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중앙일보 2006. 08. 24]
국내외서 기증받은 생물 표본 썩어 가
문을 열면 열기가 느껴지고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 있다. 바닥에 흩어진 깨진 유리병 조각 사이
로 생물 표본이 흩어져 있다. 선반 위 표본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병에는 새카만 곰팡이와 먼지
가 쌓여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추진기획단이 각종 생물 표본 12만여 점을 보관하고 있는 방의 모습이다.
훼손된 생물 표본은 내년 1월 완공 예정인 국립생물자원관에 전시용으로 국내외에서 기증받
은 것들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4년 6월 착공해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며 총사업비 581억
원이 책정돼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 배일도(한나라당) 의원은 인천시 서구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기획단의 임
시 보관시설을 18일 예고 없이 방문해 관리 실태를 둘러본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배 의원
은 "공사 중인 건물 내 한쪽에 높이 쌓아 놓았던 플라스틱 바구니가 쓰러지면서 바구니에 담
긴 표본 유리병이 깨어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며 "기획단 측은 평소에 전혀 점검을 하지
않아 엉망이 돼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또 "무더위 속에서 냉방장치도 없어 건물 내부의 온도가 치솟아 표본이 썩어가고 있
었다"며 "지금은 기획단에서 깨진 표본 등을 말끔히 치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훼손된 표본은 기획단이 지난해부터 국내 학자들에게 기증받아 임시로 보관하고 있던 연체동
물.해양무척추동물 표본이다. 표본을 기증한 한 교수는 "국내는 물론 중국 양쯔강 등 외국에
서 채집한 것도 포함된 중요한 표본들"이라며 "학교에 두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보존할 것 같아
기증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단 관계자는 "건물 완공 뒤 기증자가 직접 분류할 예정이어서 목록 작성 없이
인수.보관만 한 상태"라며 "병이 깨진 것은 바구니 일부가 무게를 못 이겨 쓰러지면서 생긴 단
순 사고"라고 해명했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