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처음엔 단순한 흥미에서, 그다음엔 책임감과 부담으로,마지막엔 보람으로..-서울대 종교학과 박준혜
사실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막연하게 학업뿐만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었고 이러한 마음은 투철한 봉사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평소에 하는 것과 ‘다른’ 활동에 대한 호기심에서가 더 컸다. 이렇게 학교에 입학하고 계속 신청 해야지 마음만 먹었다가 2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하게 된 봉사활동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이 남는 일이었다.

사회봉사라는 개념에 대한 막연하고 안이한 태도와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법률 소비자 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에 대해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처음 법률 소비자 연맹에 봉사활동을 신청했을 때에는 법정 모니터링이라는 활동에 단순한 흥미를 느꼈을 뿐만 아니라 26시간이라는 봉사 활동 시간도 금방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티를 참석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법률 소비자 연맹 관계자 분들을 보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다지게 되었다.
단순한 흥미를 갖고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봉사시간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지식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도 함께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육원이나 고아원, 노인 시설에서처럼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사회에 봉사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모니터링한 자료들이 모아져서 사회의 기본적인 틀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부담이 되는 한편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다. 특히 만날 때 마다 웃으면서 인사해주시고 문의 사항이나 모르는 부분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법률 소비자 연맹 관계자 분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봉사활동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국정감사 모니터링은 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기억에 남는다.
10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동안 진행되는 국정감사는 여태껏 진행된 정책들 및 국가 전반의 이슈들에 대한 논의와 함께 앞으로의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활동이었다. 그 과정에서 수정 없이 반복되는 질의 내용과 준비성 없는 답변, 격양된 태도 등 지적할 만한 문제점들을 드러내면서 우리나라 정치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나타내기도 했지만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무엇보다 모니터링한 자료들이 모여서 국정감사와 관련된 국회의원들의 태도를 개선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또 국정감사 활동 외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학술세미나 참석은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접하고 수준 높은 발표와 그에 상응하는 활발한 질의응답을 통해 토론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그만큼 식견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모니터링이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다면 학술 세미나는 보다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부분에 대한 지식을 높이고 나름의 견해를 갖게 된 계기였다. 무엇보다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해 세계적인 석학들의 발표를 듣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의견을 공유하는 것을 보는 것은 무엇보다 흥미롭고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처음엔 단순한 흥미에서, 그 다음엔 책임감과 부담으로, 마지막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으로 끝을 맺었던 소비자 법률 연맹에서의 봉사활동은 앞으로 사회봉사를 하는데 있어 소중한 기반을 마련하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대학을 와서 처음으로 했던 봉사활동을 끝내면서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다음에는 이를 바탕으로 훨씬 더 많이 봉사단체에, 나아가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