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이성태 총장 "한은 내부서 결정" 발언에 "차기정부로 넘겨야" 주장 팽팽히 맞서
고액권 인물 초상 선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한국은행 국정감사장으로 이어졌다.
지난 19일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재경위 소속 의원들은 고액권의 신속한 발행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과의 연계 문제, 고액권 인물 선정을 위한 자문
위원회 명단 공개 및 회의 진행 등 선정 절차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이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국정감사 답변 과정에서 "고액권 지폐 인물 선정은 한국은행 내
부적으로는 끝났으며 정부와의 협의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인물 선정 과
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는 여론의 거듭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고액권 인물 후보를
이달 중 단독 선정해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한나라당이 수년간 주장해온 고액권 발행이 뒤늦게라
도 받아들여진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내년에 정권이 바뀌게 되면 리디노미네이션 문제가 다
시 제기될 수 있을텐데 이 문제도 함께 연계해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화폐 도안 자문위원회의 비공개 문제도 깊게 추궁했다. 자문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인
물 후보군의 공적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은 "자문위원회에 참석한 명단은 물론 회의가 몇 번이나 열렸는지도 공
개가 안 되고 있다"며 "질질 끌다가 시간만 때우고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면 또 질질 끄는데 한
국은행이 어떻게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문위원회는 지난 6월 결성된 후 총 여섯 차례 회의를 통해 애초 20명의
인물 후보를 10명으로 줄인 뒤 이를 다시 김구, 신사임당 등 4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합민주신당 이미경 의원은 "10만원권과 5만원권의 초상 인물이 김구, 신사임당으로 압축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일부는 현실과 안 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이상경 의원은 "올 초 한은은 화폐 도안시 비공개 원칙을 완화해 투명성
을 높이겠다고 약속해 놓고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따졌다.
이 때문에 고액권 도안에서 아예 인물을 빼는 방안도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새롭
게 부각되고 있다.
어차피 차기 정부에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고액권을 포함해 화폐 체계를 전
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물 초상 문제를 놓고 여론 분열을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다.
과거에는 인물을 화폐 도안에 꼭 포함시켜야 위조가 힘들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었지만 최첨
단 컬러 복사기가 발전을 거듭하는 마당에 구태여 인물 초상을 고액권 화폐에 꼭 포함시킬 필
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네티즌들도 한은 자유게시판에 "백두산, 호랑이, 독도 등 한국을 상징하는 다른 상징물들을 화
폐 도안에 포함시키는 게 더 낫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