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률연맹을 통해 바라본 시민단체와 봉사자의 역할-서울대 경제학부 김영훈
법률연맹
2009-08-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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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에 사회봉사과목을 수강신청 하였고, 그리하여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봉사활동기관으로서 법률소비자연맹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시민단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들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시민단체, 즉 NGO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수로서, 시민들의 활발한 정치참여를 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시민단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민단체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는 나에게, 우리 사회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시민단체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들을 하고, 어떠한 역할들을 담당하는지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봉사활동기관으로서 법률소비자연맹을 선택한 또다른 이유는, 제18대 국회 1차년도의 국정감사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치학, 행정학에 자주 언급되곤 하는 것이 바로 정치 및 행정에 있어서 국회 역할의 중요성이다. 국회가 담당하는 역할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국정감사인데, 이러한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하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국회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투표권을 지닌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시민들의 투표에 의해 구성된 국회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갖고 있었다.
법률소비자연맹에서 내가 한 활동들은 크게 네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국정감사모니터링과 법정모니터링, 학술행사모니터링 그리고 연맹 사무실에서의 행정봉사이다.
우선 국정감사모니터링을 위해 직접 국회의사당을 방문하였고, 국회 내의 시민단체 모니터실에서 국정감사를 방청할 수 있었다. 언론매체를 통해서 접해왔던 국회를 직접 방문한 것은 분명 신선한 경험이었다. “모니터링 요원”이라는 써 있는 방문증을 목에 걸고, 국회 곳곳을 돌아다니며 국회의사당이 어떠한 형태로 구성되었는가 살펴볼 수 있었고, 또한 분주하게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국회의원들과 그 보좌진들, 그리고 국정감사를 받는 피감기관들의 바쁜 움직임 또한 직접 볼 수 있었다. 나는 10월 20일에 지식경제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을 감사하는 지식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방청하였다. 피상적이고 얼토당토치도 않은 질문만 반복하는 일부 국회의원들과 어떻게든 그 상황을 모면하고자 하는 일부 피감기관장들의 불성실한 답변이 반복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였지만, 이 날 지식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는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몇몇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를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해왔고, 또한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피감기관들을 당황케 하는 등 진정한 국정감사를 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국정감사모니터링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국회가 갖고 있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의 중요성이었다. 1년간의 행정부의 활동 등을 감사하는 것이 바로 국정감사인데, 만일 이러한 국정감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단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친다면,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막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위원회에 걸맞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행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국정감사를 위해서는, 적어도 피감기관만큼의 전문성을 지녀야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연맹사무실에서의 행정봉사로서, 2008 국정감사 평가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업무를 보조하였다.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내가 주로 담당한 업무는 국정감사기간 동안의 국회의원들의 발언과 보도자료들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것과 국정감사기간 동안 국회의원들에 관한 신문기사를 스크랩하여 요약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봉사활동들을 하면서 시민단체들이 하고 있는 활동들을 간략하게나마 접해봄과 동시에, 사회에서 시민단체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만일 국정감사가 잘 이루어졌는지 평가하는 시민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국정감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국회라면, 이러한 국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시민단체인 것이다. 시민들의 투표권으로 구성된 국회가 제대로된 역할을 다하는지 감시하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고, 이를 매개하는 것이 바로 시민단체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중앙법원종합청사를 방문하여 민사재판 2건, 형사재판 2건을 모니터링 하였고, 우리학교 법과대학에서 주최한 “국제통상과 법의 역할”이란 세미나에 참석하여 모니터링을 하였다. 이러한 법정모니터링과 학술행사모니터링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나 자신이 법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는 것이다. 한 사회에 있어서 법은 일종의 척도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지니지 않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앞으로 법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고자 노력할 것이며, 기회가 된다면 법과 관련된 학교 수업을 수강하여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싶다.
이렇듯 법률소비자연맹에서의 사회봉사 활동은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작할 때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대학에서의 첫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드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뿌듯함일 것이다.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미력하게나마 사회 변화를 이끄는 능동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 봉사활동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 또한 많이 남는다. 조금 더 열심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 말이다. 시민 단체에서의 봉사 활동은 한 불우한 개인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돕지는 못하지만, 한 사회를 포괄적으로 변화시키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봉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또한 봉사활동은 이타적인 행위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다는 것임을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신 법률소비자연맹과 학교의 사회봉사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