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정모니터링 방청을 하다가 눈물을-중앙대 불어불문 고고애
법률연맹
2009-07-21 00:00:00
750
처음 법정에 들어 설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법조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은 첫 재판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다. 첫 재판 참관이 끝나고 아홉 번째 재판 참관이 끝나기까지 기대와 실망은 반복해서 일어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방청을 하다가 눈물을 흘린 재판이다. 노점상을 하며 힘겹지만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피의자가 친구에게 우연치 않게 빌려준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어 보이스 피싱 조직 에 가담하게 된 사건이었다. 의도하지 않은 범죄 때문에 죄인이 된 피의자의 온 가족과 친척이 매 재판마다 참관을 하고 있었다. 노점상의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탄원서도 제출되었다. 그 즈음, 보이스피싱 사기로 인해 자살한 여대생의 사건이 있었기에 나는 재판 참관 전에는 처벌을 무겁게 하여 다시는 보이스피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며 망설여졌다. 나라면 어떻게 판결해야할까? 동정심에 이끌려 제대로 판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모르고 가담했고 전과도 없는 성실했던 사람인데, 그럼 점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이 사람만 처벌을 가볍게 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을까?... 나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두 번째는 민사소액 재판 방청 때 있었던 있었다. 재판당사자가 재판 시간에 늦어 재진행을 요청했다. 재판이 다시 진행되었지만 재판 당사자는 판결에 불복하고 자신이 늦은 사유는 법원의 통지가 늦었기 때문이라며 같은 말을 되풀이하여 다른 재판이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판사가 구속을 지시했고 당사자는 억지로 재판정을 나서게 되었는데 복도에서 큰소리로 욕을 하고 난동을 부리는 것이었다. 한 동안 다른 재판도 중지되었지만 이 사람은 경찰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듣기 거북한 말들을 큰소리로 계속해서 내뱉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재판에서는 일반인들은 판사가 강압적이든 친절하든 존중하는 태도만은 한결같았고 판사들은 모두가 위엄 있는 태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민사 소액재판에서는 판사는 빠르게 쉴 틈 없이 재판을 진행해야 하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과 마주해야하는 지친 모습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막연한 동경심은 ‘법 권력’에 대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마치 제례의식처럼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신성하게 의식을 진행하는 것처럼 재판 또한 신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몇 번의 재판을 참관하고 나서는 내 마음가짐도 달라져 있었다. 핸드폰을 보거나 조는 변호사들, 강압적인 말투로 재판을 종용하는 판사들, 소란스러운 방청객들, 판결에 불복하는 재판 당사자들과 함께 나도 점점 긴장이 풀렸다. 그렇지만 여전히 동경한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법’이기 때문이다.
실망한 부분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변호하는 변호사들과 논리적이면서 차분하게 재판을 진행해 나가는 판사들의 모습은 존경받기에 충분했다. 권위에 기대서 권위를 지켜나가려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태도이다. 맡은바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자신에게도 또 타인에게도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법조인이 되어서도 지금과 같은 마음을 잃지 않기를 다짐해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방청을 하다가 눈물을 흘린 재판이다. 노점상을 하며 힘겹지만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피의자가 친구에게 우연치 않게 빌려준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어 보이스 피싱 조직 에 가담하게 된 사건이었다. 의도하지 않은 범죄 때문에 죄인이 된 피의자의 온 가족과 친척이 매 재판마다 참관을 하고 있었다. 노점상의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탄원서도 제출되었다. 그 즈음, 보이스피싱 사기로 인해 자살한 여대생의 사건이 있었기에 나는 재판 참관 전에는 처벌을 무겁게 하여 다시는 보이스피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며 망설여졌다. 나라면 어떻게 판결해야할까? 동정심에 이끌려 제대로 판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모르고 가담했고 전과도 없는 성실했던 사람인데, 그럼 점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이 사람만 처벌을 가볍게 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을까?... 나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두 번째는 민사소액 재판 방청 때 있었던 있었다. 재판당사자가 재판 시간에 늦어 재진행을 요청했다. 재판이 다시 진행되었지만 재판 당사자는 판결에 불복하고 자신이 늦은 사유는 법원의 통지가 늦었기 때문이라며 같은 말을 되풀이하여 다른 재판이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판사가 구속을 지시했고 당사자는 억지로 재판정을 나서게 되었는데 복도에서 큰소리로 욕을 하고 난동을 부리는 것이었다. 한 동안 다른 재판도 중지되었지만 이 사람은 경찰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듣기 거북한 말들을 큰소리로 계속해서 내뱉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재판에서는 일반인들은 판사가 강압적이든 친절하든 존중하는 태도만은 한결같았고 판사들은 모두가 위엄 있는 태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민사 소액재판에서는 판사는 빠르게 쉴 틈 없이 재판을 진행해야 하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과 마주해야하는 지친 모습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막연한 동경심은 ‘법 권력’에 대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마치 제례의식처럼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신성하게 의식을 진행하는 것처럼 재판 또한 신성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몇 번의 재판을 참관하고 나서는 내 마음가짐도 달라져 있었다. 핸드폰을 보거나 조는 변호사들, 강압적인 말투로 재판을 종용하는 판사들, 소란스러운 방청객들, 판결에 불복하는 재판 당사자들과 함께 나도 점점 긴장이 풀렸다. 그렇지만 여전히 동경한다.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분쟁이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법’이기 때문이다.
실망한 부분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변호하는 변호사들과 논리적이면서 차분하게 재판을 진행해 나가는 판사들의 모습은 존경받기에 충분했다. 권위에 기대서 권위를 지켜나가려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태도이다. 맡은바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자신에게도 또 타인에게도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법조인이 되어서도 지금과 같은 마음을 잃지 않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