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참여함으로써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 봉사활동- 동덕여대 국어국문 홍수연
집에서 가까운 봉사 활동 기관도 있었는데 사회봉사활동 기관으로 법룰소비자연맹 선택했던 이유는 신청 전에 소비연맹의 성격이NGO 단체임을 검색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1차 봉사활동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은 학교 오리엔테이션 일정과 겹쳐 참석을 하지 못했고 2,3차 오리엔테이션을 참석해 「법과 사법을 알아야 나와 사회를 지킬 수 있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대인 총재님의 특강을 들었다.
비좁은 장소에서 여러 학교 학생이 모여 강의를 들었는데 학생들의 듣는 태도는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뒷자리에 앉아 숙제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학생도 있고 심지어 자리가 부족해 앞자리에 신문지를 깔고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떠드는 학생도 있었다.
학점을 위해서 혹은 졸업을 위해서라는 강제성을 띄고 있기 때문인지 시간만 대충 채우려고 하는 자세를 보이는 듯 했다.
법정 모니터링을 하러 법원에 갔을 때는 같이 간 학교 친구에게 내용은 조금 다르게 할 테니 보여줄 것을 요구 한 다른 학교 학생이 있었는데 연맹에서 법정 모니터링은 정확성이 중요하고, 보다 많은 자료 수집을 위해 친구끼라도 같은 법정에 들어가지 말고 다른 법정에 들어가라고 말씀하셨는데 봉사활동을 하는 기본적인 의식조차 갖추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특강 때 총재님께서는 자기 아들이 바쁘니까 어머니인 본인이 나와서 봉사 활동 시간을 이수하면 안 되겠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는데
이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사회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특별한 봉사의식을 가지고 연맹에 간 것은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미리 2차례에 걸친 오리엔테이션으로 봉사의 개념과 주의해야할 점 등은 알고 있었다.


오리엔테이션 시작 전에는 ‘잊지 맙시다’와 ‘정말 주권자인가’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2번째 오리엔테이션 시간 때 김대인 총재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독거노인 찾아가고 양로원가서 봉사하는 것만이 봉사활동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NGO활동, 감시활동으로 잘못된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더 큰 봉사일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 학기에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많이 공감하게 되었다.


국정감사는 1년에 한번만 열리는 데 나는 다행히 가을학기에 봉사활동을 하게 되어서 국정감사에 NGO모니터단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는 시험기간이기도 했고 졸업 논문을 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판교에서 하는 도로공사 의 국정감사가 부담스러워서 집에서 조금 가까운 곳으로 바꿀 수 없냐고 연맹에 전화를 드린 것은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었다.
위에서 사회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에 임하는 다른 학교 학생들의 태도를 운운했는데 나 역시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 편의를 봐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봉사활동은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계약을 맺고 사회의 빈틈을 가능한 자가 메우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일에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약속을 지켰어야 했었다.


미리 공지한대로 필요한 자료도 뽑았고, 판교였기 때문에 가능한 교통편도 알아봤다.
공지에 꼭 정장을 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 싶어 고민하다가 격식을 다 갖춘 정장을 입고 갔는데 정장을 안 했으면 곤란 할 뻔만 상황이었다.
여성 국회의원 두 분을 제외하고는 피감기관 관계자분들까지도 모두 남자 분이셨기 때문에 당연히 정장 차림이셨고 NGO 모니터단 중에서 대학생은 나 혼자였다.



하필이면 오리엔테이션 받고 처음으로 한 활동이 국정감사였다.
국정감사는 연맹봉사 활동 중에서 가장 굵직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김대인 총재님께서도 가을학기 봉사자들은 되도록 국정감사에 많이 참여하라고 말씀하셨다.
처음 하는 연맹에서 하는 봉사활동이었는데 모니터단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료가 정확성을 요하고 귀중한 자료라 말씀하셔서 긴장을 많이 했었다.



도착해서 공보실에 가서 각 의원님의 보도 자료를 부탁해야 했는데 이 때도 약간 긴장을 하여 말이 잘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감기관의 자료를 부탁하러 공보실에 갔는데 NGO모니터단이라고 밝히면서 왜 그렇게 얼굴은 붉혔던 것일까?
원래는 당연히 요구하여서 받아야 할 자료였는데 내 어리숙한 태도때문인지 거절을 당했다.



