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시민단체 봉사활동 소감문- 서울대 의예과 노현정
법률연맹
2009-03-13 00:00:00
380
처음 수강 신청할 때, “재판 모니터링” 이라는 것만 보고 법률소비자연맹에서 하는 것을 신청했다. “법률소비자연맹” 이라는 이름을 듣고 처음에는 소비자 단체이거나 소비자 문제에 관한 재판에 대해 일하는 곳 인줄만 알았다. 그러나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법률소비자연맹이라는 것이 법률에 관한 CEO 단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이 재판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국정감사 모니터링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활동하기로 한 첫날, 마침 국정감사 기간이라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러 국회에 갔다. TV 에서만 보던 국회를 직접 가다니! 아침부터 기대로 설렜다. 지하철을 내려서 택시를 타고 국회로 가달라고 했더니 택시 기사님께서 이왕 가는 거 국회의원이 들어가는 곳에서 내려주신다며 1층 주차장 쪽 문에 세워주셨다. 신기해서 두리번 거리며 입구에 갔더니 경비아저씨께서 방문객은 이쪽 문으로 들어올 수 없다며 다른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TV 에 많이 나오는 하얀 제복 입은 사람이 서 있는 정문(?) 으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이곳 역시 방문객이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며 뒤쪽으로 돌아가라고 막았다. 결국 건물을 돌아 뒤쪽에 나있는 문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면서 가방검사를 하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였다. 그리고 미리 얘기해서 명단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예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국민의 국회라고 하면서 이렇게 출입이 까다로워서야....... 아주 위엄이 없어서도 안되겠지만 이렇게 제한적인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3층으로 가니 법률소비자연맹을 위한 사무실이 따로 마련되어있었다. 국정감사를 하는 장소가 비춰지고 있는 TV가 여러 대 있었는데 우리가 이 TV 화면을 보면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날은 중소기업이 피감기관인 산업자원부의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했다. 평소에는 TV로 뉴스외의 정치적 프로그램은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나에게 TV로 하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은 낯설고 어려웠다. 앞뒤 내용을 모르니 쟁점이 되는 문제가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왜 문제가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그래도 계속 보고 듣고 있으니까 누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고쳐져야 할 것이 뭔지 하는 것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참여하는 국회의원이나 피감기관이나 참 준비를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은 무조건 나쁜 사람이고 국민 등쳐먹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원래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점심시간에는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국회의원식당” 이라는 곳이 따로 있었는데 뭐가 다른지 궁금했다. 지하 식당도 꽤 맛있었다.
그 다음 주 수요일은 국정감사 마지막 날이었다. 그래도 한번 와본 곳이라고 이번엔 헤매지 않고 한 번에 건물뒤쪽 출입구로 들어와서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실로 찾아갔다. 이날은 마지막 날이고 또 혹시 회의장에 직접 들어가서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옷도 깔끔하게 차려입고 갔지만 사람이 많아서 결국 또 TV로 모니터링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공정위와 금감위가 피감기감인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했다. 처음에는 정무위원회가 뭐하는 곳인지 조차 몰랐었다. 정무위원회란 영어로 하면 National Policy Committee 이다. 영어가 한글보다 더 이해하기 쉽기는 또 처음이다. 이것을 모르더라도 모니터링 하면서 회의내용을 들으니까 대충 뭐하는 곳인지 파악은 되었다. 경제 등 국정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하는 곳이다. 아직까지 쟁점이 되고 있는 론스타 건에 관한 내용이 많았다. 사실 론스타 사건도 이번 모니터링을 하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정치적 쟁점들에 너무 무관심 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모니터링을 마치고 국회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취재열기가 한창인 기자실도 가보고 국회 안에 있는 도서관에도 가보고 대회의실에도 들어가 보았다. 최첨단 시설로 되어있었고 종이 한 장 펜 한 자루에도 “대한민국 국회” 라는 마크가 찍혀있었다. 국회의원들은 이렇게 위엄있고 최첨단의 좋은 회의실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국민생각을 소홀히 할 수 있는지 참 의문스럽다. 의장석에도 앉아 보고 의원석에도 앉아 보고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국회에는 정원도 잘 되어 있다는 애기를 듣고 산책 겸 나가보았다. 자그마한 동산이 있었는데 이름이 “국회의원동산” 이라 우리학교에 있는 잔디밭 이름인 “총장잔디” 를 생각하며 친구들과 한참 웃었다. 국회의 주인은 국민,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말이다.
