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교과위 안민석의원] 교장실도 ‘호화청사’ 닮아가나
[문화일보 2010년 09월 16일]

교장실도 ‘호화청사’ 닮아가나
초등교 교장실 335곳 리모델링 예산 33억 투입

장석범기자 bum@munhwa.com

서울 강서구 A학교는 2009년 교장실과 교무실 리모델링 공사를 벌였다. 내부 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인테리어 필름과 데코 타일로 환경을 깨끗하게 다듬었다. 교무실을 꾸미는 데 들어간 비용은 570여만원. 교장실도 페인트칠, 인테리어 필름, 데코 타일 공사를 했지만 비용은 교무실의 두 배인 1150여만원이 들어갔다.

서울 양천구의 B학교는 2008년 학교 자체 예산 980여만원을 들여 교장실 환경 개선 공사를 벌였다. 이 학교는 이듬해 또다시 교장실의 바닥, 도배, 여닫이문 공사 등에 970여만원을 투입했다. 2009년 행정실은 도배 등 공사에 510여만원만 사용했다.

일선 초등학교들이 교사들의 집무공간인 교무실이나 행정실보다 교장실의 시설 개선에 더 열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교장 전용 화장실까지 만든 곳도 있었다. 1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안민석(민주당) 의원이 2007~2009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과 5개 광역시 등 전국 8개 광역자치단체의 초등학교 시설 개선 내역을 분석한 결과, 교장실 시설 개선 공사 건수는 모두 335건인 반면 교무실은 201건, 행정실은 171건에 그쳤다.

집행된 예산도 교장실 시설 개선에 33억6000여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교무실은 26억6000여만원, 행정실 14억5000여만원으로 교장실에 비해 크게 밑돌았다. 교장 한 명이 사용하는 공간을 위해 교사 여러 명이 사용하는 교무실보다 더 많은 시설 개선 예산이 집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교장실 공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 134건(교무실 111건·행정실 67건), 서울 86건(교무실 58건·행정실 38건), 인천 58건(교무실 12건·행정실 27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천지역의 경우 교장실 공사에 6억3000여만원을 집행한 데 비해 교무실 시설 개선 비용은 1억1000여만원에 불과했다. 이와 별개로 이뤄진 최근 3년간 전국 초·중·고교의 교장 전용 화장실 공사 내역 조사에서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4곳에서 교장 전용 화장실을 만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성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의 예산 심의 기능이 사실상 상실됐기 때문”이라며 “학운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고, 일선 교육청의 관리·감독 강화와 내부 비리 고발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