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공직사회감시를통한 사회의정의찾기 - 영어영문/신문방송 손우정
이전에 이미 사회봉사를 2번 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이번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여느 봉사활동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평소 ‘사회봉사’라고 하면, ‘자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육체적 희생을 감수하는 행위’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회봉사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면, 사회봉사란 “사회복지에 이바지하기 위해 개인의 이해를 돌보지 않고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육체적 희생만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위와 같은 전제를 가지고, 2002년 봄학기 사회봉사활동을 “법률소비자연맹”에서 하게 되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법률소비자연맹”은 한국 유일의 법률전문 시민단체(NGO)이다. 법원, 검찰, 경찰, 변협 등에서 일하는 공직자와 공인들의 공정성을 감시하면서, 이들 사법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정부패를 예방하고, 이를 치유하는 것이 주(主)업무이다.
그러나 “법률소비자연맹”에서 하는 일이 반드시 사법기관만을 감시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법과 제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활동도 하고, 언론 감시활동을 통해 여론형성과 정책결정에 일조를 하는 등의 일을 한다.
이번 학기에 내가 맡은 봉사활동은 위에 열거한 업무 중 하나인 “언론감시활동”이었다. 올해는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인지라 어느 때보다도 신문사의 정치인에 대한 기사내용에 공정성이 요구되는 시기였다. 그래서 내가 한 일은 2002년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10대 일간지에 나와 있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기사를 분석하는 일이었다.
사실, 신문사는 나름대로의 논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문 기사만을 가지고 공정성에 대해 의심을 품고 비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어떻게 보면 분석자 자신의 주관적 견해가 들어가기 쉬운 일이었다.
일단 법률소비자연맹에서는 내게 그 일을 맡겼다. 그러나 신문 내용을 분석하는 일은 내게 억지로 떠맡겨진 것이 아니라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일을 나에게 한 번 믿고 맡겨 준 것이었다.
사실 나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사회과학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작년부터 신문방송학을 다중전공으로 선택해서 공부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으로 하는 언론모니터링은 일거리를 넘어선 또 하나의 공부이자 과외활동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누구보다도 사회봉사활동을 즐겁고 보람되게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아직은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부족한 대학생 봉사자들에게 법률소비자연맹에서는 기본 소양교육을 시켜주었다.
기본 소양교육이라고 하지만, 프로그램 질적으로 보자면, 여느 유료 세미나를 능가하는 정도의 풍부한 콘텐츠를 담고 있었다. 시민과 시민단체, 시민운동의 배경, 기능, 문제점을 짚는다던가, 사법개혁의 문제, 헌법,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법률과 사회현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해보고 싶은 내용이 가득했다.
또 기본 소양교육을 통해, 봉사자들은 앞으로 자기들이 수행해야할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인지를 인식함으로써 책임감과 함께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본다.
봉사활동이 끝나는 날, 그간 해놓았던 신문스크랩 자료와 신문 기사를 정리해 놓은 자료를 들고 교대역 근처에 있는 법률소비자연맹을 찾았다. 봄학기 동안 조금씩 조금씩 정리해 놓은 자료가 파일 2권 정도가 되어 있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의 김대인 총재께서 나와 다른 언론 모니터링을 한 봉사자를 향해 우리가 조사, 분석한 자료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요긴하게 쓰여질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을 때는 나도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비록 “언론모니터링”이라는 작은 봉사활동이었지만, 나의 봉사 활동이 언론기관의 공정성을 감시했다는 데서, 또 각종 매체의 메시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는 일반 시민에게는 바른 정보를 알려주었다는 데서 이번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었던 활동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