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성숙한 주권사회 실현과 사법정의 구현을 위하여-동국대 경찰행정 이정철
대학생활을 2년 가까이 하면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봉사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자주 접해왔지만 매번 다음 기회로 미루고 있던 중 한번 의지를 갖고 학교의 사회봉사 활동을 신청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많고 다양한 기관들에서 봉사자들을 모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기할 따름이었고, 개인적으로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선택한 것 역시 이왕이면 학과의 속성상 사법기관과 관련한 봉사활동을 한다면 느끼는 바도 많을 것 같고, 재판 모니터링이라는 활동내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스스로 현장에 나가 열심히 봉사활동에 임하겠다는 다짐과 달리 사실 9월 한 달 동안은 교내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기관 내에서의 오리엔테이션을 3차례 가지며, 실질적인 봉사활동보다는 기본 소양을 함양하고 지식을 갖는 데 의의를 가졌다. 법률 연맹에서의 활동을 처음 하는 나로서는 비록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긴 했지만 왜 그렇게 오랫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져야 하는지 그 당시에는 잘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한 학기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지금까지의 활동내역을 쭉 돌이켜 보면 모니터요원으로서의 자세와 책임감을 갖추고 나름대로 철저한 자기 기준 아래 모니터 보고를 하려고 했던 노력 근저에는 9월 당시 총재님의 특강과 오리엔테이션 교육에서 배운 내용들이 크게 작용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봉사활동이라 하면 대개 사람들은 노인복지나 아동복지, 장애인복지 등과 관련된 복지시설과 연계된 활동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그 밖에 다양한 성격의 기관에서도 많은 봉사활동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나 역시 후자에 속하는 경우이지만 굳이 복지시설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의 폭은 정말 넓고, 또 굉장히 세부적으로 많은 할 일들이 주어짐을 느꼈다. 2학기에 법률연맹에서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진심으로 이번 사회봉사 활동을 법률연맹에서 했다는 사실이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모니터링 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중간고사 기간과 맞물리는 어려움 속에서도 운 좋게 현장에 직접 참석하여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형사·민사·민사소액 재판 등 매번 방문할 때마다 서로 다른 재판장 아래 서로 다른 성격의 재판의 진행을 바라보면서 어느 때는 냉정하게 피고의 법적인 죄값을 치르길 요구하는 검사와 최대한 정당화하고 선처를 호소하고자 하는 변호인의 입장에서, 때론 혐의를 부인하기도 하고 또는 깊이 반성하는 모습으로 일관하며 사죄하는 피고의 입장에서, 또 얼키설키 뒤엉킨 채권 문제나 사소하지만 양보 못할 돈 문제로 공방을 벌이는 민사재판에서의 원고와 피고 등의 입장에서 나를 비추어 보며 많은 생각들을 가져 보았다. 특히, 이렇게 치열하고 칼날보다 더 날이 선 분쟁이 오가기도 하는 법정의 사건들을 중재자이자 판단자로서 장내의 격앙되는 분위기는 바로 잡고, 절차에 따라 차분히 사건의 개요를 밝히고 문제의 핵심을 집어내야만 하는 판사의 역할과 그 모습을 보며 현대사회처럼 다원화된 사회에서 각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가운데 올바로 판단을 내리고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사법부의 고충과 더불어 그 필요성 및 중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법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때로는 노련하게 몇몇 진술만 듣고도 사건의 요지를 쏙쏙 끄집어 내는 판사가 있는가 하면, 많은 사건들이 대기해 있는 만큼 서둘러 해결할 수 있도록 합의를 권유하거나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판사도 있었고, 결단력이나 최종선고자로서의 위엄이 부족해 보이는 판사가 있는가 하면 재판당사자들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주어 발언에 경청하면서도 그 진행을 하는 데 있어서는 원리원칙 아래 철저하게 행동하는 판사의 모습을 보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리더십이란 어떤 형태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권력자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또한 국민들은 그들에게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국정감사 모니터링 역시 우리 지역사회의 리더이자 국정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정치인들의 의식 개혁이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대선과 총선이 겹쳐지는 내년 일정을 앞두었기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이익과 정당의 생각을 대변하는 시간이 많았던 만큼 민생에 대한 진정한 고심과 걱정이 묻어 있지 않은 정치인들과 피감기관의 장들과의 감사활동은 직접 현장에서 보기에 안타까웠고 한편으론 술 한 잔의 안주거리로 우리나라 정치인들에 대한 서운함과 무능함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민으로서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교육위원회의 현장 모니터링을 하게 되었는데 허위학력 교수 임용사건이라는 모교에도 뼈아픈 상처와 명예실추를 남기고 간 사회적 문제가 사실은 지난 해 국감에서 많은 위원들이 이미 지적하고 우려한 바 있다는 사실에 실질적으로 이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실력자들의 태만한 태도에 실망스럽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수직적인 관계에서 피지배자, 공복으로서 사는 무능한 대중이 아니라 자신의 주권을 발휘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고 창출해 나갈 수 있는, 국민으로서의 주권실현을 위한 스스로의 노력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었다.
덧붙여, 또 한 가지 행운은 총재님과 말씀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운 좋게도 여러 차례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인데 바쁘신 와중에도 항상 먼저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좋은 덕담과 조언을 해 주셨던 총재님께 감사드리고, 말씀해주신 인생철학이나 학과성격상 장래에 사회로 진출해 사회활동이나 사법적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명심해야 할 점들을 일러주신 내용들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지향점으로 삼고 나아갈 수 있는 덕목으로 간직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20세기 초 미국의 형사 사법 분야 발전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어거스트 볼머(August Vollmer)는 일찍이 경찰공무원의 자격에 대해서 “솔로몬의 지혜, 다윗의 용기, 삼손의 체력, 욥의 인내, 모세의 리더십, 착한 사마리아인의 친절, 알렉산더의 전략, 다니엘의 신념, 링컨의 외교, 나자레 목수의 관용, 그리고 끝으로 자연과학, 생물학 및 사회과학 등 모든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워낙 다재다능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능통함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건넬 수 있는 훌륭한 덕목이긴 하지만 경찰공무원을 비롯한 사법학에서야말로 진실로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요구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번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사법부와 국회에 대한 이미지나 기대감, 경찰공무원 등 사법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장래계획에 대해서도 그저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던 것을 실제 경험을 통해서 현재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지식과 눈을 가질 수 있게 되어 굉장한 학습의 장이 되었다고 자부하고, 이번에 배운 경험들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삶을 가꾸고 우리사회의 성숙한 시민의식 아래 주관자 생활이 이루어지고 정의실현이 가능한 사법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나 자신의 적극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이번 모니터링 활동을 하면서 법정 모니터링이나 국정감사 모니터링에서 할 일이 정말 많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연맹을 비롯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감시활동이나 성숙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활동에는 많은 한계가 있고 보완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맹 본부에도 간사, 간부님들이 항상 많은 수고를 해주시고 계시고, 각 지역의 NGO단체·회원 분들이 고군분투 해주시고 계시지만 앞으로도 보다 더 규모를 키우고 보다 더 광역화해야 할 정도로 이 사회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국민주권활동이 얼마나 많고 시급한지 알 수 있었고, 이를 위해서 나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나 역시 이번 사회봉사활동이 단순히 이번 학기를 끝으로 마침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끝없이 노력하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전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