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국정모니터링과 법정모니터링을 마치고-서울대 통계학과 김희연
봉사활동을 하러 혼자 찾아 가야 한다는 조금은 쑥스러운 마음을 떨쳐 버리고 용기를 내어 시작하게 된 것은 4학년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였다. 처음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지도교수님께서 “그 곳에 가서 내가 무슨 봉사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라도 더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라”고 말씀하셨듯이, 그 동안 세상에 대해 무관심 했던 것에 관심을 두고, 현실을 좀 더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나처럼 조금은 소심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강제력을 가지는 수업이 개설되고, 흔히 남들이 얘기하는 서울대 학생들은 세상에 무관심하다는 편견을 벗어버리기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다양한 분야들이 있어서, 자신의 관심 분야 뿐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 대해 더 관심 갖을 수 있고, 자신이 해 오던 봉사활동 기관에 대해서는 학교에 따로 신청을 해서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 한번에 끝나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계속적인 봉사활동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앞으로 이와 같은 제도가 더 많은 배움을 주며 발전해 나가리란 기대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 마음먹었던 것처럼 일주일에 한번씩이라도 꾸준히 가는 일은 힘들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함은 왠지 다른 일에 대해 중요성이 덜 하며, 내 할일은 다 하고 시간이 남을 때 할 수도 있고 안 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봉사활동도 꼭 해야 할 일의 한가지로 생각하고 당위성을 더 부여했더라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함에 있어서는 꼭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4학년 마지막에 참여한 봉사활동이라 그런지 회사에 입사지원서 쓰면서 봉사활동 한 내용이 필요 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사실 봉사활동을 어디서 얼마만큼 했다는 것보다 내가 거기서 보고 느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굉장히 불쾌한 대우였다. 그 기관의 사람들도 취직 잘 하려면 봉사활동이나 더 하고 봉사활동 증명서나 받아가라는 식의 생각을 갖고 있는 점들을 보며, 서로서로 그러한 생각들을 버리고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찾아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법률 소비자 연맹’은 친구의 추천에 의해 법이라는 것과 조금 가까워져보자는 취지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내가 한 일은 국정감사모니터링과 법정모니터링이었다. 평소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운 좋게 국정감사 회의실 안에까지 들어가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일들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의원들도 있었고, 국가의 여러 부처 중 문화재청과 국가홍보처에 대해 그들이 하는 일과 문제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들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이었다.
또한 법원모니터링을 하면서는 법원이라는 곳이 무섭고 딱딱한 곳이 아니며, 방청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며, 재판이 무슨 병원의 예약처럼, 30분 단위로 여러 개의 재판 이 진행되며, TV에서 보던 것처럼 변호사들이 열띤 변호를 하며 경쟁하듯이 변호를 하지도 않고, 그냥 형식적인 책을 읽듯이 변호를 하는 것을 보며 약간의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이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재판까지 오는 것을 보며, 사소한 일들도 저렇게 시비를 가려 처벌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사회에서 일어나는 큰 사건들은 검사가 지지부진하다가 죄를 증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민주주의에서 법의 효력이 힘 약한 시민에게만 강력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