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소감문

법률연맹을 우연히 알게되어 정말 운이 좋았다-이화여대 법 박소연
소감문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법률연맹을 우연히 알게 된 그 날을 생각하니 정말 나는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법률연맹 봉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값진 경험을 어디서 할 수 있었을까? 우연히 네이버 클럽을 통해 알게 되어, 정규가 아닌 추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여름학기 봉사에 참가하여, 인도 해외자원봉사를 다녀온 직후 방학 마지막 주까지 꾸준히 법률연맹 봉사활동을 하였다.
내가 한 활동은 법정 모니터링과 언론 모니터링 그리고 번역 봉사였다. 법학도가 된 지도 1년 반이 지나가는데 나는 아직 한 번도 법정에 다녀온 적이 없었다. 친구들 중 일부는 스스로, 아님 과제를 통해서라도 다녀오던데, 나는 스스로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법정 모니터링 활동이 내게 큰 경험이 되었다.
처음 법정에 들어설 때는 그 엄숙함과 처음 접해보는 환경이라 긴장감도 들었지만, 법원 의 방청 횟수가 늘어감에 따라 민주시민으로서의 비판적인 마인드가 살아나고 방청 자체가 편안하게 느껴졌다. 판검사들과 재판 당사자들의 태도에 대해 면밀히 관찰해 갈 때마다 재판 당사자의 인권을 중히 여기는 거 같지 않은 태도를 종종 접하게 되어, 실망감과 회의감도 들었지만, 그냥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나의 꿈을, ‘나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바른’ 법조인이 되어야겠다는 나 자신과의 다짐을 마음속으로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난 언론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담당 선생님께서 내가 법학도라는 것을 고려하셔서 이슈분석 주제를 정해주셨는데, 내가 맡은 주제는 ‘언론을 통해 본 2009년 상반기 사법’ 이었다. 이번 기회로 평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만 검찰 수사의 문제점, 재판 과정의 문제점을 바라본 내 자신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했다. 사실, 중립적이고 가치판단을 배제한 채 실태를 보았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 주제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이 없었다는 말과 같다.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법학도로서, 나 스스로 문제점들을 낱낱이 분석하고 있는 이 한국의 사법세계에 입문하기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이번 이슈 분석을 하는 내내 내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현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부끄러움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법률연맹 봉사를 계기로 마냥 이상적이라고만 생각했지만 반드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대한민국 사법 세계의 현 문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법조인이 되기 위한 1차 목표는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이것만 목표를 삼아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래에 내가 법조인이 되는 시점에도, 오늘로써 분석을 끝낸 이 한국 사법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면, 이슈 분석을 하는 내내 눈살을 찌푸리며, 결코 믿을 수 없었던 스크랩북 자료들의 내용을 읽어가며, 기사들 속에 군데군데 열거된 문제 해결 대책들을 다시 내 맘속에 되새기는 작업을 한 보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로선 정작 검찰 수사의 문제점이나 재판 과정의 문제점, 언론의 사법에 대한 보도 실태 등의 해결에 직접적인 영향은 끼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몇 주간 공들여 완성한 이번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 사법의 모순점을 시정하려는 의지를 내 맘 속에 키우고, 간접적으로나마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서 그들이 이러한 실태를 알고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보편화 할 수 있다면 학생으로서 나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법률연맹 봉사가 우리 학생들에게 진정 주고자 하는 큰 깨달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