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행자위-김기현의원]'홧김 방화' 번지는 불길

[한국일보 10/28 19:13:41]



6월까지 2896건… 사회불만·가정불화 이유가 1,2위
입시 스트레스 청소년 소행 증가 우려도

#1. 18일 서울 은평구 일대 주택가를 돌며 26차례나 불을 지른 정모(46)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인근 공사장에서 구한 페인트 등을 사용해 주로 새벽 시간에 빈 집이나 버스, 동네 정자
등을 닥치는 대로 불태웠다. 30분 동안 차량 6대에 불을 지르기도 한 정씨는 "사람들이 나를 무
시하는데 화가 나 불을 질렀다"라고 했다.
#2. 9월 중순 서울 구로동의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전문 병원에서 큰 불이 나 병원 직원 2명이
숨졌다. 범인 차모(55)씨는 병원에 난데없이 들이닥쳐 준비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났다. 중화상을 입고 달아나다 검거된 차씨는 방화 이유를 "산업재해 처리도 안 해주고
눈 수술을 잘못해 눈을 망쳐서"라고 말했다.



방화(放火)가 급증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이 28일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대통합민주신당 윤호
중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2,778건이던 방화 사건은 2003년 3,219건, 지난해
3,413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6월말까지 벌써 2,896건이나 발생했다. 방화의 주 대상은
차량(32%)이나 아파트 등 주택(28%)으로 10건 중 6건이 이들을 대상으로 일어났다.



피해 역시 증가했다. 지난 5년 동안 재산 피해는 평균 16% 증가했다. 올들어 방화로 78명이 목
숨을 잃었고 203명이 부상했으며 재산 피해도 101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방화 원인은 '사회에 대한 불만 표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2006년 전체 3,413건의 방화 사건 중 14%(480건)가 '사회에 대한 불만을 풀기 위해' 저질러졌
다. 이밖에 가정 불화(173건), 정신 이상(87건), 비관 자살, 싸움 등 개인적 이유들이 뒤를 이었
다.



특히 청소년 방화가 갈수록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방방재청이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4년 82건이던 청소년 방화는 2005년 146건으로 크게 늘었고
올 상반기 동안에는 111건이나 일어났다.



이는 살인(2004년 27건, 2006년 30건), 강도(2004년 1,410건, 2006년 1,183건), 강간(2004년 321
건, 2006년 471건) 등 다른 청소년 강력 범죄가 줄거나 낮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뚜렷하게 대
비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방화범 증가의 원인을 입시에 대한 부담, 청소년을 위한 문화 부족
등을 꼽았다.



범죄심리학자인 경찰대 이웅혁 교수는 "하는 일이 제대로 안될 때 느끼는 좌절감이 분노로 변
하면서 응징과 복수의 형태로 방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이유가
아닌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방화가 늘고 있다"며 "이런 사람 중에는 막연한 사회적 이
슈를 범죄 대상으로 해 직접 관계가 없는 곳에 방화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대 이수정 교수(범죄심리학)는 청소년 방화를 막기 위해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회가 공부에 흥미가 없는 많은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