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굉장히 의미있는 활동-서울대 재료공학부 이강민
2008년. 나는 대학 졸업 후 법을 배우고자 다짐했다. 나는 평소 법을 다른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회가 돌아가기 위한 절차적 제도, 정의 실현과 같이 다소 추상적인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직접적인 활동을 통해 추상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느껴보고 싶었고 그래서 찾게 된 곳이 법률 연맹이다. 처음 사무실에 방문해서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면서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굉장히 체계적이며, 그 활동들이 여러 측면에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민단체 봉사활동이 처음이라 그런지 설레임 뿐만 아니라 쑥스럽지만 약간의 자부심도 느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법원을 가보았다.
드라마 속에서만 보았던 법원을 직접 방문하고 재판과정을 방청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었다. 특히, 9개의 법정에서 서로 다른 대립상황이 재판을 통해 해결되는 것을 보면서 평소에 생각지 않고 지나쳤던 것들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사정이 여유 치 않아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하는 당사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법적 절차 및 용어를 몰라서 자신의 처지를 적절하게 변론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사건을 대하는 판사의 당사자에 대한 태도가 불손하거나 다소 공격적인 경우도 접했다. 이런 광경들을 접하면서 재판이나 판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다. 이런 개인적인 느낌들까지 모두 법정모니터링의 관찰 요소였기 때문에, 모니터를 할 때마다 내가 하는 일이 법서비스의 발전에 많은 기여가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사회봉사를 하는 여러 사람의 법원, 재판과정에 대한 감시 하나하나가 모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더 유익한 방향으로 법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판사가 사건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다루며 재판당사자의 말을 경청할 때 원고, 피고가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고, 이 때 사건이 이상적인 방향으로 해결되는 것을 보면서 바람직한 판사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법정모니터링 외에 ‘용산참사’라는 이슈에 대해 언론모니터링을 하였다.
대상 언론사는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으로 대립적인 견해를 보이는 신문사를 선택했다. 평소 한겨레를 구독해왔기 때문에 진보 진영의 시각에서 사건들을 접해왔었다. 하지만 1월 21일 사건 발생일로부터 16일치의 보도를 분석하면서 시각이 다른 두 언론사가 사건을 자의적으로 선택 보도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예전에도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참사사건에 대한 보도 건수, 보도면, 기사 타이틀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니 그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했었다. 예전에 친구들과 참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의견 충돌이 다소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인터넷에서 시위대의 폭력 시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았다고 했다. 이와 같이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 구성원이 그것에 대한 시각이 형성되는 데는 정보를 제공받는 매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만일 내 친구가 조선일보를 구독한다면 한겨레를 보는 나와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볼 것이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많은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 시점에 발전된 사회를 위해선 그 목소리들이 편향된 시각이 아닌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를 표현한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보 제공의 대표성을 띠고 있는 언론사의 공정한 사건 보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짧지만 내가 한 봉사활동, 더 나아가 법률 연맹이 하고 있는 작은 시민운동들이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