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대학원에 와서야 처음 경험한 봉사활동-서울대 동양철학 석사 유용빈
법률연맹
2009-04-11 00:00:00
548
대학원에서의 두 번째 학기가 끝나갈 무렵인 지난 가을, 나의 머릿속은 온통 기말 보고서와 논문 제출 자격시험과 관련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교실 근무를 하다가 우연히 겨울 계절 학기 수강 편람을 뒤적이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사회봉사라고 하는 ‘희한한’ 과목이 눈에 들어 왔다.
수강 편람을 통해 사회봉사라고 하는 과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대학을 다니면서 내가 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던가?”라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학부 생활 4년과 대학원 생활 1년, 합해서 5년이라는 짧지 않은 대학 생활 동안 단 한 시간의 봉사 활동도 한 적이 없었다.
순간 나는 기말 보고서를 잘 써서 좋은 학점을 받는 것도 중요하고 논문 제출 자격시험에 떡하니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 생활 동안 봉사 활동에 대한 뿌듯한 기억을 남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사회봉사 교과목을 수강하기로 결심했다.
수강해보았자 대학원생에게는 이수 학점으로 인정조차 되지 않는 사회봉사라는 과목을 나는 그렇게 해서 수강하게 된 것이다.
사회봉사라는 과목을 수강하기로 마음먹은 나에게 있어서, 어느 분야에서 봉사 활동을 해야 할지는 커다란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시민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잘은 모르지만 사회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 단체를 고르는 일이었다.
처음에 나는 환경 운동과 관련된 시민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려고 했었다.
나의 세부 전공인 불교 철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 생태학이고, 환경 운동과 관련된 시민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나의 전공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나의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서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 보다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시민 단체를 찾던 중에 법률 소비자 연맹을 선택하게 되었다.
법률 소비자 연맹에서 내가 한 봉사 활동은 두 가지였다.
첫째, 나는 서울 고등 법원 지방 법원에서 형사 재판과 민사 재판을 모니터링 하였다.
서울 고등 법원 지방 법원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의 오전 열시부터 오후 여섯시까지 재판이 진행되므로, 시간에 맞추어 그곳에 가서 재판 과정을 모니터링 하면 되는 것이었다.
모니터링을 할 때 특별히 관심을 두고 보아야 할 것은 판사, 변호사 그리고 의뢰인의 태도였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판사의 태도를 유심히 보았다.
흔히 사람들은 판사가 재판 과정에 있어서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거나, 간혹 졸기도 하면서 기계적으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도 법정 모니터링을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나의 우려와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판사는 재판 당사자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었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였다.
판사의 태도가 이와 같이 변모하기까지는 법률 소비자 연맹을 비롯한 많은 시민 단체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나의 법정 모니터링도 그러한 밑거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니 매우 뿌듯하였다.
둘째, 나는 제17대 국회 특검법 시행의 공과를 모니터링 하였다.
제17대 국회에서 제안된 18개의 특검법에 대해서 조사하면 되는 것이었다.
신문, 방송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서 법안이나 회의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정리해야 했는데, 나는 주로 국회 홈페이지 의안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였다.
그곳에는 특검법뿐만 아니라 여타의 의안에 대한 자료 역시도 아주 자세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자신이 관심만 있다면 모든 사람이 국회 진행 현황을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동안 정치를 지나치게 경멸하고 그것에 대하여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 왔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면서, 앞으로는 이처럼 좋은 환경을 잘 활용하여 나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이와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기까지 노력한 법률 소비자 연맹을 비롯한 여러 시민 단체에게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법정 모니터링과 의정 모니터링 등 대학에서의 첫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나니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가운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뿌듯함일 것이다.
대학 생활 5년 만에 처음으로 봉사 활동을 했기 때문에 첫 봉사 활동으로는 많이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사회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나에게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뿌듯함과 함께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뒤 늦은 후회임에 분명하지만, “왜 조금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법정 모니터링을 할 때,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 개정 시간에 맞추어 가서 처음부터 재판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도 있었다.
