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만취승객 탑승 거부하면 뭐하나?
기내 술 소비량 작년 183만 리터
술 소비량 5년 전에 비해 50% 증가...20도짜리 소주 200만병 마신 꼴
작년 한 해 비행기 내에서 소비된 술이 무려 183만 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년
전 소비량인 120만 리터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도짜리 소주로 환산하면 약 200만
병을 소비한 셈이다.
현행 항공 안전법에서는 음주로 인하여 승객 및 승무원 등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탑승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기내에서의 술 소비량이 이 정도라면 취객
의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 20도짜리 소주 200만병 꼴...공중에서 증발한 술값만 한해 100억원
건설교통부 항공안전본부가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건교위, 부산 금정)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
르면 2005년도 한 해 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소비된 술은 총 183만9천 리터, 시가
로 약 100억원 어치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술 소비량 추이는 음주난동 처벌이 강화된
직후인 2003년에 3% 정도 감소했다가 2004년부터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종별로는 맥주 소비량이 110만 리터로 가장 많았고, 와인이 65만 리터로 뒤를 이었다. 독주로
분류되는 알콜 도수 40도 이상의 위스키와 코냑 소비량도 4만 리터에 달했다. 여기에 ‘기타’로
분류된 보드카(40도)와 진(47도)을 포함하면 독주 소비량은 더욱 높아진다. 도수 기준으로 환
산하면 20도짜리 소주 200만병이 넘는 막대한 양이다.
◆ 그치지 않는 음주 난동 사고...음주 자율규제 효과 있을까?
지난 4년간 국적 항공기에서 발생한 난동 사고는 총 362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8.4%에 해당하는 139건이 음주 난동 사고였다. 처벌을 강화한 이후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
만 여전히 사고 종류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비행 중에는 항공기 내부기압
이 낮아 평소보다 술이 3배가량 빨리 취하기 때문에 ‘맨 정신’으로 탔다가 기내에서 술에 취해
‘사고’를 내는 경우도 많다.
지난 10일 건교부는 항공사가 술에 취해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켜 항공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제출된 법안 원안에 의하면 승객에 대한 알콜성 음료 서
비스 제한과 취객 탑승 거부에 관한 규정을 뒀지만 논의 과정에서 알콜성 음료 서비스 제한 부
분은 삭제됐다. 이미 항공사에서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두고 있는 만큼 자율에 맡기는 것이 타
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승객의 요구에 최대한 응할 수밖에 없는 항공사의 입장을 고려할 때 ‘자율 규제’가 얼마
나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박승환 의원은 “결국에는 안전을 이유로 술취한 승객의 탑승을 거부해 놓고는 비행기에 태워
취하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