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정모니터링,국정감사모니터링,학술세미나 후기-서울대학교 경제 김강한
법률연맹
2009-04-11 00:00:00
582
2008년 가을학기, 2년 만에 학교에 다시 돌아오면서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 전공도 듣고, 동아리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2학기를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나는 사회봉사라는 과목이 개설되는 것을 기관신청 하루 전에야 후배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사회봉사를 해야겠다고 결정내렸다. 예전에도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막연히 가지고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기만 하다 번번이 미뤄만 왔기에 수업을 통해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기관을 선정하는데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여 봉사기관명만을 가지고 고민해야 했고, 몇 시간 동안 고민 끝에 ‘법률소비자연맹’이란 단체에서 법정모니터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부터 시민단체의 활동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신입생 때 들었던 수업에서 NGO 단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덕분에 인천에 있는 한 이주노동자 센터와 혜화동에 있는 라파엘 이주노동자 병원에서 얼마간 활동을 하고 그 곳에 일하시는 분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그것은 그 후로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그리고 사회에 대한 헌신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또 다른 시민단체는 어떠한 생각으로 그들의 활동을 해나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고, 나도 주체적으로 참여해 조금이나마 나의 역할이 시민단체와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시민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생각과 자세를 공유할 수 있는 예전과 같은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랐다.
일단 선택은 하였지만 이 시민단체에 대한 정보는 너무 부족했다. 법률? 소비자? 이 둘은 어떤 관계가 있는 단어들일까? 소비자에 대한 법률적인 지원서비스를 하는 곳인가? 여러 의문이 들었지만 결국에는 모두 틀린 생각이었다. 법률소비자란 사회의 공공재인 법률서비스를 소비하는 사람, 즉 국민 전체를 뜻하는 말이었다. 이러한 개념에서 비롯하여 국민이 법률 서비스를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각 사회부분을 모니터링하고 법률서비스를 홍보하고자 하는 것이 법률소비자 연맹이 주로 하는 일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법원과 국회, 언론 등을 모니터링하며 특히 10월 달에는 국정감사가 열리기 때문에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국정감사과정을 모니터링 하였다. 또한 이 시민단체는 곳곳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 관련 자료를 취합하여 활용하고 있어 기서에 관련된 봉사자를 필요로 하기도 하였다.
이 곳에서 내가 첫 번째로 하게 된 일은 법정 모니터링이었다.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 직접 가서 법정의 방청인으로 참석하여 재판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이것은 배심원으로서 재판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다른 방식으로 법원의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보다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미리 제공된 서식을 바탕으로 재판과정에서 피심인 등이 인격적으로 모독을 받거나 불쾌한 서비스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고 판사와 검사, 변호사 그리고 법원직원 등이 그들의 업무를 타당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기록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생전 처음으로 가본 법정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객관적으로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사건의 내용까지도 간단하게나마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법원이라 생각하면 대단히 고압적일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지만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판사와 감사는 피심인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줬던 것이 인상적이었고, 성폭행 등의 중범죄로부터 주식회사 간의 계약불이행 혹은 지인 간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소송 등 작은 케이스까지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사회의 또 다른 면모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두 번째로 하게 된 일은 2학기 봉사활동 중 가장 큰 일이라 할 수 있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이었다. 매년 10월 달이면 열리는 국정감사는 법률소비자연맹이 가장 중점적으로 모니터하는 대상 중 하나이어서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혹은 모니터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는지 기록하고 분석하였다. 나도 둘째 날 열린 외교통상위원회의 외교통상부 국정감사 모니터에 참가하여 내용을 속기하고, 그 날의 핫이슈를 정리하여 현안을 체크하고 국회의원이 얼마나 국정감사를 성실히 준비해왔는지, 피감기관이 얼마나 성실히 답변하는지를 체크하였다. 사실 이전에는 국회의원에 대해 매우 큰 불신감을 가지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TV에서는 매번 이전투구하는 모습만 비춰지다 보니 국회의원이 제대로 일을 하는 적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 모니터링 경험을 통해 나의 냉소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해야 했다. 그 동안의 무척 싫어하던 모정치인이 국정감사장에서는 가장 열정적으로 풍부한 자료와 함께 감사에 임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매우 실증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해 피감기관을 쩔쩔매게 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놀라웠다. 오히려 각 정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은 그저 당론에 따르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번복하는 선에서 그치는데 반해 그 정치인은 외교통상위가 잘못 추진하고 있는 일을 집요하게 추궁하였다. 나는 그 정치인을 그 날의 가장 첫 번째 우수위원으로 뽑았다. 이번 국정감사모니터링은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였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정치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냉소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세 번째로 하게 된 일은 각종 학술세미나에 참석하여 결과를 기록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2008년의 하반기에는 워낙 사회적으로 큰 일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학술세미나들도 시사적인 문제를 학문적으로 다루는 것들이 많았다. 쇠고기 수입관련 촛불시위나 멜라민 파동 같은 식품위험에 대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사회학적으로 접근하는 세미나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사점과 교훈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하여 세미나 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 과정은 오히려 나에게 훨씬 많은 도움이 되었던 듯하다. 하지만 단순히 나를 위해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자세히 세미나의 내용을 기록해두려 하였다.
