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이 사람]본회의 출석·투표 모범의원 ‘100-90클럽’ /“개근 의원들 국회개혁 나섭니다”
[한겨레]2005-09-26 04판 20면 1448자
야구에 ‘30-30 클럽’이 있다. 한 시즌에 홈런 30개와 도루 30개를 기록한 ‘호타준족’의 선수들에
게 주어지는 명예다. 국회에 ‘100-90 클럽’이 생겼다. 본회의 출석률 100%에 투표율 90% 이상
을 기록한 의원들의 모임이다.
김재윤(사진)·노현송·민병두·양승조·윤원호·제종길 열린우리당 의원 6명은 지난 14일 정기국회
개회식을 마치고 비밀리에(?) 첫 모임을 열었다.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란 생각 때문에 조용히 모였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아 보인다.
참여연대가 지난 7월 17대 국회 1년 동안 본회의 출석률과 의안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59차례
열린 본회의에 모두 참석한 의원은 11명(4월 재보궐선거 당선자 5명 제외)에 불과했다. 또 전
체 의원의 본회의 평균 출석률은 90%에 이르지만, 안건 투표율을 살펴보면 70%로 낮아진다.
이처럼 출석률과 투표율이 차이나는 것은, 출석만 기록한 뒤 ‘땡땡이’를 친 의원들이 그만큼 많
았기 때문이다.
‘100-90 클럽’에서 김재윤 의원은 ‘마스코트’ 대접을 받는다. 그는 59회의 본회의에 모두 참석
해 569건의 안건에 모두 투표했다.
김 의원은 “법안 표결은 국민의 삶과 정치를 바꾸는 행위인데, 법안은 10표 남짓한 차이로 통
과되기도 하고 부결되기도 한다”며 “본회의에 참석해 투표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임무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국회가 열리는 짝수달에는 지역
구나 해외 일정을 거의 잡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지역구는 하필 제주여서, 지역구에 내려갔다
가도 본회의 전날 상경한다. 본회의 당일 비행기가 뜨지 못할까 염려해서다.
김 의원은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투표하느냐도 중요하다”며 “부자와 가난한 자, 많이
배운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의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법안인지 여부가 나의 투표 기준”이
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안이나 택시 엘피지 가스 특소세 감면 법안 등은 당론과 반대로
소신투표를 했다고 한다.
‘100-90 클럽’은 국회의 ‘명문 클럽’이 되는 게 목표다. 이 모임을 제안한 민병두 의원은 “축구
에서도 명문 클럽이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듯, ‘개근상’을 받은 의원들이 앞장서
국회 개혁에 나서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감사 개혁 방안, 국회 윤리위원회 강화 방
안 등 국회 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몸싸움이나 저조한 출석률 등 국회의 문화를 바꿔내도록 노
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90 클럽’은 신학용·안영근·유승희·유인태·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 등 출석률과 투표율이
‘100-80’ 수준인 의원 5명을 준회원으로 초청할 계획이다. 민 의원은 “17대 국회가 끝날 때 11
명 가운데 몇 명이 남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수치가 다소 낮아져 ‘95-95클럽’이 되더라도 회원
수가 많아지는 모임이 되도록 동료 의원들을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