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조승환 의원실-20261011] 고향 과일 찾는 외국인 늘며 밀수 4배로… 병해충 확산 비상등

고향 과일 찾는 외국인 늘며 밀수 4배로… 병해충 확산 비상등






- [위클리 리포트] SNS로 숨어든 밀수 농산물- 틱톡-위챗서 람부탄-룽안 등 유통… 정식 수입 과정 ‘냉동-열처리’ 생략- ‘과실파리’ 등 국내 전파 위험 커져… “제주서 확산 땐 9000억 이상 피해”- 해외 여행객부터 조직적 밀수까지… 전담 특사경 6명서 단속 진땀 흘려- 온라인 단속 예산 6년 동안 ‘0원’… 아날로그 증거수집 방식 한계 있어






⟪수입 금지 농산물, SNS로 은밀 거래






‘고향 과일’을 찾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늘면서 수입이 금지된 해외 과일이 SNS를 통해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다. 검역을 거치지 않은 농산물로 인한 외래 병해충 피해도 증가하고 있어 밀수 급증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도 외국에 오래 나가 있으면 한국 김치가 먹고 싶잖아요. 이 사람들한테는 고향 과일이 그런 거죠.”






8일 인천 미추홀구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과 광역수사팀 사무실에서 김승겸 수사관이 페이스북 화면 속 가득 찬 과일 사진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 수사관이 스크롤을 내릴 때마다 람부탄, 룽안(롱간) 등 다양한 생과일 사진이 나타났다. 모두 병해충 우려로 국내 수입이 금지된 과일들이다. 하지만 여행객의 가방 등에 실려 검역을 거치지 않고 국내로 반입돼 버젓이 인터넷을 통해 팔리고 있었다.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하기 어려운 해외 과일과 채소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은밀하게 유통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고향에서 먹던 신선한 과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하지만 불법 반입 농산물을 추적하는 전담 특별사법경찰관은 전국에 6명뿐. 갈수록 교묘해지는 불법 농산물 반입·유통 단속이 날로 ‘전쟁’을 방불케하는 이유다.






● 페이스북·틱톡에 숨어든 ‘고향의 맛’






8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에서 한 수사관이 말레이시아 원산의 열대과일인 ‘람부탄’을 판매하는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최근 과일 등이 국내로 불법 반입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실태를 추적 수사하고 있다.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8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에서 한 수사관이 말레이시아 원산의 열대과일인 ‘람부탄’을 판매하는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최근 과일 등이 국내로 불법 반입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실태를 추적 수사하고 있다.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과거 불법 반입 농산물을 추적하는 방법은 비교적 단순했다. 외국인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의 마트나 시장을 돌며 눈에 보이는 과일을 잡아내고 수거하면 됐다. 하지만 SNS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며 상황이 어려워졌다. 몰래 들여온 불법 과일 판매망이 페이스북, 틱톡, 위챗 등으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게시글에 가격 표시조차 없이 1 대 1 메시지로 거래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요즘 식물검역 수사관들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단서를 찾는다. 과일에 붙은 스티커부터 배송 증명용으로 띄운 택배 송장까지 곳곳에 숨은 힌트를 찾아 유통망을 파악한다. 명확한 단서가 없을 땐 사진 배경에 나온 아파트 이름이나 주변 커피숍 간판까지 대조하기도 한다.






올 1월 적발한 중국산 농산물 1150t 대규모 밀수 사건도 작은 단서에서 출발했다. 불법 농산물 판매 게시물을 감시하던 수사관들의 눈에 중국산 사과배가 대거 쌓여 있는 사진 한 장이 포착된 것이다.






김 수사관은 “퇴근 후 집에서 사과배 관련 위챗 게시글을 모니터링하던 중 독특한 창고 지붕 모양을 발견했다”며 “사진 속 도로 표지판과 지붕 모습을 로드뷰와 비교한 끝에 소재지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음 날 찾은 경기도 소재 창고에는 중국산 사과배 200박스 등 약 800kg에 달하는 불법 밀수 과일이 쌓여 있었다. 모두 반려동물 용품이라고 속여 수입한 과일이었다. 압수수색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 끝에 약 158억 원 규모 수익의 밀수를 적발할 수 있었다.