이처럼 크게 3가지의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하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활동이 처음부터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다. 학기 초에 새로 동아리에 가입하고 복학한지 얼마 안되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차에 주말에 2번씩이나 장시간의 오티에 참석해야 했을 때는 상당히 좌절스러웠다. 동아리 신입엠티와 오티날이 겹쳤던 날에는 동아리 엠티를 갔다가 새벽에 다시 돌아와 아침에 봉사활동 오티를 가야하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그 때는 너무나 피곤해서 좋은 마음에서 하려했던 봉사활동이 하기 싫어지기까지 했다. 이런 봉사기관의 세부일정을 미리 상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더라면 더 좋을 것 같다. 학교에서 따로 OT를 하지만 너무 봉사활동 전반의 개괄적인 내용에만 치우쳐 있어 세부기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이제 사회봉사 과목도 몇 학기가 누적이 되었으니 학생들의 데이터로 어느 정도 피드백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피드백을 미리 볼 수 있다면 새롭게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하던 당시에는 이런 정보도 없고, 하소연 할 곳도 없어 좌절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하기로 시작한 일, 자발성이 봉사활동의 시작이라면 책임감이 그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완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단순히 책임감에서 일을 진행하려니, 하면서도 흥이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때 다시 처음에 했던 생각을 떠올려보았다. 이곳에 일하시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계속하고 계시는 것일까? 그 생각과 자세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떠올리며 나의 태도를 고치려고 마음먹었다. 이제 한학기의 봉사활동을 마치는 시점에서 돌아보니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임하는 가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깨닫는다. 조금 더 일찍 마음을 달리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법률소비자연맹에 가다보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법률이 보호하지 않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벽에 걸려있다. 법률소비자로서 주체적이고 당당한 권리의 표출, 적극적인 권리의식. 이것이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의 행동의 기반이 되는 생각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당당한 시민의식. 그 근본이 되는 그들을 깨닫지 못하고 몸이 조금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던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 마지막 보고를 하고 나올 때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았다고 웃어주시는 본부장님을 뵐 낯이 없었다.
법정과 국회 등 그 동안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곳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법률소비자연맹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이 감사한 마음의 한편에는 아쉬움과 죄송함이 함께 하고 있다. 아쉬움과 죄송함이 큰 만큼 이번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근본이 되는 생각들을 항상 가슴에 새겨두고 행동해야겠다. 그것이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이 아닐런지.....다음번에 봉사활동을 할 때에는 내가 먼저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리라 약속을 하며 짧았던 한 학기의 봉사활동을 정리해본다.
예전부터 시민단체의 활동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신입생 때 들었던 수업에서 NGO 단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덕분에 인천에 있는 한 이주노동자 센터와 혜화동에 있는 라파엘 이주노동자 병원에서 얼마간 활동을 하고 그 곳에 일하시는 분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그것은 그 후로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그리고 사회에 대한 헌신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또 다른 시민단체는 어떠한 생각으로 그들의 활동을 해나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고, 나도 주체적으로 참여해 조금이나마 나의 역할이 시민단체와 사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시민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생각과 자세를 공유할 수 있는 예전과 같은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랐다.
일단 선택은 하였지만 이 시민단체에 대한 정보는 너무 부족했다. 법률? 소비자? 이 둘은 어떤 관계가 있는 단어들일까? 소비자에 대한 법률적인 지원서비스를 하는 곳인가? 여러 의문이 들었지만 결국에는 모두 틀린 생각이었다. 법률소비자란 사회의 공공재인 법률서비스를 소비하는 사람, 즉 국민 전체를 뜻하는 말이었다. 이러한 개념에서 비롯하여 국민이 법률 서비스를 주체적이고 당당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각 사회부분을 모니터링하고 법률서비스를 홍보하고자 하는 것이 법률소비자 연맹이 주로 하는 일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법원과 국회, 언론 등을 모니터링하며 특히 10월 달에는 국정감사가 열리기 때문에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국정감사과정을 모니터링 하였다. 또한 이 시민단체는 곳곳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 관련 자료를 취합하여 활용하고 있어 기서에 관련된 봉사자를 필요로 하기도 하였다.