의정 모니터링을 할 때, 국회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언론 매체를 참고하여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었다. 당시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나니 그러한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여러모로 부족하게 봉사 활동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회봉사 과목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이번 사회봉사 과목을 통해서 사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사회적 책임감을 체득할 수 있었고, 성숙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것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기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와 같은 소중한 자기 성장의 기회를 다시 한 번 갖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조교실 근무를 하다가 우연히 겨울 계절 학기 수강 편람을 뒤적이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사회봉사라고 하는 ‘희한한’ 과목이 눈에 들어 왔다.
수강 편람을 통해 사회봉사라고 하는 과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대학을 다니면서 내가 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던가?”라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학부 생활 4년과 대학원 생활 1년, 합해서 5년이라는 짧지 않은 대학 생활 동안 단 한 시간의 봉사 활동도 한 적이 없었다.
순간 나는 기말 보고서를 잘 써서 좋은 학점을 받는 것도 중요하고 논문 제출 자격시험에 떡하니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 생활 동안 봉사 활동에 대한 뿌듯한 기억을 남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사회봉사 교과목을 수강하기로 결심했다.
수강해보았자 대학원생에게는 이수 학점으로 인정조차 되지 않는 사회봉사라는 과목을 나는 그렇게 해서 수강하게 된 것이다.
사회봉사라는 과목을 수강하기로 마음먹은 나에게 있어서, 어느 분야에서 봉사 활동을 해야 할지는 커다란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시민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잘은 모르지만 사회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 단체를 고르는 일이었다.
처음에 나는 환경 운동과 관련된 시민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려고 했었다.
나의 세부 전공인 불교 철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 생태학이고, 환경 운동과 관련된 시민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은 나의 전공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나의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서 새로운 일을 배우는 것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 보다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시민 단체를 찾던 중에 법률 소비자 연맹을 선택하게 되었다.
법률 소비자 연맹에서 내가 한 봉사 활동은 두 가지였다.
첫째, 나는 서울 고등 법원 지방 법원에서 형사 재판과 민사 재판을 모니터링 하였다.
서울 고등 법원 지방 법원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의 오전 열시부터 오후 여섯시까지 재판이 진행되므로, 시간에 맞추어 그곳에 가서 재판 과정을 모니터링 하면 되는 것이었다.
모니터링을 할 때 특별히 관심을 두고 보아야 할 것은 판사, 변호사 그리고 의뢰인의 태도였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판사의 태도를 유심히 보았다.
흔히 사람들은 판사가 재판 과정에 있어서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거나, 간혹 졸기도 하면서 기계적으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도 법정 모니터링을 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나의 우려와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판사는 재판 당사자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었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였다.
판사의 태도가 이와 같이 변모하기까지는 법률 소비자 연맹을 비롯한 많은 시민 단체의 노력이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나의 법정 모니터링도 그러한 밑거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니 매우 뿌듯하였다.
둘째, 나는 제17대 국회 특검법 시행의 공과를 모니터링 하였다.
제17대 국회에서 제안된 18개의 특검법에 대해서 조사하면 되는 것이었다.
신문, 방송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서 법안이나 회의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정리해야 했는데, 나는 주로 국회 홈페이지 의안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였다.
그곳에는 특검법뿐만 아니라 여타의 의안에 대한 자료 역시도 아주 자세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자신이 관심만 있다면 모든 사람이 국회 진행 현황을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동안 정치를 지나치게 경멸하고 그것에 대하여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 왔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면서, 앞으로는 이처럼 좋은 환경을 잘 활용하여 나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이와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기까지 노력한 법률 소비자 연맹을 비롯한 여러 시민 단체에게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법정 모니터링과 의정 모니터링 등 대학에서의 첫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나니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 가운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뿌듯함일 것이다.
대학 생활 5년 만에 처음으로 봉사 활동을 했기 때문에 첫 봉사 활동으로는 많이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사회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나에게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하지만 뿌듯함과 함께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뒤 늦은 후회임에 분명하지만, “왜 조금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법정 모니터링을 할 때,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 개정 시간에 맞추어 가서 처음부터 재판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도 있었다.
의정 모니터링을 할 때, 국회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언론 매체를 참고하여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었다. 당시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나니 그러한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여러모로 부족하게 봉사 활동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회봉사 과목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이번 사회봉사 과목을 통해서 사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사회적 책임감을 체득할 수 있었고, 성숙한 자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것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기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와 같은 소중한 자기 성장의 기회를 다시 한 번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