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첫 봉사활동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준 법률연맹에게..-서울대 인문계열 홍승범
‘봉사(奉仕)’ 라는 단어는 나에게 있어서 상당히 익숙하면서도 낯선 단어였다.
중․고등학교 시기의 나에게 봉사라는 것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강제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생각을 가졌던 나는 대학에 오면서 사회봉사라는 과목이 있다는 것을 알고 호기심과 더불어 지난날의 내가 가져왔던 생각을 바꿔보고자 사회봉사를 신청하였다. 그 중에서도 평소에 관심이 있던 ‘법’과 관련이 있는 ‘법률소비자연맹’을 사회봉사기관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다른 봉사기관과는 다르게 오리엔테이션이 2차까지 구성되어 있어서 무언가 적극적이면서도 할 일이 많은 단체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하였고, 나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하였다.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학점을 위해서만 행해져야 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일선에서 노력하는 법률소비자 연맹의 간사님들을 보면서 봉사활동이 상당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법정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봉사활동을 신청했지만, 이번 가을 학기에는 1년에 1번 있는 국정감사가 실시되기 때문에 그것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이번 사회봉사의 주된 업무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서, 예상과는 다른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앞섰다.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한다는 것은 무언가 국회에 대한 지식과 감사기관에 대한 기초적인 배경지식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하면서 기존의 나의 생각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결론 내려졌다. 국정감사를 열심히 모니터링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를 받는 기관에서 한 해 동안 어떠한 일들을 했고 어떤 점에서 잘못이 있었는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약 반나절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1년 동안의 일들을 다 평가하기에 어려워서 그런지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시간에 쫓기면서 질의를 하는 모습이었다. 여러 가지를 지적하고 그에 대한 충실한 답변을 듣고자 하는 의원들과는 다르게, 감사기관장이나 관련자들은 충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모니터링하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상당히 불만스러웠다. 단순히 이야기되는 것만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들까지도 모니터링 함으로써 모은 자료들이 법률소비자연맹이라는 시민단체를 통해 분명히 추후의 국정감사에 반영되어 국정감사의 전체적 분위기와 감사에 참여하는 모든 위원 및 공무원들의 태도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다. 시간적인 제약으로 많은 단체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다양한 학술세미나 및 콜로키움에 참여함으로써 또 다른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일선에서 활동을 한다는 느낌을 준 것이 국정감사 모니터링이라면, 학술세미나는 일선에서의 활동의 바탕이 되는 원론적인 접근 차원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의 활동이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세미나들에 참석하게 되면서, 현 시점에서 문제가 되는 사회적 이슈들을 이론적으로 접근하여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우리의 현실에 어떻게 적용해 나갈 수 있는지를 고찰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은 단순히 봉사활동을 넘어서 나 스스로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이와 더불어 법정 모니터링을 통해서 실제 법정에 참여하여 재판의 진행과정을 지켜봄으로써 우리나라 사법부의 일면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평소에 가지고 있던 판사나 기존의 법정의 분위기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철없던 어린 시절에 생각해왔던 ‘봉사’가 어떤 것인지를 체험해 보기 위해 호기심 반 흥미 반에서 시작한 이번 사회봉사활동은 내게 봉사의 의미를 일깨워준 소중한 기억이었다. 단지 고아원이나 양로원, 장애인 복지센터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도 봉사이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그들에게 본질적인 삶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앞으로도 소외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활동도 분명한 봉사활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앞장서서 하는 법률소비자연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의 권리를 지키고 고양시켜 사회정의를 구현해내기 위해서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22살이라는 나이이지만 봉사활동을 하는데 있어서는 갓 시작한 어린아이의 위치인 나에게 첫 봉사활동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해 준 법률소비자연맹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점이 크게 아쉽지만, 내가 받은 이러한 소중한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또 다른 봉사기관과 더불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사회의 정의를 구현하는데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