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봉사 후기 한양대 신방 임지선
아마도 대학생 때의 마지막 사회봉사라고 생각했다. 좀 더 의미 있고 깊이 있는 봉사를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시민단체와 같은 곳에서 봉사를 할 작정이었다. 마음을 그렇게 작정했지만, 사회봉사 단체 리스트에서 그 많은 단체를 다 알지도 못했고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몇 개의 단체에서 고민 고민 하다가 결국 신청날 아침이 되었다. 10시! 힘들게 접속하고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마지막 2개의 단체 중에서 결국 하나를 놓고 결정을 했다.

“법률소비자연맹”

이름부터 거창했고 법에 대해서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마지막에 이곳의 자료모니터링으로 신청했다.

3월 20일 오리엔테이션 날이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을 찾아가는 길은 참 멀었다. 커다란 강당에서 시작한 오리엔테이션은 여느 단체의 오리엔테이션과는 달랐다. 다른 시민사회단체에서 강사분도 모시고 격식을 갖춰 진행됐던 것이다. 이것저것 법률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법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알려주는 강의가 이어졌다. 어려운 법에 대한 강의가 있을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었다. 오리엔테이션 내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지난 학기 우수 사회봉사원 시상이었다. 보통 사회봉사 오리엔테이션 가면 단지 어떤 활동을 할 뿐이라고만 설명해주고 끝난다. 그런데 여기는 달랐다.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 장학금, 상품 등 다양한 시상을 했었다. 상품이 중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그로 인해서 이번에 새로 시작하게 될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는 뜻이다. 시작하면서 ‘이 단체는 나름대로 사회봉사 학생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구나’ 라는 긍정적 인식을 주었다.

오리엔테이션 이후에 처음으로 했던 봉사활동은 ‘소프트웨어 저작권 법적 관리’에 대한 세미나 참석. 저작권에 대한 개념부터 시작해서 나에게는 참 듣기 어려운 세미나였다. 기본적인 지식도 없거니와 다들 정장 차림의 복장, 엄격한 분위기, 녹화되고 있는 카메라 등 모두 나를 기죽이는 것들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앉아서 들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그런데 앞으로 이렇게 다소 어려운 내용이 담긴 세미나를 참석할 때는 기본적인 지식을 좀 갖추고 가는 것이 훨씬 이로울 것 같다. 미리 공지를 먼저 신청한 사람만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는 개선이 필요하겠다.

다음에 했던 봉사활동은 언론모니터링이었다. 원래 신문에 관심이 많은지라 언론모니터링은 자료모니터링보다는 쉬웠다. 내가 선택한 주제는 “언론개혁의 실상과 과제 - 경향신문을 중심으로”였다. 신문 기사를 모으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내용이었다. 언론개혁에 관한 여러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개념정리조차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론 모니터링은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준다는 의미에서 실시하는 것이라는 법률소비자연맹의 취지에 맞춰서 하려고 노력했다. 언론개혁의 선결과제, 쟁점이 되는 사항(신문고시, 무가지, ABC제도, 공동배달제, 소유지분 제한, 편집권 독립)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17개 국회에서 처리할 만한 입법과제로 마무리 지었다. 물론 경향신문에 나타난 관점도 분석했다. 언론모니터링은 분량 상으로는 파일 하나가 가득할 만큼 많았지만 그래도 자료모니터링보다는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굉장히 큰 단체인 것 같기도 하지만 굉장히 작은 단체이기도 하다. 실제로 활동하는 영역은 법과 관련된 사회전반의 문제를 다룬다. 그러나 사무실은 조그만 강의실만할 정도로 좁다는 뜻이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관계자들이 일하고 있다.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전혀 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단체다. 어느 특정 세력을 위해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시민들을 위한 단체다. 법률소비자운동은 법률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입법·사법감시와 법률·인권교육, 법률정의 구현을 위한 사법제도개혁을 이루어 가는 운동이다. 우리들의 관심과 지원이 한 시민단체를 살리는 길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더 나아가 정당한 법제와 충직한 정부를 만들어 가는 길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