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임종석칼럼 <핵실험 정세의 인식>
우리에겐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포기할 권리가 없다
2006. 10. 12 국회의원 임종석
북한 핵실험 성공여부 아직 미확인.....
핵실험 성공의 판단기준은 지진파, 저주파, 방사능 물질 세 가지다. 그런데 아직 방사능 물질
이 확인되지 않았고 지진규모 3.6의 최소규모 실험이라는 점과 지형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는 점 등으로 인해 북한 핵실험의 최종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견해
를 종합하면 판단은 2주일 후인 10월 하순에나 가능하다.
하지만 핵실험의 성공여부 또는 핵물질 실험의 실재여부가 최종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
고 심지어 핵실험이 실패했거나 재래식 폭탄실험으로 위장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있는데도 불
구하고, 이에 대한 확인보다는 온 세상이 대북 제재와 봉쇄를 확대하자는 격앙된 목소리로 가
득하다.
“핵이 있든 없든 핵실험에 성공했건 실패했건, 북한 너에게는 항복이 아니면 붕괴가 있을 뿐이
다. 다른 선택의 길은 없다.” 이것이 국제사회가 북에 던지는 섬뜩한 메시지다.
핵실험 강행은 북미갈등과 대결의 결과
일각에서는 핵실험이 정부의 퍼주기식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북
한 핵문제의 발생과 심화가 북미간 갈등과 대결의 결과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적어
도 한국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핵실험의 원인이 정부의 대북 화
해협력정책에 있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북미간 갈등과 대결, 그중에서도 북한을 핵실험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던 결정적 요인
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있었다. 금융제재는 북한의 체제유지와 경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
던 해외유입 자금의 전면적 차단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바로 북한의 정권적 위기를 심화시켰
다. 미국은 일관되게 북미 양자협상을 거부했고 압박과 봉쇄의 수위를 높아지고 있었다. 북한
으로서는 막다른 길목으로 몰렸고 결국 핵실험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했다. 강경 압박을 통해
핵을 포기시키고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복귀시키려던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남북 화해협력정책은 죄가 없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에서 시작되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본격화된 남북
화해협력정책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남북간 긴장완화와 교류협력의 조건위
에서 16,346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고 133만여명의 금강산관광이 이루어졌다.
또한 개성공단에 39개의 기업을 비롯 평양, 남포 등 북한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여 북한 근로자
들의 노동을 바탕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철도, 도로의 연결을 동시에 추진, 교류협력의
양을 확대하고 질을 높여가고 있다. 16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남북교역이 2005년 마침내 10억
불을 넘어섬으로써 북한은 이제 시혜의 대상이 아닌 당당한 교역 당사자로 자리 잡아 가고 있
다. 퍼주기라는 주장은 왜곡된 정치공세일 뿐 사실이 아니다.
남북경협의 지속과 확대는 그 자체로 기업들의 경제활동임과 동시에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로서 인도적 지원과 함께 민족공동체 형성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비롯해 어떤 경우에도 남북경협의 모멘텀이 실종되지 않도
록 해야 한다. 화해협력정책이 아니라면 한반도엔 오직 갈등과 대결만이 남을 뿐이다.
만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군사적 제재성격인 PSI에 참여하게 된다면, 한반도
의 긴장은 그 어느 때 보다 고조될 것이며 그로 인한 경제·금융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북투자기업의 경제적 손실과 철수, 남북교역의 중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신인도 하
락, 외평채 금리상승, 외자이탈과 주가하락 등이 이어진다면 우리 경제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치명상이 아닐 수 없다. 남북경협은 정세악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
어기재다.
대북 금융제재는 저강도 체제전환전략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특정 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는 군사적 제재 이
상의 치명적 무기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중국 마카오에 있는 BDA를 자금세탁우려기관으로 지
정함으로써 대북 금융거래가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2,400만 달러의 북한 자금이 발이 묶여 있
다. 그 이후 지금까지 24개의 각국 금융기관이 대북 금융거래를 중단, 북한의 자금줄을 차단시
켜 왔다.
금융제재의 지속과 확대는 결국 북한의 경제를 위협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 붕괴시키려는 21
세기판 저강도 체제전환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급자족과 물물교환으로 생존할 수 없는 21세
기 국제금융시대에 전면적 금융제재는 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