이날에는 국회방송에서 나온 카메라 앞에서 “대학생 국정감사 모니터링 요원” 자격으로 인터뷰도 했다. 어려운 질문에 답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소감 말하는 것이었는데, 카메라 앞이라고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떨렸었다. TV에 어떻게 나왔는지 아직 확인은 못해봤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그 다음 주에는 드디어 처음으로 재판 모니터링을 하러 갔다. 첫 주에는 고등법원 형사재판을 모니터링 했다. 지방법원이 아니라서 그런지 항소심이 많았다. 영화에서 보았던 것 같은 형사와 검사의 불꽃 튀는 공방은 없었지만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재판 당사자가 수의를 입은 채 경찰들의 감시 하에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이런 광경이 처음이라 무서웠다. 특히 수의 입은 사람의 죄질을 들을 때는 ‘세상에 진짜 나쁜 놈들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 옆에서 재판 당사자의 어머니인 듯한 분이 막 우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 다음 주 재판 모니터링 때는 지방법원으로 갔는데, 오가는 사람이 많아 북적북적 거리는게 조용하기만 한 고등법원건물보다 훨씬 사람 사는 곳 같아 좋았다. 이 날도 형사재판을 봤는데 지난 주 보다는 자연스럽게 잘 본 것 같다. 3주정도 재판 모니터링을 했는데 전부 형사재판만 본 것이 후회스럽다. ‘가정법원이나 민사재판도 봤으면 좋았을 텐데 .’ 하는 생각이 든다. 종강 후에 몇 번 더 들러서 여러 가지 재판을 더 봐야겠다.
이번 사회봉사 교과목을 들으면서 봉사보다도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느낀 것 같다.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스레 하게 되었고 재판과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착하게 살아서 재판 같은 거 안 받고 살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평생 살면서 어쩌면 한 번도 못 수도 있는 국회와 대법원에도 가보고 말이다. 무식한 나의 사소하고 어이없는 질문들에 하나하나 성의 있게 가르쳐 주신 법률 소비자 연맹 분들께 감사드린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뒤로하고, 더 큰 것을 위해서 소신과 신념을 갖고 일하시는 그 분들처럼 살고 싶다. 나에게 이번 사회봉사 교과목이 지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된 것 같다
활동하기로 한 첫날, 마침 국정감사 기간이라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러 국회에 갔다. TV 에서만 보던 국회를 직접 가다니! 아침부터 기대로 설렜다. 지하철을 내려서 택시를 타고 국회로 가달라고 했더니 택시 기사님께서 이왕 가는 거 국회의원이 들어가는 곳에서 내려주신다며 1층 주차장 쪽 문에 세워주셨다. 신기해서 두리번 거리며 입구에 갔더니 경비아저씨께서 방문객은 이쪽 문으로 들어올 수 없다며 다른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TV 에 많이 나오는 하얀 제복 입은 사람이 서 있는 정문(?) 으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이곳 역시 방문객이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며 뒤쪽으로 돌아가라고 막았다. 결국 건물을 돌아 뒤쪽에 나있는 문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면서 가방검사를 하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였다. 그리고 미리 얘기해서 명단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예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국민의 국회라고 하면서 이렇게 출입이 까다로워서야....... 아주 위엄이 없어서도 안되겠지만 이렇게 제한적인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3층으로 가니 법률소비자연맹을 위한 사무실이 따로 마련되어있었다. 국정감사를 하는 장소가 비춰지고 있는 TV가 여러 대 있었는데 우리가 이 TV 화면을 보면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날은 중소기업이 피감기관인 산업자원부의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했다. 평소에는 TV로 뉴스외의 정치적 프로그램은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나에게 TV로 하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은 낯설고 어려웠다. 앞뒤 내용을 모르니 쟁점이 되는 문제가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고 왜 문제가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그래도 계속 보고 듣고 있으니까 누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고쳐져야 할 것이 뭔지 하는 것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참여하는 국회의원이나 피감기관이나 참 준비를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의원은 무조건 나쁜 사람이고 국민 등쳐먹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원래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점심시간에는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국회의원식당” 이라는 곳이 따로 있었는데 뭐가 다른지 궁금했다. 지하 식당도 꽤 맛있었다.
