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사회봉사활동 소감문 - 동덕여대 피아노과 송수진
졸업을 한학기 남겨두고 미루고 미루던 필수과목인 사회봉사를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 두 차례에 나뉘어 사회봉사의 정의와 자세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사회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것이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봉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신청을 앞두고 친구의 권유로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법률노래 작곡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1차 오리엔테이셔는 대한변리사회 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잊지맙시다와 정말 주권자인가의 노래를 시작으로 김대인 법률연맹 총재님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법과 사법을 바로 알아야 나와 사회를 지킬수 있다라는 주제였다.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 이 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듣게 되면서 총재님의 말씀을 통해 법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법의 울타리 안에서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알고 법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감시하고 평가하는 법률관련 시민단체가 있음을 알면서 내가 알게 모르게 법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를 가던지 어떤 일이던지 이익이 되던지 손해가 되던지 바른길로만 가라 그러면 언젠가는 그들도 너를 인정하게 될 것이다. 라는 총재님께서 자녀분들께 해주셨다는 말씀을 내게도 크게 와닿았다.
2차 오리엔테이션은 법률소비자연맹 교육관에서 열렸다. 백산빌딩이란 말에 큰 규모일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규모의 반도 되지 않았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어렵게 운영되는 시민단체라고 김대인 총재님께서 말씀하셨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시민단체가 있는데, 그런 단체는 정부를 감시하여야 하는데 지원을 받는다면 무엇을 감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지금 봉사하려는 단체에서는 그렇지 않음을 알고 이분들께 도움을 드리기보다 내가 배울점이 더 많겠구나 하는 생각과 감사함을 느꼈다.
외국에 나가있음으로 8월 중순부터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미 7월에 봉사활동을 마친 상태라 사무실에 봉사자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게으른 학생일수록 또 필요하다는 말에 부끄럽기도 하고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봉사를 나가기 전에 총재님께서 가정에 대한 소중한 말씀도 해주셨다.
봉사활동 처음으로 시작한 법정모니터링, 법원이 교대역에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출입구가 여러 개여서 지방법원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한참을 길을 헤매다가 결국 고등법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보통 2시에 재판이 시작되는데 조금 늦어서 들어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법원 공무원이 먼저 뭘 도와드릴까요? 하며 다가와주셨다. 언제든 누구든 들어올 수 있으며 직접 호실을 가리키며 민사재판이 이뤄지는 곳과 형사재판을 하는 곳을 친절히 알려주셨다. 내가 그곳에서 해야 할 일은 판사 검사 변호사의 자세와 피고인에게 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보고 준비된 용지에 작성하면 되는 일이었다. 죄를 지은 사람들에 대한 재판이여서인지 피고인들은 경찰의 호송을 받고 죄수복을 입고 입장하였다. 법정은 생각한것보다도 엄격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TV에서만 보던 판사의 모습과는 다르게 피고인에게 대하는 태도에서 문제가 많구나라는 생각이들었다. 고등법원임에 다시 한번 피고인의 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판사는 이전의 재판 결과만을 내세우는 것 같았다. 피고인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막아버리고 경어를 사용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죄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판사가 그런데 그런죄를 지었냐고 면박을 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놀라서 입을 벌리고 말았다. 형사재판을 보다가 옆법정의 민사재판이 궁금해져 그곳으로 가보았다.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은 자리배치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시민과 시민과의 다툼이여서일까. 서로의 주장이 강력했다. 그 와중에 왼쪽에서 졸고 있는 판사를 보았다.
1차 법정모니터링을 마치고 법률연맹에 갔다. 법정모니터링을 통해 현 법정의 문제점을 알고 어떻게 진행이 되며 참여를 통해 얼마나 법을 알아가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 봉사를 하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 학생을 위한 봉사였다고 김대인 총재님께서 말씀하셨다. 현 우리나라 법정에서는 자리 배치부터 잘못되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끔 한다는 사실을 알아다. 또한 판사들의 권위로 인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검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받아야 할 재판인데 검사는 피고자와 떨어져있는 위치에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 채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 누구든 법의 보호 아래 있음에 재판을 받는다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님에도 이런 제도적인 문제로 재판을 받는 모든 사람들이 죄인이 된 듯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이러한 설명을 그냥 들었다면 와 닿지 않았을텐데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듣는 것이라 문제점의 이해가 잘 되었다. 그런 문제들을 고쳐나가야 하는 게 나 자신부터의 시작임을 알았기에 좀 더 법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차 3차 법정모니터링은 지방법원의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을 보았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재판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달랐다. 자리배치도 달랐고 고등법원에 비해 지방법원에서의 검사의 직접적인 활동이 더욱 많아보였다. 고등법원에서의 세명의 판사가 아닌 지방법원에서는 한명의 판사가 재판을 하고 있었다. 한 판사가 맡는 사건이 한 시간 안에 10건이 넘는 것도 보았고 많은 재판으로 인해 1~2달 뒤로 재판을 넘기는 일도 많아보였다. 또한 판사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서는 그냥 넘어가라고 하며 그에 변호사가 따라가는 모습과 변호사가 가끔 잘못 얘기할 때는 판사가 큰소리로 꾸짖는 모습에 당황하는 모습에 내가 무안하기도 하였다. 3번의 모니터링을 통해 존중받지 못하는 피고인들을 생각하며 실망감이 크기만 했다.
내가 모니터링한 내용이 판사 검사에게 직접적인 자극이 될 수는 없겠지만 대학생 봉사단의 조금 조금씩의 힘이 모여 큰 힘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법률소비자연맹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기회가 되어 국회의 세미나에도 참석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책자에 적혀있는 발표자가 모두 참석을 하였는지 그 곳 분위기에 대해 그리고 토론 내용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날 토론은 언론매체에 대한 평가심의를 국가에서 모두 맡아서 할지 담당사기업에서 나눠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좀 더 건전한 언론매체를 국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많은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았다.
기본적으로 법과 관련 봉사를 끝내고 시작된 법률 노래 작곡.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를 놓고 생각하니 악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사를 보면서 수시로 떠오르는 가락을 이것저것 붙여보기도 하였다. 흔히 듣는 클래식도 가요도 아니어서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후배들이 제출한 악보가 컴퓨터로 작업한 것이라 나 역시 그렇게 제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곡프로그램을 배우는데 걸린 시간이 더욱 길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배운 화성학을 이 기회로 적용해보게 되었고 원하는 가락을 악보에 그릴 수 있다는 것에 재미있기도 하였다. 모두 완성이 되고 나니 내 작은 능력이 사회에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학교 교육에서 배웠듯이 봉사란 했다는 것보다 배울 기회가 많은 것이란 말에 동의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가 평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자세를 배운 것 같다. 내가 잘 살기 위해선 법이란 없어서는 안될 존재, 또한 사람이 살면서 많은 일을 겪으며 생각지도 못하게 법원에 갈 수도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항상 공부해야할 과제. 이 나라의 주인은 우리 모두이므로 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내 대학생활 마지막 소중한 추억이 된 봉사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