● “과일 타고 해충도 유입” 9000억 원대 피해 우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이토록 과일의 경로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건 수입이 금지된 과일에 병해충이 묻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식 수입 농산물은 품목과 원산국에 따른 검역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냉동·열처리 등 병해충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거친다. 반면 여행용 가방 등에 넣어 몰래 들여온 농산물은 이 과정이 생략돼 그만큼 병해충 전파의 위험이 크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병해충은 ‘오리엔탈 과실파리’다. 오리엔탈 과실파리는 주로 동남아시아, 중국, 대만 등 환태평양 지역 근방에 서식한다. 망고와 복숭아, 배, 감귤류 등 400종 이상의 과일과 채소에 피해를 주는데, 과일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애벌레가 과육을 파먹어 과일이 썩거나 나무에서 일찍 떨어진다. 확산력도 매우 강해 방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피해율은 최대 90%에 달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식물 검역 과정에서 검출된 오리엔탈 과실파리는 6건으로, 최근 10년간 수입 식물 검역에서 전례없는 일이었다. 올해도 관련 농산물이 검역 과정에서 파악돼 폐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오리엔탈 과실파리 등 3종의 과실파리가 확산돼 농가가 약 330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겨울철 기온이 높아 월동이 가능한 제주 지역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제주도 전역에서 과실파리가 발생할 경우 예상 피해액은 9000억 원, 연간 방제 비용은 56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밀수 급증에도 단속은 몇몇 사람에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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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등으로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물류 이동이 늘고, 국내에 거주하거나 여행을 오는 외국인 또한 급증하면서 검역 단속 수요는 급증세다.






특히 국내 거주 외국인 가운데 고국에서 먹던 맛 그대로 생과일을 맛보고 싶어하는 이른바 ‘고향의 맛’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정식 수입이 어렵거나 수입 과정에서 냉동 처리를 거쳐야만 하는 품종들의 밀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예컨대 동남아산 리치 생과일은 국내에 냉동 상태로만 수입 가능하지만, 이를 생과일로 들여와 최대 10배에 가까운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이상화 식물검역과 광역수사팀 수사관은 “현지인들은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망고는 검역 처리를 거치면서 맛이나 식감이 현지에서 먹던 것과 다르다고 말한다”며 “동남아에서는 단단한 망고를 썰어 소금에 찍어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이런 수요를 노려 현지 과일을 불법으로 들여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55건이던 적발 건수는 지난해 1440건으로 4.1배나 폭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체류 외국인은 195만6781명에서 278만3247명으로 42.2% 증가했다. 장기 체류 외국인도 156만9836명에서 215만9052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1∼8월에만 782건의 불법 농산물 밀수가 적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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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농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불법 반입이 급증함에도 단속은 여전히 과거처럼 몇몇 ‘사람의 눈’에만 의존하는 상태다. 최근 6년간 온라인 불법유통 단속을 위한 별도 예산이 한 번도 편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심 게시물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인공지능(AI) 검색 같은 건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이에 수사관들은 일일이 국가별 SNS 커뮤니티를 돌며 의심 계정을 하나하나 눌러보는 상황이다. 게시물 대부분이 베트남어와 캄보디아어 등 외국어로 작성돼 있지만 번역부터 채증까지 모두 수사관들이 손으로 하는 실정이다.






이 수사관은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아무래도 대형 밀수 사건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SNS 모니터링 등은 일과 시간 외에 짬을 내 하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간혹 조직적으로 유통하는 경우도 눈에 들어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과 불법 반입 농산물의 유통 경로가 다양해진 만큼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국경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인 차단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승환 의원은 “검역은 외래 병해충이 농업 현장에 들어오기 전 이를 차단하는 중요한 예방 행정”이라며 “국경 검역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향 과일 찾는 외국인 늘며 밀수 4배로… 병해충 확산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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