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정무위-고승덕의원] 은행들 사회공헌금액 뻥튀기 논란 관련 기사 : 한겨레
<10월26일자 한겨레, 16면 top기사>

스포츠팀 운영·김연아 후원이 공익활동?
은행 사회공헌 금액 ‘뻥튀기’
작년 활동보고서 내역 ‘마케팅비용’ 절반 넘어
VIP고객 지원금·대학등록금 수납대행도 포함




25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7대 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승덕 의원실(한나라당)에 제출한 ‘2008년 사회공헌활동 내역’을 보면, 전체 사회공헌 금액은 1614억원으로 나타난다. 이는 각 은행이 지난 5월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 밝힌 사회공헌 금액 3370억원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차이는 사회공헌활동 보고서 작성할 때 적용한 기준과 고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할 때 적용한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선 사회공헌 금액으로 1090억원을 제시했지만 고 의원실엔 농구와 골프 등 스포츠팀 운영비용을 뺀 462억원이라고 밝혔다. 차액이 600억원이나 되는 국민은행도 농구팀 운영비와 김연아 아이스쇼 후원금 등을 사회공헌활동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에스시(SC)제일은행은 퇴직자 동호회 지원금을, 하나은행은 브이아이피(VIP) 고객 미술 교육 지원비와 축구 국가대표 후원금까지 사회공헌 금액에 집어 넣었다.

고 의원실 관계자는 “처음 자료를 제출할 땐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와 같은 내용을 보내왔길래, 세부 활동 내역까지 요구하니 문제가 될만한 내용은 은행 스스로 빼서 다시 제출했다”며 “은행 스스로 봐도 마케팅 측면의 지출을 빼고 사회공헌 지출을 집계하니 실제 사회공헌 액수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실에 줄여서 제출한 사회공헌 금액 지출 내역 중에도 사회공헌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항목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예컨대 외환은행이 고 의원실에 제출한 사회공헌금액은 256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187억원(73%)이 휴면예금관리재단 출연금이었다. 이 출연금은 은행 돈이 아닌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돈을 관련 법률에 따라 재단에 낸 돈인 탓에 사회공헌 금액은 물론, 은행 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 똑같은 성격의 출연금을 사회공헌 금액에 포함하지 않은 은행들도 있다.

이밖에도 각 은행들은 대학 등록금 수납대행이나 시·도 금고 유치 등을 위해 낸 기부금이나 후원금도 모두 사회공헌 금액에 포함시켜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는 물론 고 의원실에 사회공헌활동 내역으로 제출했다. 주요 금고 입찰에서 기부금이나 후원금 규모는 입찰 당락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하는 금융계 현실을 고려하면,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사회공헌 금액이라기보다는 영업 활동 비용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고 의원은 “사회공헌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이 은행들이 낸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은행연합회가 매년 책자로 발간하는 것 자체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 연합회는 지난 2006년부터 각 은행들로부터 사회공헌 활동 내역을 제출받아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책자로 발간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지만, 정작 제출 내용에 대한 세부내용 검증은 물론, 일정한 제출 기준도 마련해 두지 않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