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행안위-김희철]‘쌈짓돈’ 특별교부금 내역 공개해야 마땅


[세계일보 사설 , 2008-10-03 ]



특별한 지방 재정수요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에 지원하는 특별교부금 집행 내역이 처음 공개됐
다. 행정안전부는 노무현정부 3년간(2005∼2007년) 행정자치부(현 행안부)가 집행한 매년 평
균 7600여억원의 사업별 배정 내역을 민주당 김희철 의원에게 제출했다. 그간 베일에 싸였던
특별교부금은 예상대로 정권 실세가 ‘쌈짓돈’처럼 사용한 게 사실로 드러났다.



행안부 장관이 임의로 집행하는 특별교부금은 지난해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에 가장
많이 지원됐다. 2006년엔 당시 핵심실세로 평가받던 이광재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평창이 297
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통령, 정권 실세, 당시 국회 행자위 소속 의원 등의 지역 선심성 자금
으로 원칙 없이 특정 지역에 편중 지원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특별교부금을 어디에 얼마나
줬는지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지금까지 왜 그토록 숨기려 했고, 역대
야당들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꿈쩍하지 않았는지 이해된다. 떳떳하지 못한 특혜성 지원이 밝혀
질까 봐서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특별교부금의 폐단을 알고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유야무
야됐다. 쉽게 빼다 쓸 수 있는 ‘눈먼 돈’을 없애고 싶지 않은 세력들이 많았던 것이다. 지난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특정 사찰에 몰아준 것도 이 돈이었다. 이명박정부도 다를 게 없
다. 교과부 간부들이 모교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나랏돈을 퍼준 이후 사용 내역을 아직도 공
개하지 않고 있다.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사용 내역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논란이 인 적도 없다. 국회의원과 특별교부금의 공생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특별교부금을 아예 폐지할 수는 없다. 재해지역 긴급 복구비 등 ‘국
가 비상금’으로 요긴할 때 써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집행 내역을 납
세자인 국민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사용 내역에 대해선 국회나 감사원, 시민단체들
의 감사를 받는 법적장치를 마련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