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수직적 통치로서의 '거버먼트'가 아닌, 수평적동반자로서의..-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김정환
기존의 봉사는 교회에서 복지관을 정규적으로 방문을 하거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멘토로서 조언자 역할 등을 했었던 나에게 법률 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보다 새로운 경험과 함께 동기부여를 주는 기회가 되었다.
우연한 계기에 법률소비자 연맹과 인연을 맺은 이후에 경험한 다양한 체험들은 사회현상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여 주었는데, 이론적인 법률지식 보다도 실제 판결이 이루어지는 법원에서의 체험은 보다 현실적이고 새로운 것이었다.
정부권력은 법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인권이라는 법이념처럼 현실에서의 판결은 원칙적으로만은 이루어지지 않은 면도 보였다.
하지만 법이라는 원칙이 있기에 각 이해당사자간의 합의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었으며, 판결하는 판사 역시 원칙에 기초하여 서로간의 의견을 조정하고 형량을 판결하는 모습에서 법의 효용성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지방법원에서 처음 민사소송과 관련하여 법정모니터링을 하였을 때, 처음 들어가 보는 법정에의 어색함과 판결이 이루어지는 과정상의 적막함, 그리고 사건을 주시하고 있는 3명의 판사들의 모습은 나에게 법집행의 과정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때때로 검사들이나 변호사들의 성의 없는 태도, 당사자들의 진술 중간에 말 끊기 등 부족한 점도 많이 보였고 때로는 사건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당사자간 조정과 타협을 이뤄내는 판사들의 노력도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의 판사나 검사, 변호사들의 역할 또한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지식을 가지고 각 사건별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향후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나에게 큰 동기부여 의식을 심어주었다.


법정 모니터 이외에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서 정부정책에 관한 언론사의 보도경향을 분석하여 보았다. "대운하 정책"에 관련하여 조사하였는데, 조선일보와 한겨레 신문을 비교하여 각 언론사별 입장과 보도 경향성을 비교하는 것은 사회과학도로서 큰 공부도 되었고 다시금 사회와 언론, 정부와의 관계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보수적 언론매체인 조선일보와 진보적 성향이 짙은 한겨레를 비교해 볼 때, 한반도 대운하라는 정부정책에 관한 객관적인 찬,반 요소들을 비교하기는 쉽지 않았다.
언론사별로 정부정책을 보는 입장이 다르기에 언론사에서는 그 입장과 관련된 요소들을 부각시켜 기사화하며, 그 반대쪽의 의견에 대해서는 보도를 축소하는 등의 편향된 경향성을 보였다.


언론이란 대중을 대변할 힘이 있고 국가권력을 견제할 만한 가장 민주적인 통로라고 생각해 왔지만, 현재 비추어진 대운하와 관련된 언론사들의 보도는 객관적인 잣대를 잃어버린 편향성 보도로 밖에는 볼 수 없었다.
이는 자칫하면 정부 정책 전반에 관한 국민의 불신을 조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객관적인 판단을 하고자 하는 국민에게 도리어 편향된 시각을 제공하여 군중몰이로서의 역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운하와 관련된 전반적운행계획에 관하여서는 신문지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었지만, 찬반이 나뉘는 구체적인 이유, 그리고 그 요소별로 찬반측의 입장과 그 근거,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향후 예상 등에 관한 내용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크게 부각되지도 않았다. 국민의 의견을 표출하고 사회적 권력을 견제하며, 소수의 의견이 반영되는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언론사 자체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찬반의 다양한 의견을 공정하게 보도하며 이에 대한 충분한 숙지를 보도한 연후에 찬반측의 입장을 나누어 보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정치이기는 하지만 소수의 의견 또한 무시해서는 안되며, 이는 언론이 양측의 주장을 공정하게 비교 보도할 때, 그 형평성이 보장될 것이다.
보도의 방향을 통해 국민들에게 찬,반의 입장중 하나를 유도하기 보다는 국민이 주인이 되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공정하게 제공하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이밖에 학술 세미나를 참관하여 모니터링을 함으로써 새로운 세미나 주제에 대한 연구와 함께 사회적 지식인들의 토론 이슈와 입장을 파악하는 소중한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법률소비자연맹과 함께 한 봉사활동의 경험은 대학생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현실감각을 가지고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주는 기회를 얻게 해주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당위성과 방향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깨어있는 국민들이 모여 사회적 부당성을 이슈화 시키며, 결국에는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말을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각 주체들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법이 존재하고 정부와 언론,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시된다고 생각한다.
수직적 통치로서의 "거버먼트"가 아닌 수평적 동반자로서의 "거버넌스"시대에 맞추어 법률소비자연맹의 향 후 큰 역할을 기대하면서, 나 또한 NGO의 일원이자 국민의 한사람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동반자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