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사회봉사 소감문-건국대학교 행정학과 신진아
지금까지 봉사활동하면 주로 자원봉사나 장애우를 돕는 활동을 떠올리곤 했다.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방학이 되면 항상 꽃동네를 방문하여 봉사를 하긴 했지만, 대학생활을 시작한 후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했었다. 학교 수업 중 사회봉사 교과목이 있다는 것도 4학년이 된 지금에야 알았다. 4학년 재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학창시절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봉사활동은 무언가 색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다양한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살펴보던 중 그렇게 새로운 경험을 위해 찾은 곳이 바로 ‘소비자법률연맹’이었다.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조금은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그곳에는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있었다. 특히 첫 번째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사회봉사 오리엔테이션 겸 국정감사모니터위원발대식이 진행되었는데, 법률연맹에 대한 기본적 지식도 없었던 나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런 일이었다. 놀라기도 했지만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은 기대감과 호기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때부터 가을 학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활동인 국정감사 모니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있었던 오리엔테이션에서의 법률연맹 총재님의 열강 역시 잊지 못할 거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배워 갈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설명하시던 그 모습을 보면서 봉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뜻이 있고 열정과 애정이 있기에 재정적 지원을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이런 단체를 운영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법률 노래를 따라 부르고 법과 사회, 정부와 NGO 등에 대한 기본적 이론을 들으면서 법률연맹이 어떤 의지와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는 단체인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렇게 OT 참여를 통해 봉사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며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사회분야에 대한 감시자 역할이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2007년 가을학기 동안 법정 모니터와 각종 세미나 참석 그리고 국정감사 모니터 등의 활동을 하였다.
법정 모니터를 하러 처음 방청객으로 법정에 가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왠지 모를 불안감과 설레임으로 법원에 들어갔었다. 매스컴을 통해서 보던 근사한 법정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 실망하기도 했지만 모니터를 하면서 그동안 가졌던 잘못된 인식을 개선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형사재판을 모니터 하였다. 형사재판이라 그런지 상당한 긴장감이 돌고 있었으며, 강압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구속 중인 피고인들이 죄수복과 수갑을 차고 경찰에게 인도되어 나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아서 그런 것 같다. 다른 재판보다도 형사재판이 인상에 남는 것은 주눅 든 모습으로 죄를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사죄하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피고인들의 행동 때문인 것 같다. 비록 난 그들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혹시라도 나를 볼까봐 두려워했던 적도 있다. 민사재판 같은 경우에는 피고인이 거의 출석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소액재판의 경우 재판을 하지 않고도 당사자들 간 합의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
또한 생각보다 빠른 재판 진행과 형식적으로 변호하는 변호사들의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다. 많은 사건들을 다루다 보니 피곤한 점도 이해가 가지만 재판 당사자들에게는 이 재판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그리고 재판당사자들의 잦은 지각 역시 개선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형식적인 변론자세를 개선할 수 있도록 변호사들의 책임감과 의지력이 향상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웃으면서 모르는 것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재판당사자들을 존중하며 천천히 진행하는 판사들도 있었고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고 피고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경미한 벌을 주려고 노력하는 판사님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특히 피고와 원고가 흥분하여 말다툼을 할 때 판사가 친절하게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등 편안한 법정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여러 가지 재판을 보면서 세상에는 안타깝게 죄 지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법원이 이러한 억울한 국민들을 보호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촉진제 역할을 하는 법률연맹의 존재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재판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기회에 재판을 방청할 수 있어서 신선했다.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법원이 나중에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모니터링 이외에도 4번의 세미나, 행사에 참석했다. 이렇게 많은 세미나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지루하기도 했지만 내가 이런 사회적 이슈들에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반성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주로 로스쿨과 관련된 세미나에 참석했고, 그 중 영어로 진행되었던 국제경쟁정책 워크숍이 기억에 남는다. 법대생이 아닌 나에게 로스쿨 관련 이슈는 멀게 느껴졌지만 세미나 참석을 통해 이를 둘러싼 쟁점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자료를 수집하고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을 들으면서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을학기에 가장 중요한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였다. NGO 모니터 위원으로서 국정감사장으로 들어갈 때의 그 기분은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미묘했다. 졸업 준비로 더 많이 참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들어갔는데, 해양경찰청과 수산업협동조합이 감사를 받는 날이었다. 국회의원들은 당당했으며, 피 감사기관의 공무원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TV에서 보던 국정감사와는 상당히 달랐다. 감사시간 30분 전에 와서 준비하던 피 감사기관과는 달리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지각하였으며, 자신의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이탈했다. 따라서 질문의 중복이 많았고,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형식적인 질문만 하던 국회의원도 있었다. 또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잘못만을 따지기에 급급했다. 피 감사기관 역시 노력하겠다는 불분명한 답변 태도를 일관했다. 국정감사가 연례행사라는 느낌이 들었다. 매년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이를 시정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피 감사기관을 보면서 국정감사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국회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피 감사기관의 적극적인 시정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NGO 모니터 위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시민들이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공공기관은 공익을 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시민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직접 현장에서 국정감사를 모니터하면서 시민들의 감시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내년에도 국정감사 모니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 모두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기에 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법률연맹과 같은 비영리 단체가 더욱 활성화되어 사회에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사회문제에 대한 고찰과 타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람직한 사회의 형성을 위해서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상호 견제 하에 제 3섹터인 NGO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런 활동들을 함으로써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은 색다르고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나 자신이 성숙될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여기서 느낀 점들을 잊지 않고 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NGO를 통한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싶다. 학점과 관계없이 다양하고 유익한 활동을 경험하게 해준 연맹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