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항상 법정과 언론,국정을 모니터링하는 법률 소비자가 되어야..-한양대 법대 최승규
법률연맹
2009-04-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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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봉사활동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이번 법률 연맹에서 실시한 법정․언론․국정감사 모니터링은 뜻 깊은 의미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법조인을 꿈꾸고, 4년 동안 법학을 전공하면서, 실제로 법정에 가서 내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실제로 확인하는 일에는 게을리 했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가서 본 법정의 법조인들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우선적으로, 법정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아직도 재판 당사자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 이라는 것이다. 민사 재판은 그래도 나았다. 형사 재판의 재판 당사자들은, 이미 실컷 주눅이 들고 기가 죽어서, 제대로 자신의 변론을 펼치지도 못하는 모양새였다. 변호인을 선임할 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고, 사정상 국선 변호인이 선임된 사람도 다행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죄를 인정하는 듯이 어깨가 축 처지고 목소리는 기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를 대하는 판사나 검사의 태도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미 범인인 것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압적으로 피고인을 대하는 것이었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 같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법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전체적인 사고 변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법원에서 일하는 한명 한명이 모두 약간의 특권 의식은 가지고 생활한 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특별히 불친절한 경우를 꼽으라면 쉽게 생각나는 것은 없지만, 친절한 사람을 찾으라면 결코 없다고 쉽게 대답 할 수 있다. 내가 꿈꾸는 법조인이 이런 것이 아닌 것은 물론이오, 앞으로도 재판장을 찾을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와 같은 법원 풍경은 한 시 바삐 근절 되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통해 본 국정감사의 행태도 가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언론 모니터링을 준비하면서도 몇 번이나 국정감사를 비판하는 사설도 있었듯이, 내가 본 국정감사 역시 다르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여와 야를 나누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정쟁’의 장소로 국정감사장을 활용 하였을 뿐이고, 실제로 진정 국민을 위해서 국정을 감사하자는 의도는 조금도 없어 보였다. 피감을 받는 기관장들 역시 위의 법원의 피고인 마냥 주눅이 들어 있었고, 그들을 몰아붙이는 국회의원들 역시 고압적인 판사 검사와 같은 모양새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힘을 가진 자는 어쩔 수 없이 고압적이 되는 것인가? 예전과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꼭 닮아 있는 모습에 실망스러움도 많이 느꼈다.
언론 모니터링은 나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 신문을 안 읽는 것은 아니지만, 10개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 분석 해 보는 것, 평소에는 상상도 해 볼 수 없는 일이었다. 평소에 듣던 각 언론사의 색깔이 각 사회의 상황을 바라보는 상이한 시선을 통해 표현 되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하면서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또한, 사설이라는 것은 그 당시의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를 가장 확실하게 직접적으로 나타내 주는 창 인 것 같았다. 대부분의 신문사가 같은 주제의 사설을 담고 있는 것을 봐도, 이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법률연맹에서 실시한 이번 봉사활동은,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나 역시도 법률 연맹과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많은 법률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이번 봉사활동을 끝으로 그치지 않고, 항상 법정과 언론, 국정을 모니터링 하는, 그런 법률 소비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