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생활화해야겠다..- 숙명여대 법학과 곽지혜
법률소비자 연맹에서 내가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까?
처음 봉사활동을 신청할 때는 단체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막연했다.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하기에 앞서 세 번의 OT를 가졌는데, OT를 통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법률 소비자 연맹은 국가권력에 앞에 힘없는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또 국가권력이 부당하게 국민의 권리를 침해했을 때 적극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그동안 부단히 노력해 왔다는 것을 증거들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작은 시민 단체가 이런 업적을 이루었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비록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나이지만, 단체가 하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




얼마 후. 법정모니터링을 위해 서울지방법원을 여섯 차례에 걸쳐 방문했다.
법원 방문이 처음이라 긴장되기도 하고 기대감도 있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법원 복도를 거닐고 있노라면 긴장감이 배가 되었다.
개정이라고 불이 들어온 재판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판사 세 명이 앉아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방의 크기가 작았지만. 판사들의 고압적인 표정과 말투 때문인지 아담한 재판정이 크게만 느껴졌다.
영화에서 재판 장면을 봤을 때는 검사, 판사 및 변호사가 유창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나가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그런데 실상 방청을 하러가 보니, 판사님은 시종일관 딱딱하게 재판을 진행했으며, 피고인은 말이 거의 없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나는 긴장해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받는 느낌을 받았고 금방이라도 화난 표정의 판사님이 나를 꾸짖을 것만 같았다.
세 개의 형사재판을 방청 했는데. 그 중에는 증인이 흥분해서 재판 시간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다.
판사님이 증인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없었고 결국 증인은 호통을 받은 후에야 시정했다.
판사란 직업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구나싶었고 그 상황이 매우 안타까웠다.
그 둘 중 누구를 탓하기는 힘들 것 같다.
증인은 지식이 부족한 중년 여성이라 재판에티켓에 대해 잘 몰랐고 판사는 냉정하게 재판을 진행할 의무가 있으니까...
실제로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판사를 함부로 비판하면 안 될 것 같다.


민사재판은 형사재판에 비해서는 진행이 부드러웠다.
증인들과 변호인들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나갔으며 재판에서 판사의 비중보다는 당사자의 비중이 더 큰 것 같았다.
민사소액 재판은 형사. 민사 재판에 비해 재판처리에 상당히 짧은 시간이 걸렸다.
30분 방청 시간동안 10건 이상의 사건이 종결되었다.
재판정에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민사소액을 담당한 한 판사님은 굉장히 시간에 쫓기는 듯 보였다.
당사자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강제로 변론을 종결하기도 하고...
또 당사자들이 서서 변론을 하는 등...
앞의 두 재판과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서 매우 놀랐고.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권리 침해가 아닐까 싶었다.




또 영상회의록을 통해서 국회모니터링을 하였다.
내가 선택한 상임기관은 문화관광위원회였고 피감기관은 한국방송위원회였다.
평소 TV에서 국회의원들끼리 몸싸움, 말싸움 하는 것을 보아 그런 것에 익숙해서 그런지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장작 9시간여의 시간 동안 그들이 제대로된 회의를 할까?
솔직히 편견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의원들은 피감기관의 정책 및 행태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여 왔으며 시정을 요구하였다.
질의 내용도 상당히 양질의 것이었다.
1인당 10분씩 말할 시간이 주어졌는데 대부분의 의원들은 그 시간 내에 자신의 발언을 다 끝내지 못해 추가질의, 서면질의를 하는 등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였다.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지역이익을 대변하려는 의원도 있었고, 국감에 최선을 다하는 의원도 많았다.
국회의원들이 너무나 많은 비판과 시정을 요구해서 피감기관이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이렇게 열심히 국감을 하는데 언론에서는 대선에 관해서만 집중 보도하고 이런 피감기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아 국감을 하는 이유가 무색해 진다는 것이었다.




법정모니터링과 의정모니터링을 통해, 법관들과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과 또 그들의 행태에 관하여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 모두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법률, 의정 활동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심했다.
그러나 판사와 국회의원들 중 말이나 행동 등에서 고압적이고 이기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분들이 꽤 많았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 권력자들은 저렇게 비인간 적일까 하는 생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판사나 의원들 중에서도 친절하고 부드러운 분들도 있는데...
이런 것 때문에 국민들이 국회의원과 판사를 어렵고 또 안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나몰라 하지 말고 이런 기관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감독을 해야 하겠다.
OT에서 김대인 총재님께서 말했듯 감독하지 않는 국민이야말로 악덕한 관리보다 더 나쁠 것이다.
나의 작은 관심이 국가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모니터링을 생활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