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정모니터링을 마치며 - 건국대 영어영문 갈유미
전부터 사회봉사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싶었는데 이번에서야 계획을 실천하게 되었다. 모니터링을 마치고 소감문을 쓰는 감회가 새롭다. 내가 법원모니터링을 알게 된 계기는 같은 학교의 친구를 통해서였다. 평소 사회봉사라면 양로원같은 복지 시설에서 여러 가지 일을 거두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사회봉사를 통해 여러 가지 방법과 경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친구는 법원모니터링을 추천해주었는데 지금의 선택에 후회가 없고 추천해 준 친구, 윤소희 양에게 감사한다. 특히 법원이나 언론 모니터링의 경우 신청자가 많다고 하여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 신청 할 수 있었다. 신청한 후 법률소비자 연맹에서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을 했는데 4시간동안 그동안 내가 몰랐던 법에 대해서, 소비자 연맹이라는 단체에 대해서, 국정감사에 대해서, 법률모니터링에 대해서 간단이나마 알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다른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였는데 어느 학생들은 봉사를 열심히 하여 좋은 상도 받고 자신이 한 봉사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는 듯이 보여 앞으로 내가 할 일들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내가 하는 봉사가 이전의 사회봉사의 전형이라고 생각되는 일등 가령 사회복지시설에서 여러 일 등을 하는 것등과는 다르지만 법원이라는 곳은 내가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또한 그곳에서 어떻게 사건이 진행되는지, 내가 하게 될 모니터링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었다.
처음에는 법원이라는 곳이 굉장히 멋있었고 그런 곳을 출입하는 내가 멋있어보인다는 어설픈 자부심으로 출발하였지만, 그곳은 내가 생각했던 곳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동안 내가 법정, 재판에 대해서 가졌던 인상은 주로 TV등 언론매체에서 보여지던 외형적인 모습이 전부였다. MBC에서 하는 법정드라마 ‘죄와 벌’이나 KBS의 ‘사랑과 전쟁’등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멋있는 변호사들, 흥미진진한 재판과정 등 실제 법원의 모습이나 인물들이 TV의 사람들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그러나 그것이 실망이 아니라 그 곳의 실제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픽션은 없었으며 실제적인 사건의 재판이 열리는 곳이었다. 일상생활에서의 가벼운(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내가 판단하기에) 사건에서부터 심각한 것까지 여러 사건의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TV에서 보고 상상해왔던 법원은 그리 크지 않았고 밝지도 않았다. 방청객이 없는 곳도 태반이었다. 물론 밝은 분위기를 생각하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민사사건과 형사사건을 다 들어보았다. 나의 경우 특히 민사사건보다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심이 많아 형사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더욱 주시하였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본 몇 가지 항목들이 있는데, 판사가 제 시간에 오는지 사건이 얼마나 진행되는지 변호사가 선임되었는지 증인이 출두했는지 마이크는 제대로 잘 들리는지, 피고인이 말할 때 재판관은 경청태도 등이었다. 그 질문들에 따라 내가 느낀 점을 적었고 재판을 지켜보았다. 2주 동안 같은 법정(형사4부 403호)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재판장(이호원 재판장)이 나를 알아보는 것 같아서 조금 당황하였다. 아마 웬 어린 여대생이 매주 앉아서 무얼 그리 적나.,,하고 신기하게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대체적으로 재판은 제 시간에 진행되었으며 변호사는 대부분 국선변호사로 보였다. 특히 원고측이 없는 형사재판인 경우 검찰이 피고인을 심문하였고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을 하며 피고를 당황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재판이 몇 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형사 사건 중 ‘천보2004’라는 기능성 약품에 대한 판결이었다. 당시 전에 가보았던 사건들보다 유독 많은 방청객이 앉아있어서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알고 보니 나와 같이 방청객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그 사건에 연루된 기업의 중견인사들이었다. 검찰의 심문은 날카로웠고 180억, 350억 등의 어마어마한 벌금을 재판장에게 요구하였다. 벌금의 액수가 엄청났기 때문인지 피고인들과 변호사들은 당황하며 이리저리 서류를 들춰보기도 하였으며 선처를 호소하였다. 물론 그 사건의 결판은 12월에 내려지는 것으로 결정이 나서 최종판결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또 다른 사건으로는 한 중년남성이 존속살인미수죄로 재판을 받았는데 그 죄목은 정말 놀라웠다. 자신의 아버지를 흉기로 7차례나 찌른 것이다. 피고인의 말로는 술로 인해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미 그 사람은 유사전과가 여러 번 있던 상태였다. 그의 다친 아버지가 선처를 호소했고 판사는 피고인의 죄를 꾸짖으면서 감정이 앞섰는지 그 피고인에게 잠시 법이 아닌 인간적으로 다그치고 혼내기도 하였다.
물론 냉정함은 유지하였으며 그 피고인의 최종판결 역시 12월로 결정되었다. 또한 어떤 피고인들은 나와 같은 나이에 죄를 짓고 죄수복을 입고 심문을 받았다.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나와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을텐데... 난 그들 뒤에서 그들의 재판을 모니터하고 있고 그들은 자신들의 죄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니..아이러니했다. 이 밖에도 여러 사람들을 보았다. 아동을 성추행한 사람,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람. 자신의 이웃을 해치려던 사람... 말로만 듣던 강력범죄자들을 실제로 보니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대체적으로 피고인은 자신의 죄에 반성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으니 선처를 부탁한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역시 죄를 지은 사람들이 할 말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동안 그곳에서 여러 종류의 사건과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보았고 감회가 새로웠다. 감회가 새로웠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들도 보기에는 우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사람들인데 한순간의 실수, 어떤 이유가 됐던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선처를 호소했던 그들이 형을 선고받고 죄 값을 치룬 후에는 보통 사람들과 같은 일상을 했으면 한다.
법원모니터링을 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재판은 굉장히 빨리 끝난다는 점이다. 변호사가 오지 않아 하진 않은 재판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재판이 빠른 절차로 진행되었다. 모니터를 하긴 전에 나는 재판이 한번만 하고 그 한번에 최종판결이 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한 사건의 심문이 여러 날에 거쳐 진행되었고. 이것은 재판을 빨리 끝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사건을 좀 더 조사하여 정확한 판결을 내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어떤 재판은 성의가 없어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피고인의 인권문제에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대부분 피고인은 법원에 서서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지와 본적을 말한다. 그리고 앉아서 변호사나 판사가 하는 말들은 듣거나 그들이 묻는 질문에 대부분 “예, 아니오” 등의 대답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에 따라 어느 피고인들은 자신의 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하고 변호를 하려고 하지만 그리 많은 시간이 주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제3장 입장에서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발언권이 무시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무수히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재판 역시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러나 우리는 법이나 법원에 대해 낯설게 느낀다. 우리와 상관이 없다고 치부해버린다. 그러나 생각보다 법과 재판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법에 대해 재판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이런 점에서 법원모니터링은 법과 재판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고 많은 경험이 되었다. 다음 학기에도 사회봉사를 계속 하고 싶고 이상으로 나의 법원모니터링 소감문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