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지난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권이 사라졌지만, 이를 대신할 관세청의 법률 전문인력은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특사경 728명이 수사하는 마약·밀수·불법외환 사건의 법률 검토를 소수 인력이 맡아야 하는 구조가 됐다. 관세청은 수사 경력 1년 미만인 ‘초보’ 특사경이 10명 중 4명 꼴이다. 법률 공백으로 수사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사건 처리가 늦어져 그 부담이 기업과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사경 728명에 법률자문관은 4명
15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 특사경은 728명이지만 이들의 수사를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법률자문관은 4명뿐이다. 자문관 1명이 특사경 182명의 수사를 지원해야 하는 셈이다.
그동안 관세청 특사경은 현장에서 수사를 맡고,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법률 판단과 증거 수집 등이 적절한지 살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지난해 관세청 특사경 사건 2655건 가운데 1698건(64%)이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았다. 최근 3년(2022~2025년) 동안 관세 특사경 사건에 대한 검사의 지휘도 45% 증가했다.
하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와 특사경의 관계는 ‘지휘’에서 ‘협력’으로 바뀌었다. 검사가 특사경의 수사를 지휘하던 조항은 삭제됐고, 특사경이 요청하면 검사가 지도나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의 법률적 지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수사를 지휘하고 바로잡을 권한은 없어진 것이다.
문제는 그 역할을 보완할 관세청 내부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관세청은 올해 1월 법률자문관 제도를 신설해 서울·부산·인천공항·인천 세관에 각각 1명씩 배치했다. 기존 경력직 변호사 2명을 배치한 데 이어 지난 8월 2명을 추가 채용했다. 그러나 대구·광주본부세관과 평택직할세관에는 법률자문관이 없다.
법률자문관 4명이 수사 지원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서울세관과 인천공항세관의 법률자문관은 소속 부서 업무(디지털무역범죄조사, 마약조사)를 총괄하면서 법률 자문을 병행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제대로 된 검토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수사 경력 1년 미만 41%…수사 지연 땐 기업도 피해
문제는 특사경의 수사 경험이 길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7월 기준 관세청 특사경 728명 가운데 수사 경력 3년 미만은 446명으로 61%다. 수사 경력 1년 미만인 인원도 299명(41%)에 달한다.
경험이 부족한 수사관일수록 어떤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지, 해당 행위에 어떤 법률을 적용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달까지는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점검하고 보완했지만, 앞으로는 법률자문관 4명이 검사를 대신해 전국의 수사를 뒷받침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수사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청 사건은 수사에 착수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기까지 평균 101일이 걸린다. 그런데 종전에는 수사 도중 검사의 지휘로 바로잡던 법리·증거 문제가, 이제는 송치한 뒤에야 보완 요구로 되돌아오는 구조가 됐다. 사건을 넘긴 뒤 보완 요구를 받고 다시 수사해야 하면 수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수사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과 국민도 피해를 볼 수 있다. 수입물품이 세관에 묶이면 기업은 물건을 제때 들여오지 못하고, 거래와 납품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범죄 피해자는 사건 해결을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마약과 불법외환, 밀수 범죄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은 “수사 공백에 웃는 것은 마약사범과 불법외환 세력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의 몫”이라며 “관세청은 법률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관세국경이 범죄자들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