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

[통외통위-기고] 우리는 이미 PSI에 참여중이다

우리는 이미 PSI에 참여중이다
[주장] 유엔 대북 결의안과 우리에게 남은 두개의 길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유엔(UN)은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안을 준비중이다. 경제적
제재·비군사적 제재가 주된 내용이다. 근거는 UN헌장 제7장 41조. 우리들이 염려하는 군사적
제재는 제42조이다. 정부의 공식입장은 제42조의 군사적 제재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일본과 미국이 중심이 되어 준비 중인 결의안 초안은 제41조와 제42조의 절충이
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41조의 비군사적이 아닌, 그렇다고 42조가 말하는 전면적인 군사적 제
재도 아닌 이 둘의 중간 단계인 '준'군사적 제재라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왜냐하면 이번 결의안의 핵심내용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렇다. 이번 결의안의 고갱이는 PSI라는, '일종의 사실적 측면에서의 군사적 조치'가 핵심일 수
있다. 그래서 논쟁이 시작된다.



핵실험 이전에 PSI가 있었다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가 PSI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인가. 일부 언론들
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근거를 제시한다.



필자는 이미 지난 1월 24일 '한국 PSI 참여, 지난해 말 이미 결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오마이
뉴스>에 기고한 바 있다. 2005년 8월 17일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에 공식으로 PSI 참여를 요청
해 온 사실과 이에 따라 그 해 12월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PSI에 참여키로 공식결
정한 사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국민에게 공표하지 않고 '비밀'이라고 차마 표현할 수 없는 '보
안'에 부친 사실을 '알 권리'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알린 바 있다. 당시 필자의 소속 상임위는 법
제사법위원회였다.



당시 필자는 이러한 결정이 참여정부의 대북외교안보정책의 완전한 '유(U)턴'이라는 점을 지
적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사실상 미국의 대북압박전략, 미국의 대북제재전략에 동참하는 것
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했었다.



올 1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고위급전략대화가 있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이제서
야 진실이 알려지는 '전략적 유연성' 합의가 있었고, 또 한 가지 PSI에 대한 공동참여결정 합의
도 있었다.



먼저 전략적 유연성이 쟁점이 됐다. 하지만 이는 곧 필자의 '폭로 파문'으로 이어지면서 진보진
영과 보수진영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진실이 묻히고 말았다. 당
시 또 하나 정부의 '과실 은폐의혹'을 지적했던 것이 바로 'PSI에 대한 공식참여결정'부분에 대
한 문제제기였다. 1월 24일 기고문이었다.



다음날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한국은 PSI에 '참관'하는 것이지 '참가'하
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PSI는 많은 나라들이 참가하고 있으며 우리는 브리핑 청취, 역
외훈련 참관 등 총 8개 항목 중 5개만 실행하는 것으로서 참관인(observer)과 참가인
(participant)는 다르다"고 강변한 것이다.



하지만 전략대화 공동선언문의 내용은 이와 분명히 달랐다. '이행'(implementation)이라는 용
어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원문은 이렇다.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서의 협력강화와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안보협력체제의 준수와 이행을 위한 공동노력을 경주"(Strengthened cooperation on
fighting terrorism, and exerting common efforts for the observance and implementation of
international security cooperation regimes for the prevention of the proliferation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their delivery means)



이것은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국제법적 용어이다. PSI의 '이행'을 따르겠다는 것, 그
리고 그 '이행'을 전면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1월 27일 이런 내용을 담아 반박했다. 그 이
후론 대답이 없었다.




이제와서 유엔 협의 따르겠다고 하는 외교부

그로부터 아홉달이 흐른 지난 10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PSI에 부분적으로, 사안별
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PSI 참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 협의를 봐가면서 정부의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통상부의 입장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지금까지는 PSI에 참가한 적이 없지만, 지금부터
참여할 것이고 UN의 협의를 따르겠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필자는 분노한다. 이 나라는 '우리'
나라이지 '외교부 관료들'의 나라가 아니다.



이것이 참여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실상이다. 용산기지이전협정이 그랬고, 반환기지 환경오염치
유협정이 그랬고, 전략적 유연성 인정이 그랬고, PSI도 역시 그랬다. 정부가 이런 사실을 숨길
만한, 아니 속일 만한 이유는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