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일부 대학, 편의시설·설비 수준 부적합 … 모집요강서 장애유형·정도 제한도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장애인특별전형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일부 대학은 장애인 편의시설과 설비 수준이 열악한 상황에서 장애인특별전형을 실시하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봉주(열린우리당) 의원이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출한 ‘200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애유형과 정도로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장애인특례입학 전형 자료를 제출한 42개 대학 중 15개 대학만이 지원자격에서 장
애 유형의 구분이 없었으며, 나머지 대학은 시각, 청각, 지체부자유 등으로 구분해 지원 자격
을 제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모집요강에 지원자격을 명시하지 않은 대학들 중 상당수가 시설·설비 등을 이유로 장애
정도를 확인한 후 선발하고 있어 사실상 대부분 대학에서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영남지역의 한 국립대학은 모집요강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시설, 설비를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미리 학업 가능여부를 상담하고, 반드시 원서접수 5일전에 선정대상 신청서를 제출
해 적격여부의 심의결과에 따라 지원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대학은 2005학년도 입시에서 수시2학기와 정시모집을 통해 21명의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었
으나 지원자가 8명에 불과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장애인 관련 시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사실을 모집요강에 밝
혀 장애학생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주고 있어 부적격판정을 받은 학생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국립대와 교대 그리고 사립대 등도 역시 ‘장애인을 위한 시설 및 설비를 충분히 갖추지 못
하고 있으므로 학업이 가능한가를 확인한 후 신중히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일부대학은 입시요강에 ‘시각, 청각, 언어장애자를 제외한 지체부자유자 중 특수시설을
요하지 않는 자’라고 명시하는 방식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시설부족은 사실이지만 특례입학 지원율이 좋지
않은 원인은 여러 가지”라며 “장애학생들의 성적이 각 대학의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하는 등 학
력이 낮은 것도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및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으로 알려진 대학들의 반응은 다르
다. 충청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장애인특례입학을 실시할 수 있는 대학
이 그리 많지 않다”며 “특례입학을 통해 진학한 학생과 학부모들도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좋
은 시설을 갖춘 대학으로 다시 진학하고 싶어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는 편의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예를 들어 장애학생의 유형에 따라 대필을
해주는 도우미가 필요하거나 점자책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을 갖춘 대학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교육부가 실시한 ‘대학 장애학생을 위한 대학 교육복지지원 실태조사 및 학습권
보장방안 연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85개 대학 중 11개 대학만이 최우수 판정을 받았고
절반에 가까운 89개 대학이 개선요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봉주 의원은 “장애학생들의 ‘학력’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자격조건으로 제한하
는 것은 분명한 인권침해”라며 “각 대학들은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장
애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시설 및 설비 확충 등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한편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전국 4년제 대학 중 61개 대학이다. 설
립 형태별로 살펴보면 국공립대학(교육대학 포함)은 13개 대학이며 사립대학은 48개 대학이
다.
이들 대학들은 2005학년도에 수시모집을 통해 702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439명이었으며 이
중 207명이 합격, 170명만이 등록했다. 또 정시모집에서는 700명 모집에 333명이 지원, 191명
이 합격했으며, 157명이 등록했다.
장세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