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심재권의원실-20121008]밀가루는 되고 쌀과 시멘트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의원실
2012-10-08 11: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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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는 되고 쌀과 시멘트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대북 인도적 지원은 글자 그대로 인도적이어야 -
인도적 지원은 정치 중립적이어야 하나, 이명박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북한을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 특히, 최근 수해복구물자 지원과 관련해서 순수한 지원 의도보다는 대북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판단 하에 어렵게 찾아온 남북관계 개선 기회를 상실함
1. 현재까지 1년이 넘도록 남북 당국간 대화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 상태가 최고조였던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남북 당국간 대화는 있었습니다. 남북 양측의 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는 관계복원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통일부가 올해 6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76.2가 남북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남북간의 발전적인 방안을 합의하던지, 서로의 주장이 달라 논쟁을 하던지 간에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진행해야만, 실제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어렵게 찾아온 남북 당국간 대화의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포기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10일 북한이 우리 정부의 수해 지원 제안을 수용하면서 지원 가능 물품을 알려달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9월 11일 밀가루와 라면 등의 지원 물품을 정해 북한에 통보하였으나, 12일 북한은 수해지원 물품에 불만을 표시하고 우리 측의 수해지원을 거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수해지원을 거부한 이유는 쌀과 시멘트가 지원 물품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010년에 수해지원 물자로 쌀 5000톤과 시멘트 3000톤(1만톤 계획이었으나, 연평도 사건으로 초기 3000톤만 지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반면, 작년에는 북한의 수해지원 요청에 라면과 이유식만을 지원하기로 해서 수해지원이 불발된 바도 있습니다.
2010년과 2011년의 수해지원 물자를 보면, 올해 수해지원에서 북한이 원하는 바는 확실합니다. 식량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쌀과 부서진 건물을 고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시멘트를 수해지원물자로 희망한 것입니다.
장관, 통일부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쌀과 시멘트라는 사실을 몰랐습니까? 아니면 북한이 쌀과 시멘트를 원하는 것을 알고도, 밀가루와 라면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입니까? 어렵게 찾아온 당국간 대화 기회였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까?
2. 2010년 이후 정부는 밀가루 역시 전용의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정부의 직접 지원 품목은 물론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 품목에서도 금지시켜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북민협 등의 민간단체의 밀가루 지원은 승인한 바 있습니다. 또, 정부 스스로 북한에 2012년 수해지원 물자로 밀가루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2011년만 해도 밀가루는 전용의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쌀과 밀가루 대신 어린이 이유식을 지원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정부였습니다.
장관, 1년 만에 밀가루의 전용 가능성이 사라졌습니까? 만일 이번에 북한이 우리 수해지원 물자를 받아들였다면, 북한에 보낸 밀가루의 전용을 막을 방안은 가지고 있었습니까? 밀가루는 괜찮고, 쌀과 시멘트는 지원이 불가하다는 것은 어떤 기준에 따른 것입니까?
□ 현 정부가 주장하듯이 대북정책은 원칙과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선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만 결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인도적 지원 품목 선정에 있어서도 정치적 이해를 떠나 상대방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진정을 담은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 기회에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원칙과 지원 불가 물품 리스트 확정을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