그 다음 주 수요일은 국정감사 마지막 날이었다. 그래도 한번 와본 곳이라고 이번엔 헤매지 않고 한 번에 건물뒤쪽 출입구로 들어와서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실로 찾아갔다. 이날은 마지막 날이고 또 혹시 회의장에 직접 들어가서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옷도 깔끔하게 차려입고 갔지만 사람이 많아서 결국 또 TV로 모니터링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공정위와 금감위가 피감기감인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했다. 처음에는 정무위원회가 뭐하는 곳인지 조차 몰랐었다. 정무위원회란 영어로 하면 National Policy Committee 이다. 영어가 한글보다 더 이해하기 쉽기는 또 처음이다. 이것을 모르더라도 모니터링 하면서 회의내용을 들으니까 대충 뭐하는 곳인지 파악은 되었다. 경제 등 국정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하는 곳이다. 아직까지 쟁점이 되고 있는 론스타 건에 관한 내용이 많았다. 사실 론스타 사건도 이번 모니터링을 하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정치적 쟁점들에 너무 무관심 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모니터링을 마치고 국회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취재열기가 한창인 기자실도 가보고 국회 안에 있는 도서관에도 가보고 대회의실에도 들어가 보았다. 최첨단 시설로 되어있었고 종이 한 장 펜 한 자루에도 “대한민국 국회” 라는 마크가 찍혀있었다. 국회의원들은 이렇게 위엄있고 최첨단의 좋은 회의실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국민생각을 소홀히 할 수 있는지 참 의문스럽다. 의장석에도 앉아 보고 의원석에도 앉아 보고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국회에는 정원도 잘 되어 있다는 애기를 듣고 산책 겸 나가보았다. 자그마한 동산이 있었는데 이름이 “국회의원동산” 이라 우리학교에 있는 잔디밭 이름인 “총장잔디” 를 생각하며 친구들과 한참 웃었다. 국회의 주인은 국민,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말이다.
이날에는 국회방송에서 나온 카메라 앞에서 “대학생 국정감사 모니터링 요원” 자격으로 인터뷰도 했다. 어려운 질문에 답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소감 말하는 것이었는데, 카메라 앞이라고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떨렸었다. TV에 어떻게 나왔는지 아직 확인은 못해봤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그 다음 주에는 드디어 처음으로 재판 모니터링을 하러 갔다. 첫 주에는 고등법원 형사재판을 모니터링 했다. 지방법원이 아니라서 그런지 항소심이 많았다. 영화에서 보았던 것 같은 형사와 검사의 불꽃 튀는 공방은 없었지만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재판 당사자가 수의를 입은 채 경찰들의 감시 하에 재판이 진행되었는데 이런 광경이 처음이라 무서웠다. 특히 수의 입은 사람의 죄질을 들을 때는 ‘세상에 진짜 나쁜 놈들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 옆에서 재판 당사자의 어머니인 듯한 분이 막 우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 다음 주 재판 모니터링 때는 지방법원으로 갔는데, 오가는 사람이 많아 북적북적 거리는게 조용하기만 한 고등법원건물보다 훨씬 사람 사는 곳 같아 좋았다. 이 날도 형사재판을 봤는데 지난 주 보다는 자연스럽게 잘 본 것 같다. 3주정도 재판 모니터링을 했는데 전부 형사재판만 본 것이 후회스럽다. ‘가정법원이나 민사재판도 봤으면 좋았을 텐데 .’ 하는 생각이 든다. 종강 후에 몇 번 더 들러서 여러 가지 재판을 더 봐야겠다.
이번 사회봉사 교과목을 들으면서 봉사보다도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느낀 것 같다.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스레 하게 되었고 재판과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착하게 살아서 재판 같은 거 안 받고 살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평생 살면서 어쩌면 한 번도 못 수도 있는 국회와 대법원에도 가보고 말이다. 무식한 나의 사소하고 어이없는 질문들에 하나하나 성의 있게 가르쳐 주신 법률 소비자 연맹 분들께 감사드린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뒤로하고, 더 큰 것을 위해서 소신과 신념을 갖고 일하시는 그 분들처럼 살고 싶다. 나에게 이번 사회봉사 교과목이 지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