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경찰의'직무유기'
[기자수첩]홍성원〈정치사회부〉
"불법시위 되풀이되는 게 엄정 대처하는 사람을 경질해서죠. 동의합니까?"(한나라당 정두언
의원)"그게…."(한진호 서울경찰청장)"(경찰 간부들을 가리키며) 뒤에 있는 사람들은 다 '맞습
니다'라고 얘기할 겁니다."(정 의원)30일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최근 이슈인 도심
대규모 주말집회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대응이 집중포화를 맞았다. 초점은 경찰 수뇌부에 맞춰
졌다. 개연성은 충분했다. 지난해 시위 농민 사망의 책임을 지고 허준영 경찰청장이 중도하차
한 탓에 집회에 관한 한 복지부동하는 게 아니냐는 질타다. 주말마다 광화문 일대는 시위대에
점거되고 교통은 대혼란에 빠졌으니 무리도 아니다. 더구나 경찰청이 지난달 27일 도심 집회ㆍ
불법행진 불가 방침을 밝혔는데도 시위대는 활개쳤다.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은 "불법시위는 엄정 대처한다"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했다. 최근 집회
는 경찰청의 방침이 나오기 전에 신고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경찰은 툭
하면 과잉 진압이란 비난을 받아왔다. 게다가 현행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지 않으
면 운신의 폭이 좁아 딱부러지는 방침을 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 의원은 답답했던지 "경찰 혼자 끙끙 앓을 이유가 없다"며 집회 신고 때와 달리 법을 상습적
으로 어기는 단체를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하던 한 청장은 "예, 그렇게 하겠습니
다"라고 말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상습 시위 단체에 대한 규제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국회의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민들은 강한 경찰을 원한다. 최근 집회가 의사표현의 수단을
넘어 다수에게 해(害)를 끼치고 있어서다. 주말은 또 다가온다. 이번에도 도심이 시위대로 아
수라장이 된다면 경찰은 직무유기 혐의를 벗을 수 없을 것이다.
헤럴드경제
홍성원 기자(hong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