경우 국방장관이 감사위원에게 역정을 내고 윽박지르는 모습까지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감사위원은 질의 시간 부족으로 쫓기듯 질의하고 증인 역시 시간부족을 이유로 답변을 저지당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는 “질의 시간에 쫓기다 보니 세세한 내용을 다루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은 나쁜 점만 부각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국정감사와 모니터 요원으로 국정감사를 지켜 본 차이점을 물었더니 조심스레 ‘언론’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뉴스ㆍ언론을 통해서만 국정감사를 지켜봤는데 언론은 감사위원들의 나쁜 점만 부각시켜 자신 역시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씨가 직접 국정감사를 지켜보니 의원들이 비교적 열심히 뛰고 있더라는 것. 박씨는 감사위원들에 대한 이해를 딱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위원들 조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위원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한 것일까. 박씨는 “우리나라 정치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이번 국정감사 모니터를 통해 환율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된 것도 덤”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언론을 너무 맹신하지 말고 자신이 뽑은 사람인만큼 믿음을 우선으로 하여 분별력을 갖고 국회의원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소리 없이 참여가 가능한 공간들이 많다”며 적극적인 참여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고충들에 대해 길거리에서 떠들며 희석시키기 보다는 이러한 공간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제 그는 학교로 다시 돌아가면 교수에게 ‘실제 국정감사를 지켜봤다’며 자랑하겠다고 한다. 책에서 배울 수 없었던 부분을 현장에서 배웠고 그러한 경험이 그로서는 자랑스러운 것. 3주라는 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다”는 그는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고 도움 받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여의도통신 장정욱 기자 jjang@ytongsin.com
대학원 석사 논문 작성을 앞두고 있다는 박혜라(26, 여)씨는 올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매년 TV로만 보아오던 국정감사를 현장에서 직접 지켜본 것. 그것도 그냥 지켜본 게 아니다. 감사위원(국회의원)과 증인(피감기관)을 ‘감시’하는 중책을 맡아 ‘평가’까지 해야 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의 모니터요원으로 참가한 것이다.
박씨는 정치외교라는 전공을 살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간사로 활동 중인 대학원생이다. 하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 들어온지는 이제 불과 2달. ‘햇병아리’ 시민활동가가 국정감사라는 ‘태풍’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는 모니터에 대해 “생각보다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하루 종일 국정감사장에서 질의와 답변을 일일이 체크하고 질의 태도, 답변 태도까지 체크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는 “위원들은 잠시 자리 비우며 쉬기도 하지만 저는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참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물조차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국회에서 열리는 국감의 경우 회의장 안에서는 모든 음식물 반입을 불허해 물조차 마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물론 감사위원들은 열외지만. 박씨는 “감사가 열리는 장소에 따라 반입물품 등 기준이 달라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농림위 ‘최고’, 문방위 ‘최악’
박씨의 경우 일주일에 보통 3~4개 정도의 상임위를 모니터했다. 3주간의 국정감사 일정이니 대략 10여번의 국정감사를 지켜 본 셈이다. 박씨는 농림수산식품위원회를 최고 위원회로 선정했다.
감사위원 전부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선정 사유다. 특히 “이낙연 위원장(민주당, 전남 함평ㆍ영광ㆍ장성)의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박씨가 꼽은 최악의 상임위에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선정됐다. 올해 국감에서 가장 잦은 파행을 낳은 위원회이기 때문이다. 박씨는 문방위에 대해 “보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 의원이 모니터단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정무위원회에 대해서는 약간의 섭섭함을 털어놓기도 했고, 법제사법위원회의 경우 질의 답변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정치적’ 색깔이 많이 묻어났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피감기관으로는 헌법재판소를 꼽았다. 그 이유는 “위엄 있는 기관으로 거만한 느낌을 받으리라 예상했는데 예의 있고 겸손한 자세로 국감에 임했기 때문”이란다. 그에 비해 국방부의 경우 국방장관이 감사위원에게 역정을 내고 윽박지르는 모습까지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감사위원은 질의 시간 부족으로 쫓기듯 질의하고 증인 역시 시간부족을 이유로 답변을 저지당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는 “질의 시간에 쫓기다 보니 세세한 내용을 다루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은 나쁜 점만 부각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국정감사와 모니터 요원으로 국정감사를 지켜 본 차이점을 물었더니 조심스레 ‘언론’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뉴스ㆍ언론을 통해서만 국정감사를 지켜봤는데 언론은 감사위원들의 나쁜 점만 부각시켜 자신 역시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씨가 직접 국정감사를 지켜보니 의원들이 비교적 열심히 뛰고 있더라는 것. 박씨는 감사위원들에 대한 이해를 딱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위원들 조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위원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동한 것일까. 박씨는 “우리나라 정치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이번 국정감사 모니터를 통해 환율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된 것도 덤”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언론을 너무 맹신하지 말고 자신이 뽑은 사람인만큼 믿음을 우선으로 하여 분별력을 갖고 국회의원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소리 없이 참여가 가능한 공간들이 많다”며 적극적인 참여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고충들에 대해 길거리에서 떠들며 희석시키기 보다는 이러한 공간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제 그는 학교로 다시 돌아가면 교수에게 ‘실제 국정감사를 지켜봤다’며 자랑하겠다고 한다. 책에서 배울 수 없었던 부분을 현장에서 배웠고 그러한 경험이 그로서는 자랑스러운 것. 3주라는 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다”는 그는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고 도움 받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여의도통신 장정욱 기자 jjang@ytongs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