국정감사 모니터단 자격으로 참석하는 내가 할 일은 의원들의 출석 이석 상황을 체크하고 발언 내용을 속기하듯이 적는 것이었다.
이 외에 국정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태도와 피감기관의 태도 또한 보고서 양식에 맞게 작성해야했다.
내가 간 도로공사 국정감사 전에 뉴스에서 국.감 파행 소식을 들어서 의원들의 얼굴 붉히기 등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파행되는 일 없이 절차와 형식에 맞추어 각의원이 자신의 발언 순서에 따라 10분씩 발언하였다.
그러나 너무 국정감사가 전반적으로 너무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였다.
각 의원들은 똑같은 내용에 대한 질문을 여러 번 하고 이 같은 질문에 피감기관은 검토하겠다라는 식의 답변을 하였다.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지적 또한 적었다.
성실성 면에서도 의원들이 자주 이석을 하였다.
이석체크를 못 할 정도로 자리를 자주 이탈하고 발언 직전에 들어오거나 발언이 끝난 후에는 자리를 지키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물론 국정감사라는 게 피감기관의 잘못된 점을 꼬집는 자리기는 하지만 의원이 피감기관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 아닌데 뭔가 가르치려는 자세로 말씀하시는 몇몇 의원들도 있었다. 질문만 하고 답변은 듣지 않는다던가, 잘 못된 것을 지적하지는 않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터무니 없는 의견을 내 놓으시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두 번째 한 일은 법정 모니터링었다.
형사, 민사, 민사소액 이렇게 세 부분에 나누어서 참관하였다.
일반적으로 모든 재판은 공개되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참관할 수 있는데 나는 법원을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처음 방문해보았다.
모니터링 용지의 제일 첫 번째 질문이 법정에 처음 들어섰을 때 느낌이 어떻냐는 것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고 긴장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도대체 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주눅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일반인들은 법을 멀게 느끼고 있고 어떤 잘못된 환상 같은 게 있는 것 같은 데 나 역시도 그랬나보다.
언론매체에서 보여 주는 법조인들의 모습은 꼿꼿하고 열정적이고 엘리트적 면모를 보여주는데 막상 참관하고 보니 실망스러운 모습도 발견되었다.
다른 봉사 활동자들은 요령껏 시간조절을 해 형사, 민사, 민사소액을 하루에 참관하였다고 했는데 나는 3주에 걸쳐 각 파트별로 참관을 해서 그런지 받는 느낌이 매번 달랐다.
처음에 법원에 갔을 때 참관했던 재판은 형사 재판이었는데 굵직굵직한 절도, 강도, 상해범을 다루는 재판은 없었고 단독재판이었기 때문에 조는 판사를 관찰할 기회도 없었다.
그 다음 주에는 민사재판을 참관하였다.
재판은 10시 개정, 2시개정인데 내가 법원에 도착한 것은 11시였기 때문에 2개의 법정 밖에 들어가지 못해 점심시간을 법원에 있는 의자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보냈다.
나한테 워드를 칠 줄 아냐며 다가오신 할머니 분도 있었고 재판 후 피고와 원고 측이 밖에 나와 대화하는 것도 들을 수 있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채무관계로 얽혀 피고석과 원고석에 앉아 각자의 입장을 말했던 사람들이 재판을 끝내고는 법정 밖에서 악의 없이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또한 선임된 변호사가 재판이 끝나고 나서 변호사를 선임했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보았는데 재판과정에서는 그렇게 열성적으로 변론한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변호사가 법정 밖에서는 어찌나 고압적인 자세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던지.
변호사의 고압적인 태도보다 더 화가 났던 것은 판사의 태도이다.
물론 판사도 하나의 직업이다. 판사는 법정 안에서 시시잘잘못을 가려주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판단에 의해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고나 피고 중에서는 자주 자기는 법은 잘 모르지만이라고 시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서 무조건 자기는 억울하다고 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사람이 있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지 않는가?
요지를 흐리는 대답을 하기도 하고 억울한 마음에 비논리적인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렇다고 말을 자르고 모른다고 반말로 다그치고 어떤 판사는 노골적으로 판사는 하느님이 아니라고 말했다.
물론 하느님은 아니지만 한 사람이 한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재판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개인적인 지위를 벗어나 절대자와 같은 입장에서 서야하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절대자와 같은 입장이란 공정한 판단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은 하느님이 아니라서 다 모른다는 말을 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판단을 위해 더 많이 원고와 피고의 말에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니냔 말이다.
나는 원고나 피고의 관계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몇 판사의 권위의식과 고압적인 자세 때문에 법정을 빠져나올 때 너무 화가 났다.



