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김종양 의원, 지방 정비사업 공사비,
부동산원 검증 후에도 46.6% 뛰었다
-2021년 이후 비수도권 76곳 분석, 총공사비 18.2조→24.7조로 증가
○ 지방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76곳의 총공사비가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거친 뒤에도 6조4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별 공사비는 평균 46.6% 올랐고, 10곳 중 3곳은 인상률이 50%를 넘었다. 부산의 재개발 사업장 두 곳은 공사비가 각각 2351억원 늘어 두 배 가까운 수준이 됐다.
○ 미분양이 쌓인 지방에서는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에 반영하기 어렵다. 공사비 인상이 조합원 추가 분담금 증가와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지방 정비사업이 잇따라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창원시 의창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15일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2021~2026년 8월 정비사업 적정 공사비 검증 실적’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공사비 검증을 받은 비수도권 정비사업장은 76곳이었다.
○ 이들 사업장의 검증 후 공사비 인상률은 단지별 평균 46.6%로 집계됐다. 총공사비는 기존 18조2334억원에서 검증 후 24조6727억원으로 6조4393억원 늘었다. 총공사비 합계를 기준으로 한 증가율은 35.3%다.
○ 올해도 공사비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해 1~8월 검증을 받은 지방 사업장 13곳의 공사비 인상률은 평균 44.1%였다. 이 사업장들의 총공사비는 기존 3조3584억원에서 검증 후 4조5734억원으로 1조2150억원, 36.2% 증가했다.
○ 지역별로는 대구 사업장 10곳의 검증 후 평균 공사비 인상률이 78.1%로 가장 높았다. 대전이 52.8%, 경남 50.8%, 전북 47.6%, 부산 41.4%로 뒤를 이었다. 전체 지방 사업장 중 21곳(27.6%)은 검증 후에도 공사비가 50% 이상 올랐다.
○ 개별 사업장 중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대전 중구의 한 재개발 사업장이었다. 기존 375억원이었던 공사비가 검증 후 1440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284.6%로, 기존 공사비의 3.8배에 달한다. 대구 남구의 한 재건축 사업장도 공사비가 91억원에서 314억원으로 244.3% 올랐다.
○ 올해 검증을 받은 사업장 중에서는 부산 수영구의 한 재개발 사업장 공사비가 기존 2513억원에서 4864억원으로 2351억원, 93.6% 증가했다. 부산 연제구의 한 재개발 사업장도 2514억원에서 4865억원으로 2351억원, 93.5% 늘었다. 부산의 서로 다른 재개발 사업장 두 곳에서 공사비가 나란히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은 시공사가 요구한 증액 공사비의 적정성을 전문기관이 따지는 제도다. 지방 사업장에서 시공사가 요구한 공사비 인상률은 평균 60.0%였다.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거친 뒤 평균 46.6%로 13.4%포인트 낮아졌지만, 지방 조합이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조합이 검증 과정에서 부담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 수수료 산정 기준을 적용하면 사업 규모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수수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검증 결과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조합과 시공사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부동산원 측도 “검증 결과 이행 여부에 대한 별도의 사후 관리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 지방 정비사업은 수도권보다 공사비 상승분을 일반분양 수입으로 충당하기 어렵다. 지난 7월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만8758가구였고,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2만4608가구에 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미분양이 더 늘어날 수 있어 공사비 인상분의 상당 부분이 조합원 추가 분담금과 사업비 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는 현장도 나오고 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정비사업장에서는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원 간 이견이 커졌다. 경남 창원과 대구 서구 일부 사업장도 시공사와의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거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 정비업계에서는 지방 정비사업의 잇단 중단이 지역 주택 공급과 건설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사비 검증 결과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사비 분쟁을 중재할 기구를 마련하는 한편, 지방 사업장을 대상으로 검증 수수료 감면과 정책금융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김종양 의원은 “강제력 없는 검증은 조합의 돈만 쓰게 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입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외치면서 지방 정비사업이 무너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보는 정부야말로 지방 주거 붕괴의 방조자다”라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