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적발금액이 6년 새 26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수급 의심사업을 실제 적발로 연결하는 탐지 정확도는 지난해에도 9.2%에 그쳤다. 올해 국고보조금 규모가 125조원을 넘어선 데다 정부가 1만건이 넘는 현장점검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부정수급 탐지와 사후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적발금액은 2019년 24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667억7000만원으로 258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적발건수도 154건에서 992건으로 544.2% 늘었다.
부정수급 적발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의심사업을 실제 적발로 연결하는 비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한국재정정보원이 적발건수를 의심사업 통보건수로 나눠 산정한 ‘탐지 정확도’는 지난해 9.2%였다. 지난해 의심사업으로 분류·통보된 1만780건 가운데 실제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사업은 992건으로, 의심사업 10건을 통보해도 실제 적발로 이어지는 것은 1건에 못 미치는 셈이다.
집행부처가 실시하는 자체점검의 적발률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해 자체점검 대상 1만265건 가운데 부정수급이 적발된 사업은 675건으로 적발률은 6.6%였다. 반면 실제 사업 현장을 확인하는 현장점검에서는 606건 가운데 317건이 적발돼 적발률이 52.3%에 달했다. 현장점검 적발률이 자체점검의 약 8배에 달한 것이다.
적발금액에서도 차이가 컸다. 현장점검을 통해 적발된 금액은 497억1000만원으로 전체 적발금액 667억7000만원의 74.4%를 차지했다. 윤 의원은 탐지시스템과 집행부처 자체점검만으로 부정수급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현장점검과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대책을 통해 현장점검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추진하는 현장점검 규모는 1만3240건이다. 다만 기획예산처가 지난 6월 입법예고한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국고보조금관리단과 2개 과 신설에 따른 인력 증원 규모는 23명이다. 점검 대상이 대폭 늘어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력 보강이 충분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관리해야 할 국고보조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기획예산처의 ‘2026년 국고보조사업 연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고보조금 총액은 125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조4000억원 증가했다.
기획예산처가 올해 평가 범위를 기존보다 확대해 1014개 세부사업을 평가한 결과 ‘정상추진’ 판정을 받은 사업은 34개로 전체의 3.35%였다. 나머지는 사업개선·감액·통합·폐지 판정을 받았다. 예산 기준으로도 평가 대상 42조7661억원 가운데 정상추진 판정을 받은 규모는 2조9302억원으로 6.85%였다. 국고보조금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상당수 사업에 개선 필요성이 확인된 만큼 보조사업 전반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 의원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적발건수는 6년 새 544%, 적발금액은 2582% 증가했는데 부정수급 탐지 정확도는 9.2%, 집행부처 자체점검 적발률은 6.6%에 불과하다”며 “반면 직접 현장에 나가 확인하면 절반이 넘는 52.3%가 적발되고 있는 만큼, 지금의 탐지체계와 자체점검만으로는 국민 세금 누수를 제대로 막기 어렵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1만3000여 건의 ‘역대 최대 현장점검’을 내세웠지만 정작 부정수급을 상시적으로 관리할 전담인력 증원은 23명에 그쳤다”며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점검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현장점검과 사후관리 역량을 실질적으로 확충해 국민 세금이 새는 것을 끝까지 찾아내고 환수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