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호신 안되는 ‘호신조끼’
50억원 혈세 들인 경찰조끼 상당수 불량품
50억원 정도의 혈세 쏟아부은 경찰의 호신용 조끼가 범행 검거 과정에서 흉기로 인해 발생하
는 각종 부상을 막는, 이르바 방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호신
조끼’가 아니라 ‘불신조끼’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또 호신조끼 방검 시험 과정에서 특정 항목
이 불합격 판정이 나자 아예 해당 항목을 삭제하는 주먹구구식 행태를 보여 경찰청은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정두언 의원(한나라당)이 밝힌 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납품된 방검조끼는 호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치명적인’ 제품 불량으로 애프터서비스
(AS)에 들어갔으나 소재 중 방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부직포를 늘리는 등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당시 납품업체는 호신조끼에 부직포만 9장을 더 넣는 식으로 AS에 들어갔고 결국 호신
조끼 중량 기준인 1350g보다 무게가 15% 가까이 초과됐다. 때문에 범인 검거 현장은 민첩성
을 생명으로 하는 만큼 활동성이 떨어지는 호신조끼는 일선 경찰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로
2006년 2월 경찰청이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호신조끼를 항상 착용하지 않
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착용하기 힘들고 너무 무겁다는 등 ‘불편해서’라는 응답이 76.6%로
압도적이었다.
방검 성능을 테스트하는 검사기준에도 큰 구멍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으로 방검 성능
을 테스트하고 이를 입증해주는 기관인 NIJ(미 법무성 국제사법연구소)는 표준규격을 기준으
로 송곳(SPIKE), 일반 칼(S1), 날카로운 칼(P1) 등의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야 안정성이 입증해
주고 있다. 그러나 경찰청은 2004년 P1 항목에서 불합격 판정이 나오자 다음해부터는 P1 테스
트는 아예 제외했다.
정 의원 측은 “호신조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묵인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
했다.
헤럴드경제 07.10.25
김민현 기자(kie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