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국정감사모니터링을 마치고-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공현희
정치 교과서에서만 보던 국정감사를 직접 내가 보고, 듣고, 감시 감독할 수 있어서 매우 뜻 깊은 경험이었다. 민간인인 대학생 신분으로서 국회와 외교통상부에 내방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실제 생활과는 멀리 떨어져 있을 것만 같던 ‘정치’라는 거국적인 행위가 내 눈 앞에서 일어났던 시간이었고, 내가 그것을 지킨다고 생각하니 사실 우리 옆에 있는 데 그동안 무관심했다는 반성도 해 보았다. 국회에서는 직접 회의실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모니터 실’이라고 마련된 장소에서 TV앞에 앉아 모니터 작업을 수행했다. 나는 모니터요원으로서 활동하면서 국정감사라는 것이 피감기관은 1년 동안의 행정 업무에 대하여 소신 있는 답변을 (물론 회피성 발언도 있다), 감사기관은 업무의 부적절한 행태나 문제점을 타개할 만한 구체적인 정책을 내 놓으면서 서로의 의견을 상호 교환하는 중요한 국가 행사라고 느꼈다. TV나 신문 등 언론 매체에서 국회의원들의 욕설비방이라든지 몸싸움 등 좋지 않은 행실들만 익히 접해온 터인지라 나에게 있어 그들은 그다지 좋은 이미지의 소유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실제로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모니터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에 방문하여 직접 국회의원들과 대면해보니, 그들은 타당의원들의 의사를 상호 존중하고자 하며 헌법 수호라는 목적아래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국민 일꾼들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처음 시작시간부터 추가질의 시간까지 정회와 잠깐의 휴식을 제외하고는 자리를 뜨지 않고, 감사 자료집을 정독하며 피감기관에게 질문하는 성실한 국회의원도 있는데 우리 언론에서는 이들을 비추기보다는 그렇지 않은 의원을 너무 집중 폭로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았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가장 득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 모르고 지냈던 사회 전반적인 이슈와 문제점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과 대학생인 내가 국회에 약간의 절차를 거친 후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국민과 소통하고자하는 국가의 공식적 시도이므로 분명 우리 사회에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전된 민주주의가 정착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사회봉사라는 교과목으로서 1학점 이수 수단으로 생각했던 나 자신에게 매우 부끄러움을 느낀다. 앞으로는 학점 이수 차원에서 학교생활 중에 시간을 내어 참석하는 타율적 봉사활동이 아닌 국가 공식기관에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외자도 도와주는, 사회 전반의 작은 문제점이라도 끌어안을 수 있는 자발적 봉사활동을 수행해야겠다는 진심어린 포부도 다짐해본다.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국회에 방문하여 지속적으로 참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 시에는 담당 봉사기관에서 특별히 외교통상부 방문을 허용해 준 것이기 때문에 오전에 있는 학교수업에도 빠지고(담당강사의 허락은 받았다) ‘시민단체의 대표로서 이 자리에 온 것’이라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서 임했다. 그리고 국회에서 모니터하지 못한 부분은 숙소로 돌아와 국회 홈페이지의 영상회의록을 다시 시청하여 마저 모니터하는 작업도 했다. 학교 수업에 관련된 일은 해당 날짜의 국감시간에 참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생기면 1시간이나 2시간이라도 직접 모니터 하기위해 국회를 방문하고자 했다. 국정감사가 수업이 있는 주중에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방률이 높다고는 자신 있게 말 할 수 없지만,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국정감사를 모니터하기위해 감시하는 시간만큼은 소신 있게 열심히 임했다고 말할 수 있다.
국정감사 모니터를 담당하고 있는 시민단체는 ‘법률소비자연맹’이라는 NGO이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이렇게 큰 임무를 수행하므로 규모가 꽤 클 것이라 생각했으나, 직접 내방해보니 너무나 협소한 공간에서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서 놀랐다. 언론매체를 통해 이미 이 단체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어서 유명하니까 좋은 건물이겠거니 생각했던 나의 단편적인 사고에 충격을 받았고 아무리 NGO라고 비영리단체라고는 하지만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은 국가에서 시민단체의 업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회 세부적인 면까지 민주주의는 발을 내딛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직원들에게서 불만어린 표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밝았고 활기찬 자세로 일하는 것을 보며 이 단체가 더욱 발전하리라는 예감까지 가능케 했다. 이 봉사기관에서는 국회라는 공공기관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학생들을 소집하여 사법교육 및 모니터단 발족식 등 2차에 걸친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여 효과적인 모니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우리 학생들을 도와주었다. 세세한 내용까지 담긴 자료집과 협소한 본부 건물의 모습이 중첩되는 그 순간의 감동이란! 실제 국감기간 내에 국회를 방문할 시 직원들의 모습도 빼 놓지 않고 이야기 하고 싶다. 그들은 국감기간이 되면 거의 새벽에 집에 들어가서 아침에 출근하기 때문에 2,3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방문할 때 마다 그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며 사적인 관계와 같이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여유도 보였으며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친절하게 응답해 주었다. 말 그대로 ‘봉사’기관이 갖추어야 할 모든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들의 홈페이지에 가 보면 오프라인 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백 건씩 올라오는 질의사항과 불만사항에 하나도 빠짐없이 댓글을 달아주면서 의문 해소에 도움을 주기도 하며, 법률문제와 관련된 뉴스 등재, 이들 기관의 공식 입장도 표명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이처럼 열심히 일하는 시민단체가 나를 맡아 봉사 활동을 하는 데 무리 없게 도와주었다는 것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