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2005 국감 누가누가 잘했나::)
올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꼼꼼한 준비로 ‘칼’을 갈아온 의원들의 진면목이 드러나
고 있다.
장애인 의원들의 빈틈없는 준비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고, 발로 뛰며 확인한 문제점과실책들
은 정책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부적절한 언행과 준비 소홀 등 구태를 답습하고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
고 있기도 하다.
◈장애인 의원의 활약=지난달 27일 오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정화원(한나라당) 의
원은 건강보험 체납 현황과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파워 포인트로 보험료 체납 현황 등을 도표
와 그래프로 동시에 보여줬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25쪽 분량의 화면이넘어가는 동안 그 내용을 마치 눈으로 보는 듯이 설명했
다.
말하는 내용과 화면이 다르지 않도록 수없이 연습한 결과였다.
‘휠체어 국회의원’ 장향숙(열린우리당) 의원도 장애인이기에앞서 ‘보건복지정책 전문가’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28일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에서 그는 대형병원의 진료비 문제를 날카롭게 파헤쳤고,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국감에서는 불량 골다공증 측정기가 의료기관에 공급됐다고 고발했다.
◈발로 뛰는 국감=지난달 26일 한국석유공사 국감에서 박순자(한나라당) 의원은 경기 구리시
석유비축기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질타했다.
국감 이틀 전에 방문해 눈으로 확인한 내용들이었다.
또 27일 한국전력 국감에서는 단전 가정에서 촛불을 켜고 공부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찍은 동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경숙(열린우리당) 의원도 이번 국감을 위해 연초부터 예술기관과 경륜·경정장, 보육시설 등
관련 기관을 114차례나 직접 방문했고, 문화재청 국감에서 정부의 허술한 문화재 관리 실태를
생생한 자료를 통해 고발했다.
박명광(열린우리당) 의원은 청소년보호위원회 감사에서 캠코더로몰래 촬영한 집창촌의 성매
매 실태와 인터넷을 통한 각종 사이버 성매매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화면에는 남산 주변에서벌어지는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성매매 거래 현장까지 담겼다.
◈정책국감에 승부=권오을(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행자부국감에서 인터넷으로 주민등
록등본을 위·변조하는 상황을 직접보여주며 ‘구멍 뚫린 전자정부’의 실태를 고발했다.
그는 “주민등록등본과 초본, 토지대장, 공시지가확인원 등 인터넷을 통해 직접 발급받을 수 있
는 민원서류 21종 모두를 위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자부는 이날 오후 인터넷 민원서류 발급 서비스를 중단했고, 대법원도 27일부터 등기부등본
등의 인터넷 발급을 중지했다.
박영선(비례대표·열린우리당) 의원은 삼성그룹이라는 골리앗과싸우는 다윗이라는 평가를 듣
는다.
그는 이번 국감에서도 삼성그룹 대주주의 편법 증여 의혹과 삼성차 손실보전 문제를 파고들면
서 ‘삼성’을 국감의 화두로 만들었다.
오영식(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과 양극화 대책을 깊숙이 파헤치며 ‘서민과
중소기업의 대변인’으로 떠올랐다.
◈구태도 여전=하지만 피감기관과의 술자리, 준비 부족, 부적절한 발언도 여전했다.
국감 첫날인 지난달 22일 국회 법사위 소속주성영(한나라당) 의원 등이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관계자들과술자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사건은 성 폭언의 주인공을 둘러싼 진실 공방과 정치공작론으로 확대되면서 국감을 정
쟁의 장소로 변질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27일 경찰청 국감에서 정진석(무소속) 의원은 112신고 늑장 대응을 지적하려다 망신을 당했다.
그는 고 동료 의원의 휴대전화를빌려 112를 누른 뒤 바로 끊고, 의기양양하게 “이제 전화가 와
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10초쯤 지나 실제로 전화를 걸어오자 난감해진 정 의원은 “시험해봤습니
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또 23일 해양수산부 국감에서 답변에 나선 오거돈 장관이 말을더듬자 이상배(한나라당) 의원
은 김광원 위원장에게 “장관이 답변을 느릿느릿하게 한 부분은 (질의시간에서) 빼달라”고 말하
기도 했다.
박영출기자 equali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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