세 번째 주에 민사소액 재판을 참관했을 때는 민사재판과 형사재판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우선 건물 자체가 별관에 있었는데 법정 내가 좀 좁고 시설이 더 낙후되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지 않고 붕 떠 있는 느낌이다.
안에서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밖은 대기하는 사람과 전화하는 사람 등으로 소란스럽고 재판도 1분 이내 속행으로 진행되는 사건이 많다.
2주 연속 실망스러운 판사들만 봐왔는데 다행스럽게도 민사소액을 진행하시는 한 판사 분 때문에 법조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원고와 피고 측에 앉아있는 사람은 비논리적으로 무조건 억울하다고 감정에 호소하는, 질문의 요지에 맞지 않는 자기 넋두리 식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판사 분은 설사 질문의 요지에 맞지 않는 말을 하더라도 중간에 말을 자르지 않고 다 들어준 다음 혹시 법 절차를 몰랐을 때는 일일이 다 설명해 주고 어떻게 하라는 식의 도움말도 해주었다. 재판이 끝났을 때는 수고하셨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처음에 우리가 하는 법정 모니터링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3주동안 법원의 재판을 참관하면서 마음이 조금 바뀌었다.
사법부를 소위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이라고들 하는데 법정 모니터링이 활성화 되어 국민의 감시가 이루어지다보면 보다 공정한 재판 풍토가 만들어 질 거라고 생각한다.
한 예로 민법 재판에 들어갔는데 판사가 15분 이상 늦게 들어와 재판을 그냥 시작하려 했는데 참관하고 있던 내가 노골적으로 시계를 쳐다보자 의식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였었다.



노력봉사로는 법률연맹이 이사를 하였는데 가서 짐 정리를 도운 일이 있다.
총재님이 서류 한 장 한 장이 모두 소중한 자료기 때문에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의를 주셨는데 평소에 연맹에 방문 할 때는 몰랐던 엄청난 양의 책과 서류를 정리하면서 연맹의 성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법률 연맹에 사회 봉사 활동을 간다고 하면 친구들이 그 기관은 대체 어떤 곳이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난감할 때가 있다.
우선 법률소비자 소비자 연맹은 비영리 단체로서 실질적인 법치. 민주. 자유사회를 구현코자 민주시민의 기본책무인 공정성 감시에의 시민 법률 교육, 세미나 및 시민대회, 악법 개폐 및 입법통제 운동을 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법률소비자 연맹은 그동안 접근 할 수 없었던 신성한 영역으로만 받아들여지고 국민들의 권리위에 잠자며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던 법률서비스를 당당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법집행과정을 감시하고 궁극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다.
그 한 가지 예로 97년 전자주민증 발행이 거의 확실시 되었을 때 법률연맹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운동을 펼쳐 위와 같은 법 집행을 막아낸 사례가 있다.
또한 어떤 정부의 지원도 거절하는 비영리 단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관계자 분들이 모두 이에 긍지를 가지고 친절하고 열성적이기도 하다.
많은 책과 문서들로만 좁았던 백산빌딩 사무실에서 넓고 깨끗한 방배동 사무실로 이사하는데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던 것에 기뻤다.



네 번째로 한 활동은 세미나 참석이었다.
이 때 내가 한 일은 세미나를 참석해서 세미나 내용을 적고 자료집을 챙겨오는 일이였다.
나는 일제 식민지 정책의 폭력성과 군 위안부문제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슈가 되었던 문제였기도 했고 거론되는 내용도 아주 학술적인 내용은 아니어서 흥미롭게 들었다.


사실은 처음 봉사활동을 하여 익숙치 않다는 이유로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실수를 많이 하여 연맹 관계자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든다.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했었어야 하는데 내 편의를 봐 주셨으면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갖고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아 부끄럽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간다.
비판과 감시가 필요한 것에 참여를 함으로써 관심을 갖게 되고 의식을 달리 갖게 된 점이 무엇보다 가장 크게 얻어가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