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정치권·정부, 유류세 인하 논쟁 "활활"(세계일보, 11. 2)
정치권 "서민고통 가중… 즉각 내려라”한목소리
정 부 "기름값 오른다고 세금 내리는 나라 없다”
유류세 인하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정부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세금을 내리라”
고 주장하고 정부는 “내리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1일 열린 재정경
제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정부가 국민의 고유가 고통을 ‘나 몰라라’ 하고 있
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잠시 주춤했던 국제유가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달러약세로 다시
크게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 인
도분 선물가격은 하루 만에 4.15달러 폭등한 배럴당 94.5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다시 사상 최
고치를 기록했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3.19달러 뛴 90.63달러로,
하루 만에 90달러선을 다시 넘어섰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도 유가가 오른다고 해서 세금을 내리지 않는
다”고 반박했다. 유류세 인하 불가 입장에 다시 못을 박은 것. 재정경제부는 유가종합대책에
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대상에서 빼는 대신 서민과 자영업자의 기름값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가
닥을 잡아가고 있다.
◆드세지는 유류세 인하 압력=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직무유기” “서민 잡는 고유
가 정책”과 같은 거친 말을 쏟아냈다.
엄호성 한나라당 의원은 “고유가 여파로 국민과 서민부담이 가중되지만 재경부는 유류세 인
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이는 재원 확보에만 눈이 멀어 기름값 폭등에 따른 정책 대응이 실
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국제원유가 배럴당 100달러 직전까지 폭등하고 올해 세수도 목표치를
11조원이나 초과하는 상황”이라며 “탄력세 할인율을 20%에서 30%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
다. 최경환 의원 역시 “이제 와서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은 사후 약
방문”이라며 “재경부의 유류세 인하 거부는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여당인 대통합민주당 의원들도 “유류세 인하가 우리 경제에 더 큰 이익이 될 수 있다”(이상경
의원) “정부가 탄력세율의 최대치 30%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융통성 있게 세금을 조절해야 한
다”(이목희 의원) “서민들의 유가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박영선·송영길 의
원)고 지적했다.
◆‘요지부동’ 재경부=재경부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권 부총리는 “유류세 감면 확대
를 일률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류세를 낮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권
부총리는 “세금을 내려 대처하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니며 세계 어느 나라도 그런 대책은 없
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가 에너지 절감 흐름과도 배치된다는 논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오는 2013
년에는 우리나라도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고유가 정책으로 미리 에너지 소
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도 ‘대책’보다는 서민들의 ‘현실’
을 따져보라는 뜻이 더 강한 것으로 안다”며 “실제 올해 휘발유 가격은 10% 상승(ℓ당 128원)
에 그치고 있고 연간으로 따져봐도 가계의 연간 추가 비용이 평균 14만원가량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가 필요할 만큼 고유가의 고통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권 부총리는 “중산·서민층은 어려움이 있다는 부분에 동감하며 고려도 하고 있다”고 밝혀 유류
세 중 서민층의 수요가 많은 LGP, 프로판가스, 등유의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재경부가 이런 내용의 대책을 강행하면 ‘속빈 강정’ ‘생색내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듯하다.
정치권뿐 아니라 정부 내부에서조차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산업
자원부 관계자는 “재경부가 관계부처 협의 없이 기본 대책의 골격을 흘리고 있다”며 “재경부
가 유류세 인하 압박을 피하려고 저러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고 했다.
주춘렬·조현일 기자
cljoo@segye.com
2007.11.01 (목)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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