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언론모니터링을 마치며-동국대 국어국문학 이성연
지난 학기, 국립재활원에서의 봉사활동은 장애우들에 대한 이해와 공존하는 법을 배웠던 의미있는 봉사활동이었기에 이번 학기에도 뜻깊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선택한 곳이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이었다. 내가 신청한 것은 그 중에서도 언론모니터링이었다. 신문방송학을 봉수전공하는 데다 평소 언론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공부도 하고 NGO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먼저, 법률소비자연맹 측에서 준비한 학생들을 위한 사전교육에 참석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온 것을 보고 놀랐고 4시간여 동안 열변을 토해내시는 총재님의 열정에 다시 한번 놀랐다. 총재님은 지치지 않는 열정과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시며 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시고, 왜 NGO가 필요하며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주셨다. 또한 법률소비자로서의 우리의 권리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여러 모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뚜렷한 목적의식과 사명감 없이는 제대로 된 봉사활동이 이루어질리 없다.
나는 언론모니터링을 신청했지만, 봉사활동 프로그램엔 법률모니터링도 있고, 의정모니터링도 있었다. 총재님께서는 언론모니터링을 신청한 사람도 다른 모니터링을 할 수 있으며, 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하셨다. 마침 1년에 한번 있는 국정감사기간이라 나는 운이 좋게도 국회에서 실시하는 국정감사모니터링에 참여할 수 있었다. 국정감사모니터링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진행되는데다가, 끊임없이 국회의원들의 자리 이석상황을 체크하고 그들이 말하는 내용을 속기하듯이 기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국정감사가 돌아가는 상황을 직접 관찰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고, 모니터요원으로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경험한 두 번재 국정감사는 훨씬 인상적이었고 재미있었다. 감사원에서 진행된 감사원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는 평소에 언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던 조순형, 나경원, 노회찬 의원 등을 직접 볼 수 있었고,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KTX여승무원의 불법도급문제,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문제 등 사회의 각종 이슈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내용에 대해 의혹을 풀어나가는 것이 내겐 어려웠지만 무척 흥미롭게 진행되었다. 이 날도 하루 종일 감사가 진행되었는데, 나중에 이날 모니터링한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모니터요원들의 평가를 참고해서 훌륭한 의원, 잘못한 의원을 정하여 상을 주거나, 지역사회에 공지하여 투표 때 참고가 되게 한다니 섣불리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나의 본연의 임무였던 언론모니터링으로 돌아와, 나는 북핵문제에 대한 한겨레신문의 사설을 모니터링하기로 하였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10월 3일부터 11월 9일까지 한겨레의 사설을 모니터하면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진보신문이라 일컬어지는 한겨레가 어떤 시각을 담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북핵문제의 주요이슈에 대해 나름대로 공부하면서 내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수업시간에 배웠던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아쉬웠던 점은 법정모니터링을 못 해봤다는 것이다. 진작 법률소비자연맹의 프로그램을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4학년 2학기는 그 모든 것을 경험하기엔 너무나 바쁘게 지나갔기 때문이다.
법률소비자연맹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은 동기,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활동이다. 한 사회에서 시민으로서의 나의 역할과 의무를 너무 망각하고 살아온 내게, 시민단체의 역할과 시민들 하나하나의 작은 관심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장에 시민모니터요원의 자리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국회의원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