이 곳에서 내가 첫 번째로 하게 된 일은 법정 모니터링이었다. 서초동에 위치한 서울지방법원과 고등법원에 직접 가서 법정의 방청인으로 참석하여 재판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이것은 배심원으로서 재판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다른 방식으로 법원의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보다 더 나은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미리 제공된 서식을 바탕으로 재판과정에서 피심인 등이 인격적으로 모독을 받거나 불쾌한 서비스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고 판사와 검사, 변호사 그리고 법원직원 등이 그들의 업무를 타당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기록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생전 처음으로 가본 법정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객관적으로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사건의 내용까지도 간단하게나마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법원이라 생각하면 대단히 고압적일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지만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판사와 감사는 피심인을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줬던 것이 인상적이었고, 성폭행 등의 중범죄로부터 주식회사 간의 계약불이행 혹은 지인 간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소송 등 작은 케이스까지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사회의 또 다른 면모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두 번째로 하게 된 일은 2학기 봉사활동 중 가장 큰 일이라 할 수 있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이었다. 매년 10월 달이면 열리는 국정감사는 법률소비자연맹이 가장 중점적으로 모니터하는 대상 중 하나이어서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혹은 모니터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를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는지 기록하고 분석하였다. 나도 둘째 날 열린 외교통상위원회의 외교통상부 국정감사 모니터에 참가하여 내용을 속기하고, 그 날의 핫이슈를 정리하여 현안을 체크하고 국회의원이 얼마나 국정감사를 성실히 준비해왔는지, 피감기관이 얼마나 성실히 답변하는지를 체크하였다. 사실 이전에는 국회의원에 대해 매우 큰 불신감을 가지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TV에서는 매번 이전투구하는 모습만 비춰지다 보니 국회의원이 제대로 일을 하는 적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 모니터링 경험을 통해 나의 냉소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해야 했다. 그 동안의 무척 싫어하던 모정치인이 국정감사장에서는 가장 열정적으로 풍부한 자료와 함께 감사에 임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매우 실증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해 피감기관을 쩔쩔매게 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놀라웠다. 오히려 각 정당의 간판급 정치인들은 그저 당론에 따르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번복하는 선에서 그치는데 반해 그 정치인은 외교통상위가 잘못 추진하고 있는 일을 집요하게 추궁하였다. 나는 그 정치인을 그 날의 가장 첫 번째 우수위원으로 뽑았다. 이번 국정감사모니터링은 국정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였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정치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냉소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세 번째로 하게 된 일은 각종 학술세미나에 참석하여 결과를 기록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었다. 2008년의 하반기에는 워낙 사회적으로 큰 일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학술세미나들도 시사적인 문제를 학문적으로 다루는 것들이 많았다. 쇠고기 수입관련 촛불시위나 멜라민 파동 같은 식품위험에 대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사회학적으로 접근하는 세미나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사점과 교훈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하여 세미나 내용을 정리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 과정은 오히려 나에게 훨씬 많은 도움이 되었던 듯하다. 하지만 단순히 나를 위해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자세히 세미나의 내용을 기록해두려 하였다.
이처럼 크게 3가지의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하지만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활동이 처음부터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다. 학기 초에 새로 동아리에 가입하고 복학한지 얼마 안되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던 차에 주말에 2번씩이나 장시간의 오티에 참석해야 했을 때는 상당히 좌절스러웠다. 동아리 신입엠티와 오티날이 겹쳤던 날에는 동아리 엠티를 갔다가 새벽에 다시 돌아와 아침에 봉사활동 오티를 가야하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그 때는 너무나 피곤해서 좋은 마음에서 하려했던 봉사활동이 하기 싫어지기까지 했다. 이런 봉사기관의 세부일정을 미리 상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더라면 더 좋을 것 같다. 학교에서 따로 OT를 하지만 너무 봉사활동 전반의 개괄적인 내용에만 치우쳐 있어 세부기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이제 사회봉사 과목도 몇 학기가 누적이 되었으니 학생들의 데이터로 어느 정도 피드백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피드백을 미리 볼 수 있다면 새롭게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하던 당시에는 이런 정보도 없고, 하소연 할 곳도 없어 좌절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하기로 시작한 일, 자발성이 봉사활동의 시작이라면 책임감이 그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완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단순히 책임감에서 일을 진행하려니, 하면서도 흥이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때 다시 처음에 했던 생각을 떠올려보았다. 이곳에 일하시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계속하고 계시는 것일까? 그 생각과 자세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떠올리며 나의 태도를 고치려고 마음먹었다. 이제 한학기의 봉사활동을 마치는 시점에서 돌아보니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임하는 가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깨닫는다. 조금 더 일찍 마음을 달리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법률소비자연맹에 가다보면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법률이 보호하지 않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벽에 걸려있다. 법률소비자로서 주체적이고 당당한 권리의 표출, 적극적인 권리의식. 이것이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의 행동의 기반이 되는 생각이 아닐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당당한 시민의식. 그 근본이 되는 그들을 깨닫지 못하고 몸이 조금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던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 마지막 보고를 하고 나올 때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았다고 웃어주시는 본부장님을 뵐 낯이 없었다.
법정과 국회 등 그 동안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곳에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법률소비자연맹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이 감사한 마음의 한편에는 아쉬움과 죄송함이 함께 하고 있다. 아쉬움과 죄송함이 큰 만큼 이번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근본이 되는 생각들을 항상 가슴에 새겨두고 행동해야겠다. 그것이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방법이 아닐런지.....다음번에 봉사활동을 할 때에는 내가 먼저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리라 약속을 하며 짧았던 한 학기의 봉사활동을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