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오마이뉴스 김덕련 기자] "국민들 인체가 허가취소 의약품을 처리하는 곳인가. 식약청은 국
민 건강을 포기한 것인가."(정화원 한나라당 의원)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 국정감사장에서는 여야 구분 없이 식
약청의 안일한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부문에 대한 식약청의
관리체제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식약청을 질책했고 김정숙 식약청장은 "죄송하다"는 말
과 함께 연신 고개를 숙여야했다.
[엉터리 기기 유통] 사용중지만 결정, 업자 처벌 안 해
이날 여러 의원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관리 소홀 문제였다.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2003년에 승인된 스퍼스(SPUS)라는 골밀도 측정기구는 진단프로
그램에 나이만 바꿔 입력하면 골다공증 진단이 나오도록 조작된 엉터리로 판명났다"고 밝혔
다.
그러나 식약청은 올 2월 '사용중지' 결정을 내리고 문제의 기기를 회수해 프로그램을 다시 설
치한 뒤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작 엉터리 기기를 유통시킨 업자에 대
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동안 이 엉터리 기기로 오진을 받았을 지 모르는 환자
들만 피해를 입었다는 지적이다.
장 의원에 따르면 이 기기로 진단받은 사람은 14개월 동안 1만6천여명에 이른다. 이 기기로 골
다공증 진단을 받고 진료를 받은 건수는 6만5천여건, 검사·진료 비용으로 지급된 액수도 5억여
원에 달한다.
[허가취소 의약품] 실태 파악조차 안 돼... "국민 상대로 임상시험하나"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은 허가취소된 의약품에 대해 사후 관리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정 의원은 "식약청은 2004년 10월부터 2005년 4월까지 일반 및 전문의약품 20개 항목을 취소해
놓고도 회수·폐기 처분을 제대로 하지 않아 허가취소된 의약품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며 "국민
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하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허가취소된 의약품의 총량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건 식약청의 관리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증거"라며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라고 성토했다. 허가취소 의약품이
버젓이 유통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 의원의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식약청 담당자는 "인력 부족 등 문제 때문에 실태 파악을 못 한 건 사실"이
라고 인정했다.
[부작용 의약품] 미국은 98년 취소했는데 한국은 2004년 수입판매금지
강기정 열린우리당 의원은 "비염약인 테르페나딘은 치명적 부작용 때문에 미국에서 이미 지
난 1998년에 시판이 중지됐다"고 소개한 뒤 "그럼에도 식약청은 2004년 11월에야 수입판매금
지 조치를 취할 정도로 의약품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지난 6년간(1998~2004) 테르페나딘은 국내에서 1566만건이 처방됐을 뿐 아
니라 2004년말 금지된 후에도 7260건이나 처방됐다.
[일회용 의료기기] 심한 경우 10번 사용 "법적 근거 마련해야"
이기우 열린우리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 실물을 들고나와 설명하며 일회용 의료기기의 불법
재사용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일회용 의료기기 중 특히 고가의 의료기기는 평균 1~3회 사용되고 있으며 심한 경
우 10번 이상 사용된 경우도 있다"고 말한 뒤 "2004년 한 해 동안 총 1만2천여 차례나 일회용
의료기기가 재사용됐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금에서 50여억원이 지불되는 등 문
제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김 청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재사용을 엄격하게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향후 의료 기기
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허위검사서 발급업체] 3개월 업무정지만... "중대사안 아니다"?
식품 관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문병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2005년 2월부터 석달 동안 적발
된 식품위생검사 대행업체에 대해 식약청이 솜방망이 처벌을 하며 '봐주기'에 앞장섰다"는 의
혹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식약청을 대행해 먹거리 안전을 검사하는 식품위생검사업체들이 허위검사서를 발
급하는 등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되는 위반 사항이 적발됐는데도 3개월 업무정지 처분만을 내
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청장은 "법 적용에 어려움이 있으며 업체들의 행정소송에 대비해 그렇게 했다"고 답했
다. 또다른 식약청 담당자는 "당시 내부적으로 6번에 걸쳐 신중하게 검토했고 심사위원회의 자
문을 받았다"며 적법 절차를 밟았다고 강조한 뒤 "(업체들의 위반 사항은) 식품 안전에 중대한
문제를 발생시킬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문 의원은 "대행 업체들이 판정을 허위로 한 건 '검사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