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허성무 의원, ‘강원랜드 콤프’ 지역상생 아닌
도박자금 순환 구조로 변질
- VIP 10명 9개월간 48억 원 사용, 수천만 원대 특산품 대량 결제 반복돼
허성무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경남 창원시)은 20일, 강원랜드가 운영 중인 ‘콤프(하이원포인트) 제도’가 지역상생 취지와 달리 사실상 도박자금을 카지노 안으로 다시 순환시키는 구조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도박을 많이 할수록 포인트가 쌓이고, 그 포인트가 현금처럼 거래돼 다시 카지노로 흘러들어간다”며 “결국 잃은 돈을 또 잃게 만드는 악순환을 강원랜드가 방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콤프 제도는 카지노 이용객이 게임을 할 때 베팅 금액의 일정 비율(약 15~20%)을 포인트로 적립해, 리조트 내 직영시설이나 지역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보상 시스템이다. 본래 취지는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였다.
그러나 이 제도를 통해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포인트가 적립·사용되고 있으며, 허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콤프 사용액의 70% 이상이 강원랜드 내부 직영시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가맹점 매출 비중은 30% 수준에 그쳤다. 허 의원은 “상생은 명분일 뿐, 실상은 VIP를 위한 내부 소비 장치로 굳어졌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단순한 ‘소비 편중’을 넘어, 도박자금이 다시 도박장으로 되돌아가는 순환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 의원은 “게임에 몰입한 이용객이 포인트를 브로커에게 30~40% 시세로 되팔고, 그 돈으로 다시 카지노에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라며 “강원랜드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면,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실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콤프 상위 10명의 VIP가 올해 9개월 동안 사용한 포인트는 총 48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특정 지역 특산품 매장에서 ‘으랏차차 차(茶)’를 한 번에 4천만 원어치씩, 수천 개 단위로 주기적으로 결제하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를 반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원은 “선물하기도 힘든 양을 주기적으로 사간다. 실물 인도 여부도 불확실하고, 누가 받았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보름마다 수천만 원씩 결제하는 건 정상적인 소비로 보기 어렵다. 결국 포인트 현금화의 통로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비정상 거래는 물품 결제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직접 참여해야 하는 150만 원짜리 스키 강습권이나 골프 라운드도, 같은 시간대에 한 사람이 10명분을 한꺼번에 결제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이는 포인트를 대신 써주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대납 구조, 이른바 서비스형 포인트 세탁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 의원은 “지역을 살리겠다며 만든 제도가 결국 지역을 외면하고, 사람을 다시 도박장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며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운영의 왜곡이다. 강원랜드가 ‘상생’의 이름을 빌려 VIP 소비를 관리해온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이제는 콤프 운영 전반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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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1. `21~`25 콤프 적립 및 사용 현황]
[참고2. `21~`25 직영점 및 가맹점 간 콤프 사용 추이]
[참고3. 대량결제: VIP 중 1명의 결제 내역 중‘으랏차차(茶)’부분 발췌]
[참고4. 대량결제-VIP 중 1명의 결제 내역 중 ‘발효초콩’ 부분 발췌]
[참고5. 대리결제 의혹: 100~150만원 스키강습을 같은 시간대에 여러명 구매]
[참고6. 대리결제 의혹: 골프 2개조(8명) 같은 시간대에 구매]
[참고7. 대량결제-설명절 한우 결제 내역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