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봉사활동 소감문-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김지학
지난 학기에 처음으로 학교에 사회봉사라는 과목이 개설되었다. 고등학교 때처럼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하고 싶어서 지난 1학기때 사회봉사 과목을 신청했었다. 하지만 ‘원자력 대학생 논문연구회’에서 원자력 장학생으로 선정되면서 논문을 쓰게 되었다. 담당 교수님께서 논문에 필요한 과목을 꼭 들으라고 하셨고 학점이 꽉 채워져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회봉사 과목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사회봉사를 꼭 듣고 싶었다. 그중에서 ‘시민단체’에 관련된 사회봉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회봉사 과목이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다. 첫날에 마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운이 좋게도 나중에 공석이 생겨 사회봉사를 신청할 수 있었고 기관신청을 하고 ‘기초교육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였다. 많은 시민단체 중 눈에 띄는 단체가 있었다. 바로 ‘법률소비자연맹’이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의 사회봉사에는 7가지가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제17대 국회 국정감사의 온오프라인 모니터링’이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고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나랏일을 잘 하고 있나 궁굼하기도 했다. 그래서 사회봉사 과목을 신청하였다.
9월 15일에 국정감사NGO모니터단 발대식 및 사회봉사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하지만 수업시간과 겹쳐 부득이하게 참석할 수 없었다. 2차 오리엔테이션 때에서야 법률소비자연맹과의 첫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9월 23일, 4시간에 걸쳐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은 김대인 총재님의 강의가 핵심이었다. 이 강의를 통해 왜 법이 중요한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사회봉사활동은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원자력장학생의 논문 마감이 다가오면서 9, 10월의 대부분을 실험실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10월에 진행된 국정감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 사회봉사 를 신청한 이유가 국정감사를 직접 모니터링 해보고 싶어서였는데 이를 할 수 없어 매우 아쉬웠다. 11월 중순, 논문을 다 쓰고 나서야 법률소비자연맹을 방문할 수 있었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2달만에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타나서 죄송했다. 하지만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늦게 왔다고 혼날 줄 알았는데 따듯하게 대해주셔서 오히려 더 죄송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모니터링이 괜찮을 것 같다고 추천해주셨다. 그리고 원자핵공학과 학생에게 어울리는 ‘북한 핵실험의 과학적 분석과 대책’이란 주제를 주셨다.
이틀 뒤부터 언론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그 동안 핵실험에 관한 기사를 검색하기 위해 한국언론재단(www.kinds.or.kr)을 이용하였다. 그중에서 과학기술 전문기사를 중심으로 북한의 핵실험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북핵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들, 수업시간에 배웠던 여러 가지 내용들, 그리고 전문적인 내용들까지 여러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언론모니터링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아타까운 점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의 현실이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핵심험 위치를 정확히 찾지 못하고 2번이나 번복을 하였다. 미국과 일본의 연구팀은 정확한 분석으로 핵실험 위치를 제대로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기사를 보고 일본과 미국의 놀라운 정보력과 분석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고,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의 빈약한r한 정보력에 실방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가지 핵실험이 실제로 진행되었다고 증명시켜주었던 방사성기체 검출도 미국 정찰기 WC-135W가 한 것이지 우리나라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실망스러웠다. 우리나라도 검출기술이 있다고 하지만 ‘대기수집 정찰기’가 없어서 재대로 된 기술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또한 제논 검출기도 우리나라에는 없어 스웨덴에서 빌려와 검출하였다. 이런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언론모니터링을 통해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전공에 대한 폭넒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특히, 수업시간에 배울 수 없었던 핵무기에 관한 상식을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원자핵공학과에 재학중이면서도 전공과 관련된 시사적인 문제에 무관심하게 지내왔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졌다. 그동안 남들이 북한 핵실험에 대해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핵실험에 대해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사회봉사가 아니라 전공공부를 한 것 같다.
논문 때문에 제대로 사회봉사를 하지 못해 아쉽다. 특히 꼭 하고 싶었던 국정감사모니터링을 하지 못해 매우 아쉽다. 그리고 법정모니터링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기말고사 기간이 되지 미루고 미루다 결국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학점을 위한 사회봉사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던 만큼 사회봉사 기간은 이번학기가 아니라 평생이라고 생각한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유로워지면 겨울방학 땐 꼭 법정모니터링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또 한번 핵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워지면 또다시 언론모니터링을 해보고 싶다. 봉사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년에는 꼭 국정감사모니터링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