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아직도 조심스레 법정에 들어가던 때의기분을 잊을 수-서울대 식물생산과학 이훈상
법률연맹
2009-07-21 00:00:00
700
3학년 1학기, 대학생활의 절반이 끝나고 또 다른 절반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전과는 다르고 뜻 깊은 경험을 하고 싶은 생각에 법률소비자연맹의 사회봉사 활동을 신청하게 되었다. 봉사정신을 가지고 사회에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던 것 같다. 고아원, 양로원 등의 봉사활동은 이미 해 보았던 경험이 있었지만,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NGO 단체에서 일해 보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내가 법률연맹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오리엔테이션 때였다. 이번 학기에 봉사활동을 하게 될 수많은 학생들을 위해서 총재님께서 열정적인 강의를 해 주셨다.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나는 오리엔테이션 강의를 들으며 새로운 지식도 얻을 수 있었지만, 봉사활동의 ‘마인드’를 새롭게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이런 단체의 일원으로 소속되어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사명감’ 비슷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했던 봉사활동은, 법률소비자연맹에서 처음 봉사활동을 한다면 필수로 해야 하는 ‘법정모니터링’ 이었다. 법정이라는 곳에, 아니 그 근처에도 갈 일이 없었던 나에게는, 법정은 굉장히 어렵고 일상과 동떨어진 곳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법정은 우리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우리의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반복된 음주운전으로 인해 구속된 수감자의 반성의 눈물, 억울하게 사기를 당하고 재판에 오게 된 피해자의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해 행정소송을 몇 년 째 진행해오는 어느 평범한 할아버지의 모습 등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짧으면 몇 분밖에 진행되지 않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작아 보이는 한 재판 때문에, 그 당사자들이 준비하고 걱정했던 시간들을 생각해 보며 당사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사법부의 중대하고 신성한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아직도, 처음 조심스레 법정에 들어가던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TV나 영화에서나 보았던 법정에 직접 가서 재판을 보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커다란 경험이었는데, 그 이후 몇 차례 법원을 방문하면서, 그 곳을 굉장히 편하게 느끼게 된 스스로에게 놀라기도 하였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이 법정모니터링은 나에게 있어서 정말 뜻 깊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언론모니터링도 담당해서 수행했다. 언론이 그 고유의 사회적 감시, 비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모니터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하는 것이었다. 법률연맹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기반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나는 주로 토론방송 모니터링을 수행했는데, 단순히 재미로 보던 토론프로그램을, ‘언론모니터’의 입장에서 냉정하고 공정하게 모니터 해야 한다는 점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법정, 언론모니터링 외에도 행정봉사도 수행하였다. 사무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몇 차례 직접 찾아가서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 곳에서 일하시는 분의 숫자는 생각보다 매우 적었다는 점에 많이 놀랐다. 직원 분들을 도와 자료 조사, 처리 등의 보조적인 활동을 하였는데, 일 자체보다는 이 곳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직원 분들은 어떤 여건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계신지에 대해 직접 겪어보았다는데 더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규모가 크지도, 직원 수가 많지도 않은 시민단체에서, 굉장히 폭넓고 다양한 일들을 맡아서 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시고, 항상 사회봉사자들을 친절하게 맞아 주시는 직원분들게는 아직까지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번 사회봉사활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주는 것 보다는 얻는 것이 많았던, 그리고 많은 것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경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실천’을 통한 배우기였다는 점에서 굉장히 뜻 깊었으며, 이러한 나의 활동들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감사했다.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보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으며, 앞으로도 이렇게 봉사하는 기관이나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뜻 깊은 시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해 주신 법률소비자연맹에게 감사드리고, 계속해서 좋은 일 열심히 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이번 여름학기 때도 사회봉사 과목으로 신청해서 또 봉사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