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단독] 정부 산란계 줄여놓고 ‘외국산 수입’ 땜질 논란
- 고병원성AI에 닭 살처분했는데- 방역 인프라 사업 집행액은 줄여- 내년 사육면적 규제로 생산 부담
정부가 계란값 안정을 명분으로 신선란을 대규모로 수입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국내 계란값 상승의 원인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이면 사육 규제도 강화돼 농가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역 인프라 설치 지원 사업을 위한 집행액은 2023년 98억7700만원에서 2025년 88억1700만원으로 1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닭이 대규모 살처분 됐을 때, 농가가 신속하게 계란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대책도 부족하다. 알을 낳기 직전까지 자란 닭인 ‘중추’를 국가 차원에서 미리 육성하고 비축하는 ‘산란계 중추 육성 및 비축 사업’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관련 사업이 없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AI로 살처분한 산란계는 1134만 마리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계란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르자, 정부는 올해(1~8월) 신선란 2억3139만개를 수입하는데 1212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내년에는 사육면적에 대한 규제로 농가의 계란 생산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을 0.05㎡에서 0.075㎡로 전환하는 규제가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데, 동일 시설면적을 유지한 채 사육면적을 0.05㎡에서 0.075㎡로 넓히면 사육밀도가 33.3% 낮아지기 때문이다.
시행을 1년 앞둔 지금, 0.075㎡ 기준을 충족한 사육마릿수는 전체의 14.9%에 불과하다. 전체 사육두수의 70.5%(6199만 마리)는 여전히 기존 0.05㎡ 케이지에 갇혀 있다. 최근 4년간 사육면적 전환을 위한 지원을 받은 농가는 122농가로 전체 산란계 농가(1684개소)의 7.2% 수준이다.
조승환 의원은 “무너진 생산기반을 외국산 수입으로 덮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응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방역체계 전면 재점검, 국내 생산기반 안정, 규제의 합리적 연착륙, 유통구조 개선을 아우르는 근본적인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는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야당에선 ‘농민 몰아내고 결국 태양광이냐’는 피켓을 내걸었고 여당에서도 ‘농지 전수조사가 농지 강탈로 인식되고 있다’며 홍보 부족 등을 지적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지 전수조사를 비경작 농지와 수도권 투기용 농지 중심으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한 이개호 의원의 질의에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조승환 의원이 지금이라도 전수조사를 중단하고 농지법이나 특별조치법 같은 후속대책을 만든 뒤 조사해도 늦지 않냐고 한 질의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서도 “농업계 신뢰 회복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입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법에 대해서는 예산 당국과 이견이 거의 해소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국 농가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단독] 정부 산란계 줄여놓고 ‘외국산 수입’ 땜질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