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정필모의원실-20201007]통신사 민원, 과기부로 접수되면 현금보상?
통신사 민원, 과기부로 접수되면 현금보상?

국민신문고 접수된 통신민원, 통신사에 떠넘겨 해결
“해결불가” 민원, 과기부 통하니 “24만원 감액” 합의
민원 해결한 과기부, 민원인에 “매우 만족” 답변 부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신문고로부터 접수된 통신관련 민원을 해당 통신사에게 해결하도록 하고, 민원인에게는 과기부에 대한 평가를 우호적으로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민원에 대해서는 요금 감액 등 현금보상으로 처리해 국가기관의 민원처리 방식이 부적절하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7일 과기부 국정감사에서 과기부 통신민원 처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민원 처리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 해결 불가 민원, 과기부 통하면 금전보상 가능하다

지난해 5월 A씨는 국민신문고에 “5G 커버리지를 확인하고 가입했지만 실제 5G 서비스가 안 되고 있고, 그럼에도 5G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 통신 민원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이후 과기부 민원실로 담당부서가 지정됐다. 과기부 민원실이 운영하고 있는 ‘전자민원처리시스템(OCS)’에 등록된 민원은 과기부 민원 담당 공무원과 해당 통신사 직원이 처리 방향 등을 논의해 민원인과 상담전화 등을 통해 민원 처리 과정을 거쳤다.

최종적으로 A씨는 해당 통신사로부터 3개월간 8만원씩을 감액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24만원의 금전적 보상을 통해 민원을 해결한 것이다.

그러나 A씨가 제기한 민원의 동일 내용을 정필모 의원실이 해당 통신사에 문의한 결과 통신사의 공식 답변은 “품질 불만에 대한 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는 회신이 전부였다. 민원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금전 보상 등이 가능하다는 언급은 없었다.

결국, 통신사가 적극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이더라도 과기부 민원실을 거치면서 현금보상이라는 금전적 해결과 합의가 가능했던 것이다.

정필모 의원은 “통신사가 해결할 수 없는 불편과 고충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과기부로 접수되면 금전보상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매우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과기부 통신 민원처리는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공평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점 △정부부처의 민원이 금전적 보상을 통해 해결됐다는 점 △행정부의 공무 처리가 민간 업체와 함께 진행됐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 민원만족도 평가 잘 받기 위한 과기부 일탈

이러한 부적적한 민원처리 방식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신문고로 접수된 민원처리 실적과 민원인의 만족도 평가에 있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국민신문고 답변을 받은 민원인의 만족도 평가 결과를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 반영한다. 종합평가 요소에 ‘국민신문고 만족도 개선정도’가 포함돼 있다.

과기부 민원실은 만족도 평가를 잘 받기 위해 통신사로 하여금 현금보상을 통해서라도 민원을 해결하고 부처평가를 유리하게 받고자 했던 것이다.

실제로 과기부는 국민신문고 접수 민원인 중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만족”을 응답할 수 있는 민원인을 골라 현금보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통신사 직원들이 만족도 평가를 좋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골라주는 역할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은 과기부의 ‘전자민원처리시스템(OCS)’을 통해 이뤄졌다. 시스템에는 과기부 민원 담당 공무원과 해당 통신사 직원들이 민원인 반응, 현금보상 가능 여부 등을 공유하는 ‘메모’기능도 있다.

정필모 의원실이 과기부 전자민원처리시스템의 일부 내용을 확인한 결과 “우호민원 : 아니오”, “협의 불가 / 해피콜 금지”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정필모 의원실이 확인한 또 다른 전자민원처리시스템 메모에는 “만족도 독려시 매우불만 찍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독려 제외 부탁드립니다”라는 기록도 있었다.

이는 민원처리 업무에서 통신사 의견에 따라 사전 선별 작업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부처평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민원인에게는 충실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음을 보여준다.
※ 과기부 전자민원처리시스템(OCS) 메모 기록

이러한 민원인 선별작업과 금전적 보상을 통한 민원 해결로 실제 과기부의 민원 만족도 평가는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부가 정필모 의원실에 제출한 만족도 개선 실적을 살펴보면 최초 “매우 불만”에서 최종 “매우 만족”으로 개선된 건수가 2019년에만 총 120건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우 만족”으로 바뀐 응답건수는 5월에서 9월에 집중됐다. 이는 국민신문고 기관만족도 평가 대상이 직전 연도 10월부터 당해 9월까지라는 점에서 평가를 앞두고 집중적 관리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정필모 의원실이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확인한 63건의 만족도 개선 건수 중 현금보상이 이뤄진 것은 41건이었고, 통신사가 민원해결 명목으로 제공한 보상규모는 총 900여만원에 달했다.

정필모 의원은 “행정부의 민원처리는 정책적 개선점을 찾고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민원을 하결하고, 이를 민간 통신사와 공조한 것은 행정기관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정필모 의원은 “과기부는 전자민원시스템에 공무원과 민간인이 접속해 민원처리를 하는 현 제도에 대한 근본적 제도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