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사회봉사활동 소감문 -숙명여대 생활과학부 이주희
이번학기에 사회봉사교과목을 수강하면서 어떤 기관을 택할까 고민이 많았다. 집 근처의 가까운 곳으로 할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법률소비자연맹을 선택했다. 처음엔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 몰랐지만, 오리엔테이션 때 김대인 총재님께서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일하는 동안 큰 무리는 없었다. 나는 행정업무를 주로 했기에 다른 친구들처럼 법정을 많이 다녀오거나 언론 모니터링을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평소 관심조차 가지지 못했던 국회의원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할 기회가 많았고 한 번씩이었지만 국회와 고등법원에도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 사회봉사가 아니었다면 내가 국회나 법원을 갈 일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아무래도 일반사람들은 어려워할 수 있는 곳이지 않은가...
나는 여러 행정업무 중 국회의원들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조사하는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국회의원 수가 많아 힘들긴 했지만, 특별한 기회가 아니고서야 방문할 일이 없는 국회의원들의 홈페이지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기에 다 마치고났을 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또 국회와 법원을 처음 가보게 되었는데, 국회는 물론 허가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지만 법원의 경우 특별한 허가증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약간은 놀랐다. 공개재판이어도 약간의 신분확인은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었다. 방송의 탓인지 나는 늘 법원의 이미지를 차갑고 두려운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2층에 올라가 모니터링을 할 재판을 살펴보고 선택한 법정으로 들어갈 때까지도 다소 얼어있었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를 해서인지 실제의 법정은 내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영화에선 변호사들이 날카로운 발언을 하고 법정의 분위기도 상당히 무겁다고 느꼈었는데 3시간동안의 모니터링을 하는 동안 그런 카리스마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재판도 명쾌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며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원고와 피고, 형식적으로 발언하는 변호사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로인해 나는 적지 않은 실망감을 느꼈다. 재판의 내용을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지만, 내가 모니터링 했던 재판의 경우 재판장이 감기에 심하게 걸려 논리적으로 말하고 재판을 이끌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재판장 양옆에 앉은 좌배석, 우배석 판사의 경우 아무 하는 일 없이 멍하니 앉아있었다. 모니터링을 의식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졸지는 않았지만 표정은 지루하고 힘들어보였다. 재판이 재판장 혼자서 이끄는 형식이라 두 재판관이 지루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했다. 모니터링 항목 중에 판사가 원고나 피고의 말을 여유 있게 들어주는 지 살펴보는 부분이 있었는데 내가 본 재판의 경우 말 중간에 재판장이 가로막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법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원고와 피고의 진술들은 두서없고 감정적인 경우가 많았지만, 자꾸 말하는 중간에 가로막는 모습이 보기 좋진 않았다. 또 판사나 변호사들은 원고나 피고의 잘잘못을 분명히 밝히려는 의지나 열의가 부족해보이기도 했다. 서류에 의존한 형식적인 모습들이 많아 아쉬웠다. 또 공개로 이루어진 재판이기에 재판도중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집중해야할 재판이 다소 흐트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봉사로 만난 법률소비자연맹은 나에게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는데 큰 도움을 준 곳이다. 법이라는 것이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 여기며 살아왔기에 이번 사회봉사는 더더욱 의미가 깊다. 신문을 봐도 관심 있는 부분만 골라보고 정치부분은 아예 접어버리기 일쑤였던 내가 스스로 정치면을 찾아보게 된 것만 보아도 분명 큰 변화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총재님의 말씀이 크게 남는다.
이런 봉사활동들을 접할 기회가 많이 확대되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분명 대학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얻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